공무원 이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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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래서 좋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7.07.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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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차별 없고 능력 인정”
변 인 순 / 충북도 축산위생연구소 총괄주사·행정6급

취업하기 힘든 시대상황 때문인지 요즘 공무원이 인기직종으로 떠오르고, 특히 여성공무원은 신부감 1순위라고 한다. 내가 공직에 첫발을 들여 놓던 14년 전만하더라도 대학졸업자들에게 9급 공무원이 지금처럼 인기 있지 않았다. 선배의 권유로 우연히 공직에 들어섰지만, 지금은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도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하니 공무원이 된 게 정말 잘한 일 같다.

비록 봉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검소하게 생활하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고, 우리사회 문제점인 지연·학연과 같은 비합리적인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기 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평가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는 점은 민간기업보다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도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긍심도 있고, 특히 여성의 경우 가정을 돌보며 자기 일을 소신껏 할 수도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과 차별을 받지 않아서 좋고, 능력에 따라 승진이 가능하고, 원한다면 다양한 행정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생각한다.

물론 처음 공무원이 되었을 때는 정시 출퇴근과 책상에서 서류만 만지는 걸로 생각했다가 발령 첫날부터 저녁 9시까지 산불비상근무를 하고, 주말엔 비상근무·일직 등으로 거의 쉬지를 못해 내 생각이 많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꽃묘 식재, 쓰러진 벼 세우기, 불법광고물 제거, 체납세금 자동차 번호판 떼기 등 거의 막노동 수준에 가까운 일들을 해야 했으며, 비상시(산불·태풍·수해 등)에는 새벽4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2시에 퇴근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괴산군 청천면을 시작으로 청원군을 거쳐 도청에 이르기까지 14여 년 동안 다양한 행정업무를 경험하면서 한순간도 공무원된 걸 후회한 적은 없었다. 충북도 국제통상과에 근무할 때는 이원종 지사님을 모시고 독일 마인쯔로 가서 수개월을 설득했던 쇼트사(SCHOTT)와 외국유치 협약을 체결하여 도정에 한 획을 그었다. 또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역시 이 지사님과 일본 투자유치 협약식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은 평생 못 잊을 것이다.

여성에게 공무원은 참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행정 추세도 섬세함·유연성 등 여성의 장점이 많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난 요즘 친한 여성후배들을 만나면 공무원이 될 것을 ‘강추’하고 있다.

고 행 준 / 충북도 정책기획관실·행정6급
20여년 공무원 해보니...
“패기있는 젊은이여 오라”

일반인들은 공무원하면 우선 ‘봉사’라는 개념을 떠올린다. 공무원으로 임용되면 공직자로서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신명을 바칠 것을 다짐하는 선서를 한다. 이는 국민을 대신해 행정을 집행하는 공복으로서 책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직장인들보다 공무원에게는 엄격한 윤리와 도덕성을 요구한다.

84년 단양군 대강면사무소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나는 항상 봉사자라는 생각을 갖고 산다. 충북도로 전입와서 사회과·도의회 사무처·충북과학대·총무과·복지정책과 등을 거치면서 많은 행정경험을 했다. 지금은 정책기획관실에서 행정감사와 도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공무원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때는 내가 추진했던 업무가 잘 돼서 도민들에게 도움을 줄 때다. 사회과에 있을 때 충북도 종합사회복지센터를 준공했는데, 요즘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그리고 지방자치제가 부활되고 나서 도의회가 구성된 초기, 의회 사무처에서 근무하며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모든 틀을 새롭게 만들던 시점이라 일이 많았으나 지금은 궤도에 오른 의회를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고 자기계발 기회가 많으며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내가 기획한 서류 한 장이 도민들 한 명 한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 그 만큼 책임감도 따르지만, 내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의식은 곧 공무원에 대한 자부심으로 연결된다.

공무원들은 항상 주민편에서 업무를 추진하지만 국민들은 어느 부분에 대해 사시적으로 바라본다. 철밥통이라는 인식과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업무태도를 가졌다는 것인데 요즘은 무능공무원 퇴출제 등으로 반드시 철밥통만은 아닌 시대에 돌입했다. 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지도 않다. 세계를 누비며 투자유치를 하고, 주민숙원을 풀기 위해 중앙부처를 오르내리며 주민들을 만나기도 한다.

공무원시험이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날 시험을 본 수험생 줄이 단순히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위한 행렬이 아니기를 바란다. 공직사회도 변화와 젊은 감각, 발상의 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앞으로는 좀 더 패기있고 진취적인 일꾼들이 공직의 문을 두드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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