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이 ‘오마이뉴스’를 선택한 이유는

‘헌재비판’ 기사로 네티즌 원고료 2600만원 ‘대박’

2004-11-05 충북인뉴스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법 위헌 결정을 통박한 도올 김용옥 전 중앙대 석좌교수의 오마이뉴스 기고문이 네티즌에게서 2600만원 이상의 ‘자발적 원고료’를 받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김씨의 글은 지난달 26∼27일 ‘신행정수도 특별법 위헌결정을 통박함’이라는 주제 하에 <가련하다, 헌재여! 당신들은 성문헌법 수호자였거늘…>(1편), <무릇 사람 위에 법 없다 했거늘… 그들은 왜 이런 바보짓을 했을까?>(2편)의 순서로 실렸다. 김씨의 글은 원고지 각 52매, 57매 분량에 이르는 장문이다.

김씨는 지난 8월 중앙일보에 수도이전의 역사적 필연성과 남북관계와 관련된 글을 게재해줄 것을 타진했으나 중앙일보 쪽에서 김씨 글이 자사의 전체적인 논조와 맞지 않는다고 응답해 게재가 무산된 바 있다.

김씨는 지난 8월15일과 17일 오마이뉴스에 해당 기고문과 함께 당시의 전후 과정을 전하는 글을 실으면서 “나의 글이 과연 권위있다 하는 메이저에 실리지 못할 글인지 독자 여러분들이 스스로 판단해보라.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매체가 이 시대의 메이저가 될 것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해보라”고 말했다.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은 1일 “지난 8월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도올 선생의 (수도이전과 관련한) 글 중에는 중앙일보에 의해 거부됐던 글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번 글은 이와 관계 없이) 오마이뉴스에서 도올 선생에게 원고 청탁을 해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메이저 매체들은 내 글을 원하지 않는다. 명문이 나와도 올려줄 만한 신문이 없다. 내가 발언하려 해도 받아주는 매체가 없다. 결과적으로 말해 내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발언)한 것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오마이뉴스에 오른 김씨의 글에 대해서는 이달 2일 오후 4시 현재 2604만원(5154명 참여)을 기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오마이뉴스에 다시 글을 보내 “원고료 성금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종잣돈으로 사용되도록 오마이뉴스에 기탁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앞서 27일에는 ‘헌재 결정은 위헌’(憲裁判決是違憲)이라는 화제(畵題)를 단 매화 그림을 그려 오마이뉴스에 전달하기도 했다.

정운현 편집국장은 “이번 원고료 열풍은 인터넷 매체에서 가능한 쌍방향성의 실체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이라며 “헌재 결정에 대해 뭔가 납득할 수 없어하던 네티즌들을 속시원하게 만든 명쾌한 논리, 원고 분량과 내용에 제한이 없는 인터넷 공간, 그리고 간편한 결제방식 도입의 결합으로 이번 일이 가능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 미디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