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예산절감‘아랫돌 빼 윗돌 괴기’
교부세 패널티 압력에 실효성 없는 계획만
2008-05-22 남기중 기자
▲ 음성군 안용섭 기획감사실장이 지난 7일 가진 의원간담회에서 정부 정책에 따라 음성군이 수립한 지방예산 10% 절감 추진 계획을 음성군의회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이중 2%에 해당하는 50억원을 올해 절감할 계획이다. 나머지 8%인 196억원은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절감시킬 예정이다. 음성군은 올해 예산절감 목표액인 50억원 가운데 35억원을 경상경비와 사업비에서 절감하고, 15억원은 세수입을 확대하여 보충할 방침이다.
기획감사실에서 의회에 제출한 지방예산 10% 절감 추진계획에 대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혈세낭비로 주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해외여행에 대한 예산이 10% 삭감되고, 국내여비로 책정되어 있던 4500만원중 1천만원도 삭감된다.
해외여행 예산 삭감은 바람직
또 지원단체 선정에 시비성 논란이 일던 사회단체보조금도 10%에 해당하는 3400만원이 줄어들며, 풀사업비로 사용했던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 30억원도 10% 삭감된다. 이와 함께 각 읍면별 작은 민원해결사업비 19억원중 10%도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총액인건비 산정에 따른 예산편성으로 인해 초과근무수당도 삭감하고, 기본경비도 총 예산대비 9.6% 삭감 조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각 실·과·소·읍·면별 기본경비는 물론이고 일률적으로 사업비를 줄일 예정이다. 이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경상경비를 줄이는 것은 그래도 감수하겠지만, 사업비 절감에 대해서는 해당부서가 납득하기 어렵다 입장이다.
사업부서와 읍면사무소는 예산절감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어쩔 수 없이 사업비 절감을 주요골자로 한 예산절감안을 내놓았다. 할당된 목표액을 맞추기 위해서 사업비 절감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사업비 부문은 300억원 이상 대규모 사업에 대해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던 것을 100억원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으며, 유사·중복사업은 통폐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사업비 절감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면사무소에 근무하는 한 담당자는 “농로 포장의 경우 올해 100미터를 포장하려고 했는데, 사업비 10% 절감으로 90미터만 포장할 수 없는 노릇 아니냐”며 “이도 설계변경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중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또 “계획된 이 사업을 예산부족으로 내년 사업으로 미룬다 하더라도 결국, 예산절감한 그 예산으로 다시 이 사업을 추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사업비 예산 축소, 추진만 지연 지적도
혈세낭비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사회단체보조금, 민간단체보조금과 외유성 해외여행 등에 대한 예산이 일부 절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헛되이 쓰이는 예산을 아껴 민생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예산절감 정책엔 일부 오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분명 예산을 절감해 쓰일 곳은 경제살리기의 일환인 전통·재래시장, 지역특화 중소기업, 투자유치 기업 등에 지원하고, 농촌 낙후지역 도로정비에 쓰일 것이다. 또한, 고용창출, 서민생활 안정 및 지역현안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이곳에 쓰일 예산이 바로 이 사업비에서 줄인 예산이기 때문에 실효성 문제가 야기되는 것인데, 경상경비 예산절감은 극히 적은 액수이어서 대부분이 사업비에서 줄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상경비에서 줄인 예산이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살리기와 서민생활안정을 위해 쓰일 뿐, 사업비에서 줄인 예산은 다시 해당사업에 재편성되기 때문에 사업 지연현상만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의 의중을 거스를 수는 없다. 음성군도 지역 실정에 맞게 예산절감을 추진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내년도 분권교부세 배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