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원’ 사람들의 평화

2008-06-26     육성준 기자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남는 것은 나눠준다” “지원은 정신적 자살이다”
풀무원을 만든 농부 원경선(95)의 인생철학이다. 괴산군 청천면 평단리에 있는 ‘평화원’에 10명의 식구들이 모여 농약 한 방울 치지 않은 거친 땅에 양식을 심고 가꾸는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농부 원경선은 이들에게 정신적 지주다. 1953년 경기도 부천에서 13여명이 모여 유기농법으로 공동체생활을 하며 만든 풀무원. 이것이 모태가 된 마을이기도 하다. 지금껏 이 곳을 거쳐 간 사람도 많지만 이 곳에 반해 아예 터를 잡은 사람이 더 많다. 도시의 답답함을 벗어나기 위해 온 사람, 고단한 심신을 달내려 휴식처를 찾아 온 사람 등이 이 마을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먹을 걱정, 입을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이들은 늘 행복하다. 점심 때 쌈 싸 먹을 케일을 수확하는 사람들의 표정에 설렘과 흐뭇함이 넘친다.

   
   
▲ 전성수(45) 전도사와 함께 사는 식구들이 식사에 앞서 기도를 하고 있다. 일용할 양식에 대해 먼저 감사하는 마음이 이들에게는 생활의 기본이다.
   
▲ 김영진(52) 씨가 밭일을 하다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씨는 1974년부터 원경선 원장의 손발이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김씨가 유기농에 대한 모든 비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 95세의 나이에도 정정한 원경선 원장은 매우 건강하다. 그는 완전한 현미식을 강조한다. 그 또한 이것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 4년 동안 나이 물어본 사람이 없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홍석호(44)씨는 서울의 대기업을 다니다 이곳에서 중3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아내는 같이 살다 서울로 올라갔지만 아이가 특히 이 곳을 좋아하고 자신도 여기가 좋아 정착했다고 한다.
   
▲ 평화원이 가꾸는 논·밭은 거칠다. 이들은 매일 자갈과 돌을 골라내는 작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