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흐르는 골목길 산책

2008-07-30     육성준 기자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도심은 온통 아파트 천지다. 오래된 주택은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철거되고 있다. 바람 따라 흐르는 골목길은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얼핏 답답해 보인다.그러나 아무리 복잡하고 실타래처럼 얽힌 골목길이라도 막상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이 분다. 휴가 기간 중 어느 날 아파트를 등지고 집주변 작은 골목길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 청주시 모충동 대성주택 골목. 6.25 전쟁 당시 포로수용소 터에 자리 잡은 이 마을에 사는 유일한 세살배기 승주가 신이 났다. 대문 앞 골목에 나와 물 담은 양동이에서 물장구치는 아이의 표정이 한없이 행복해 보인다. <먹을거리> 서원대 북문입구에 ‘조개바다퓨전포장마차’ 싱싱한 어패류가 언제든 준비돼 있다. <볼거리> 마을에 올라서면 무심천과 청주시내를 관망할 수 있다. /육성준 기자
   

   

▲ 시대를 넘는 골목길

청주시 남문로 옛 남궁병원 남쪽으로 나 있는 일명 먹자골목. 막걸리 집에서 떡볶이까지 시대를 넘는 음식점이 몰려 있다. <먹을거리> 40년 전통 금호식당에 순두부가 일품이다. <볼거리> 시내에서 육거리 사이에 나 있는 작은 샛길로 조용히 걸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육성준 기자

   

▲ 만든 골목길

테마형 상가로 만든 ‘딸기골’. 청주우체국 앞 성안길과 철당간 길 사이의 옛 충청회관을 철거한 뒤 중저가 의류와 잡화 매장이 조성돼 있다. 성안길로 통하는 곳에 있으나 북적이는 성안길과 사뭇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먹을거리>노점에서 상점까지 눈에 띠는 것이 다 먹을거리다. <볼거리> 음향시설을 비롯해 금낭화 등 20여종의 야생화를 심고 벤치와 돌 의자, 파라솔을 설치해 도시락을 꺼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육성준 기자

   

▲ 추억의 골목길

청주시 문화동 옛 세무서 옆 버스정류장 뒤편 골목길. 사람하나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작은 이 길은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인근 대성동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먹을거리> 골목을 돌아 나가면 노상에 파는 땅콩과자를 맛볼 수 있는데 출출할 때 제격이다. <볼거리> 버스정류장 뒤 벽면 광고판에 부착된 개봉작 영화 포스터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육성준 기자

   

▲ 미술관 옆 골목길

사직우체국을 돌아 올라가면 청주교육청과 사직초등학교 뒤로 가는 계단길이 있다. 이곳은 지각한 학생과 공무원들의 개구멍으로 통한다. <먹을거리> 국보로 입구에 오래된 베르덴하임 레스토랑이 있다. <볼거리> 우체국 입구에 신 미술관이 있고 청주교육청에 올라서면 도심사이로 거대하게 솟은 초고층 아파트가 작은 주택과 대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