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하고자 오늘도 커피를 내린다”
‘코람데오’ 카페 운영하는 새누리 교회 이상필 목사
더치&드립 커피 전문…전문성·차별성으로 승부수
카페는 더치 커피와 드립 커피를 전문으로 운영한다. 찬물로 12시간 내려야 맛볼 수 있는 더치 커피와 최고급 생두를 직접 수입해 로스팅한 커피맛에 사람들은 흠뻑 빠졌다. 보기 좋은 풍경과는 거리가 먼 동네 고물상 옆에 위치했지만 입소문은 금방 났다.
목사님은 왜 교회가 아닌 카페를 냈을까. 아니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교카페’가 아니라 맘 잡고 카페문을 연 이유는 뭘까. “선교카페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어요. 제가 보기엔 선교카페는 신앙으로 경계를 긋고 외부인을 차단하죠. 사람과 사람의 관계, 특히 비신앙인들을 만나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교회의 정체성에 관한 오랜 물음의 결론이기도 했죠. 그래서 저희 카페에서는 찬송가나 복음성가를 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수의 ‘예’ 자도 꺼내지 않습니다.”
교회도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형교회는 점차 체인(?)을 내면서 흥하지만 동네에 있는 작은 교회는 대형마트에서 밀려난 구멍가게처럼 외면 받기 일쑤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바로 ‘커피’가 떠올랐다고 했다.
카페 이름 코람데오는 라틴어로 ‘신 앞에서’라는 뜻. 코람데오는 이 목사 스스로 인테리어를 했다. 벤자민 무어 페인트로 칠한 녹색, 적색, 파란색 벽의 색감과 함께 문을 열면 긴 바(bar)가 눈에 들어온다.
“코람데오에서 바(bar)는 정말 중요한 장소에요. 사람들은 이 바에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해요. 중년 여성들은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를, 청년들은 자신들의 고민을 말하죠. 이 공간에서 ‘행복하다’고 읊조리는 사람들은 많이 봤어요. 커피값 6000원이 주부에게는 부담스럽지만 이 시간을 기다렸다가 자신을 위해 쓰는 거예요.”
카페를 내고 성도는 늘었을까. 이 목사는 “늘었어요”라고 짧게 답했다. 성도가 얼마나 되냐는 물음에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도는 수만명이에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사실 이러한 실험에 전국의 목사들이 먼저 눈이 휘둥그레졌다. 벌써 이곳을 다녀간 목회자만 100여명이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카페문화지원센터 명함을 따로 팠다. 코람데오 모델을 전국에 퍼트릴 계획이다. 카페를 내겠다는 목회자들에게 컨설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제가 정작 관심을 갖는 것은 매개체로서의 커피 자체보다도 카페라고 하는 사회문화적인 공간의 의미입니다. 카페 코람데오는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요. 서구 유럽의 카페문화를 봐도 유명한 예술가가 드나들던 곳에서는 학술회의 및 콘서트가 열렸어요. 코람데오는 죽은 동네문화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봐요.” 코람데오 카페(탑동로 104-10)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다. 주일은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