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배가 온다… 요동치는 10·26 선거판
출마 위해 차관직 사퇴… 한나라당 전략공천설에 예비후보군 반발 예상
이종배 행안부 제2차관은 최근 한나라당 소속으로 10·26 충주시장 재선거에 출마키 위해 차관직을 사임했다.
이 전 차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영입대상 1호였던 만큼 이 전 차관이 등장함으로써 한나라당내 경선판도는 물론 본선 전체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전 차관은 당의 전략공천을 사실상 내락 받았다는 설이 팽배해 기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중앙당은 그동안 이 전 차관에게 출마를 종용했지만 이 전 차관이 고사하자 청와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한나라당 공천 신청마감을 앞두고 사직, 공천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관은 지난 6월 행안부 차관보에서 차관으로 승진했다. 이를 두고 지역 내에서 윤진식 국회의원이 충주시장 재선거를 내다보고 유력인사로 만들기 위해 이 전 차관의 승진을 도왔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우건도 전 시장이 지난 4월 대전고법에서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음에 따라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또 3번이나 재보선을 치른 충주에서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유권자들에게 있을 것이라 보고 후보의 참신성 등을 감안, 한나라당이 이 전 차관을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로 낙점했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호복 전 시장 행보 관심
따라서 5명의 예비후보가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차관의 전략공천이 현실화되면 한나라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제 갈길 찾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전 차관은 현재 전략공천설 및 윤진식 의원 영입설 등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지난달 29일 가진 출마기자회견에서 “전략공천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 경선이든 어떤 방식이든 중앙당에서 결정할 사항이다. 어떤 형태로든 한나라당 후보가 될 자신이 있다. 나의 출마와 관련해 윤진식 의원의 권유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차관의 등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재선거를 준비하는 후보군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한 최영일 변호사는 “윤진식 국회의원과 이종배 전 차관은 고교, 대학 선후배 관계에 있다. 국회의원과 시장은 협조하면서도 견제하는 관계에 있어야 한다. 윤 의원과 이 전 차관 라인이 형성되면 협력의 점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견제와 균형의 관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 의원이 시정을 좌우하게 될 가능성까지 있다”며 이 전 차관의 재선거 출마를 경계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참패 뒤 와신상담 재기를 꿈꿨던 김호복(63) 전 시장의 행보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전 시장은 이번 재선거를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당선될 경우 우 전 시장의 도중하차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 결행이 예상돼 왔다. 최근 들어서는 다른 정당에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도 나온다. 물론 김 전 시장은 이를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차관의 등장으로 김 전 시장이 공천 받을 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해져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세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언구(56) 전 충북도의원의 거취도 관심사다. 이 전 도의원은 그동안 낙하산 출향인사 타도를 외쳤다.
그는 “정부 고위직에 있다 퇴직한 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고향을 위해 일한다하고, 떨어지면 올라가고 공천 못 받으면 떠난다. 주말 서울 가느라 지역을 비우는, 그야말로 시민과의 눈높이를 못 맞춘 보궐선거를 양산해내는 풍토를 개선하겠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가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탈당 및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한나라당 내 친박계로 충주지역 희망포럼 대표를 맡는 등 활발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 급격한 행보는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 후보 물색 ‘느긋’
한창희(57·전 충주시장) 한국농어촌공사 감사의 출마도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한 감사는 한나라당 공천신청 마감일인 지난달 24일 공천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한 감사의 당적 적격심사를 ‘부적격’으로 결론 내렸고, 중앙당에 이를 보고해 복당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감사가 지난 2006월 10월 충주시장 재선거에 부인을 무소속으로 출마시키는 등 해당행위를 했다고 판단, 당적보유가 적격하지 않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함께 이재충(58)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유구현(58)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등도 한나라당 공천을 거머쥐기 위해 달려왔던 만큼 이 전 차관에 대한 전략공천이 이뤄지면 반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유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존 후보들을 배제하고 특정인을 낙하산식 전략공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나라당이 경선을 통해 공정한 공천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자들의 혼란과 달리 민주당의 공천경쟁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문제를 공론화하지 않는 이유는 한나라당 내 공천잡음이 확산될수록 반사이익이 커진다는 점, 한나라당 공천 결과가 나온 뒤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충주 출신으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탤런트 정한용(57·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 연극영화과 교수) 씨가 최근 출마의사를 밝힌 뒤 박상규 민주당 충주지역위원장 등 민주당 핵심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과 정 전 국회의원 모두 공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10·26충주시장 재선거가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또 다른 야당 후보, 무소속 후보 등 3~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 희망 탈락자와 예비후보들의 각 정당 이합집산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