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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무심천 장평교 꽃길 만든 김응수옹
‘내가 죽어 없어져도 꽃은 남아있겠지’
2016. 07. 27 by 박명원 기자
▲ 가족들과 함께 있는 김응수옹(맨 오른쪽)

2006년부터 10년이 넘도록 무심천 장평교 일대에서 매년 꽃길을 만든 사람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김응수(92)옹. 사연을 듣고자 김옹을 찾아 나섰다. 수소문해 찾아간 곳은 병원. 한 달 전 목욕탕에 다녀오다 갑자기 쓰러져 현재 병원치료중이다.

김옹이 꽃길을 만들게 된 이유를 가족들에게 묻자 딸 명연씨는 “아버지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꽃을 보며 좋아하는 모습에 행복해하셨다. 그래서 매년 꽃길을 만드셨다”며 “아버지는 다년생을 심으셨는데 자신이 죽더라도 꽃은 매년 피길 원하셨다”고 답했다. 가족들은 이외에도 김옹이 남몰래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도 기부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어린 시절 어렵게 사셨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꼭 도와주시려고 했다”며 “원래 다른 사람들을 잘 챙기셨다”고 설명했다.

김옹은 1.4후퇴 때 황해도에서 충북도로 피난해 왔다. 진천군 이월면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며 지내온 김옹은 2005년 청주시 모충동으로 이사 왔다. 이사 온 다음해 봄부터 무심천 장평교에서 운천교 구간까지 6km를 꽃길로 만들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4년 청주시장 표창도 받기도 했다.

이런 김옹의 활동을 물신양면 지원한건 가족들이다. 딸 김씨는 “매년 사비를 들여 꽃길을 만드시는 아버지를 보며 가족들도 비용을 보탰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이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좋았다”며 “앞으로도 아버지와 함께 항상 봉사하고 베풀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92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는 김응수옹. 이런 김옹이 있기에 우리사회가 더 밝아지는 것이 분명하다. 아름답게 흔들리는 꽃처럼 은은한 향기를 뽐내는 꽃처럼 아름다운 선행을 하는 김옹도 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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