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주시 갈등 심화, 저출산 대응 현금 지원사업 놓고 충돌
상태바
충북도-청주시 갈등 심화, 저출산 대응 현금 지원사업 놓고 충돌
  • 양정아 기자
  • 승인 2024.08.14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범석 “현금성 지원사업 효과 없어”
김영환 “갈등도 마다하지 않겠다”
(왼쪽부터)이범석 청주시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왼쪽부터)이범석 청주시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충북도와 청주시 간의 갈등이 저출산 대응 현금 지원 사업을 둘러싸고 격화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의 대립이 격화된 가운데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지역 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정책적 대립을 넘어서 지역 발전과 도민 복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이번 갈등의 본질은 충북도가 추진하는 저출산 대응 현금 지원 사업에 대해 이범석 청주시장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청주시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도지사와 청주시장의 갈등을 피하려 노력했으나 이제는 충북도민을 위해 갈등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청주시의 참여를 압박했다.

이 시장은 지난 7일 기자 간담회에서 “전국 지자체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경쟁적으로 현금성 지원사업을 벌여왔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며 청주시가 해당 사업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시장은 “지자체 간의 이러한 경쟁이 소모적이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청주시의 재정 상황이 어렵다는 점도 이번 갈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충북도는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인 청년 신혼부부 및 출산 가정을 대상으로 신용대출금1000만원 이내의 이자를 2~3년간 연 최대 5%까지 지원하는 사업과 초다자녀가정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의 재정자립도는 28%에 불과하며 재정자주도 역시 도내 11개 시·군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시장은 추가적인 현금성 지원 사업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올해 세입과 교부세가 줄어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청주시의 인프라 확충에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입과 교부세 감소로 기존 추진 사업을 변경하거나 포기해야 하는데, 그 뒷감당을 할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청주시의 입장에 대해 김영환 지사는 강하게 반발하며 정책에 청주시가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 피해는 청주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청주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면 청주시도 결국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갈등은 지난해에도 반복됐다. 충북도가 출산 가정에 5년간 1000만원을 지원하는 출산육아수당 사업을 시행하려 했을 때도, 도·시 간 분담금을 둘러싼 대립이 있었으며, 올해 초에는 임산부 산후조리비 지원 사업을 두고 청주시만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사업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처럼 청주시가 빠진 충북도의 저출생 대응 정책이 실효성 논란에 휘말리자 김영환 지사는 강하게 반발하며 이범석 시장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청주시의 참여를 강하게 촉구했다. 아울러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공개 토론을 열고 싶다고 지난 12일 언론을 통해 밝혔다.

반복되는 갈등의 양상

저출산 대응 현금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김영환 지사와 이범석 시장의 갈등은 사직대로 잔디광장 조성 사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김영환 지사는 이에 대해 “세계 어느 곳이든 센트럴 파크와 같은 광장이 있지만, 청주에는 없다”며 “충북의 대표 도시인 청주에 대규모 쉼터인 광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하 상가에 지하 차도를 조성하고 지상에는 공원과 쉼터를 마련하는 것이 청주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청주 중심부인 사직대로를 지하차도로 만들고 그 위에 잔디광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제안했지만, 이범석 시장은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시장은 김 지사의 센트럴파크 조성 구상에 대해 “사직대로를 지하차도로 만들어 그 위에 잔디광장을 조성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몰려 원도심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매우 회의적”이라며 새 청주시청사와 중앙역사공원 계획에 이미 잔디광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이 시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와 주택 정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지역사회의 우려와 해결책은?

충북도와 청주시 간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와 시가 협력해야 할 여러 정책들이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 경우, 피해는 도민과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두 단체장의 대화와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영환 지사와 이범석 시장 모두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며,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