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줄 알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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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줄 알고 나왔습니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6.28 09: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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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에서 기존 정치판을 바꾸자며 등장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파란색과 빨간색의 물결 속에서 저마다의 슬로건을 걸었다. 거창한 공약보다는 숨쉬기 좋은 마을, 놀기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고 외쳤다. 유세차량에 타지 않고 거리를 걸으며 현수막도 손수 붙였다.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선거결과는 냉혹했다. 낙선 이후 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인지 들어봤다.

 

“이제 옹골찬 씨앗을 심었어요”

녹색마을을 꿈꾸는 이경 씨

이경(54)씨는 이번 청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유일한 녹색당 후보다. 그는 선거기간 지지자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열심히 움직였다. “녹색당의 가치를 마을에 접목시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는 마을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과는 총 1142표, 득표율은 3%였다.

그는 “거대정당의 벽은 높았다. 비록 꼴찌했지만 의미는 있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지지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열정적이고 즐겁게 선거운동을 펼쳤다. 선거는 축제와도 같았다”고 답했다. 이어 지지자들이 없었다면 선거를 치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선거가 끝나고 함께 고생한 지지자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SNS를 통해 자신을 지지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보냈다.

그는 “선거를 치르며 준비기간이 짧았던게 못내 아쉬웠다”며 “선거 기간 있었던 일들, 만났던 지지자들과의 경험을 되새기며 충전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녹색당의 생활정치가 현실정치에서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앞으로 충북녹색당 공동위원장으로 일하며 주민들과 함께 정책과 현안을 만들어 가는 활동을 펼쳐 녹색의 가치를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낙선했지만 계속 활동할겁니다”

생활정치로 새로운 세상 희망하는 박대용 씨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가 생활정치에 관심을 가졌고 결국 출마까지 하게 됐다”며 무소속 박대용(36)씨는 청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생활자치아카데미를 통해 정치를 배웠다고 한다. 한 시민단체에서 진행한 생활자치아카데미는 주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 세상을 바꿔가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 프로그램을 접하기 전까지 그에게 정치는 남의 일이었다.

그는 “정치에 대해 알고 얘기를 나누면서 주민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마을을 바꿔나간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봤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출사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녹록치 않았다. 최종 득표율 4.2%. 1489명의 유권자가 그를 지지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대해 “지역은 보이지 않고 중앙정치에 휘둘린 선거였다.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임에도 지역의 이슈와 현안 그리고 우리 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없었다”고 평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결과를 수긍하고 다음날 거리에 걸린 자신의 선거현수막을 떼러 다녔다고 한다. 그는 “비록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주변의 현안들을 지역의원들에게 건의하고 대화하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건강한 지방자치가 만들어질 수 있게 계속 활동하겠다”며 선거후에도 생활정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에겐 누구보다 더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청년이 만드는 청년의제를 꿈꾸는 이재헌 씨

우리미래 이재헌(37)씨는 “우리가 언제 한번 제대로 놀아봤냐?”를 슬로건으로 청주시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그는 “청년 문제는 청년이 직접 얘기해야 세상이 바뀔 수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내건 공약은 청년들을 위한 내용이었다. 특히 청주시에 이미 있는 노후한 빈집을 장기간 임대하는 내용의 ‘빈집 정비 조례’를 청년들에게 할당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자는 공약은 큰 호응을 얻었다.

젊은 패기로 선거에 도전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득표수 960표, 2.5%의 유권자가 그를 지지했다. 그는 “기성정치의 벽은 높았다. 지방의회에 청년이 설 자리는 없었다”며 “기성 정치를 바꿔보자고 나왔지만,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자평했다.

이어 “선거운동을 하며 젊은이들이 SNS를 통해 공약에 공감하고 동참할 때마다 힘을 얻었다. 하지만 선거기간동안 지역에서 뜻을 같이한 젊은이들과 모두 만나 얘기를 나눠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자신을 알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 선거를 통해 느낀 것을 참여했던 청년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치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한명이 가진 힘은 미약할지 모르지만 여럿이 계속해 활동을 이어간다면 지방의회에서 청년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정책을 만드는 세상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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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참.. 2018-07-01 09:27:29
어느지역 무슨동 출마자인지 써주는게 힘드냐 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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