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경제성장률 높지만 아직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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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경제성장률 높지만 아직 배고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1.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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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제조업체 2017년 기준 9546개, 매년 증가↑
“반도체 의존율 너무 높아. 올해 시장은 감소 전망” 우려
충북도는 지난 14일 대회의실에서 충북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분야별 기업대표들이 참석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충북의 기업들
시·군 대표 기업은 어디? 

올해 문재인 정부의 화두는 경제살리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 경제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경제라는 단어는 35회나 언급됐다. 지난해보다 부쩍 경제를 강조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한 화두가 됐다.

충북의 경제는 어떨까. 통계상으로는 충북이 2012~2016년 1인당 GRDP 증가율이 전국 1위라고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나라 전체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충북만 양지를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충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아 기업수도 적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9500개가 넘는 제조업체가 있다. 기업체수는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 지난 2010년 7034개 였으나 2014년에는 8343개, 2017년에는 9546개로 증가했다. 2018년 통계는 오는 2월에 나온다. 근로자수도 이에 비례해 늘어났다. 2010년 17만7211명이던 숫자는 2014년 19만8576명, 2017년 21만7990명으로 집계됐다.

도 관계자는 “충북은 2018년 기준 투자유치 실적 1위를 했다. 지난해에 8조5063억원, 2017년에는 6조9464억원을 달성했다. 2016년은 SK하이닉스 덕분에 23조9690억원을 유치한 특별한 해였다. 지난해는 목표액 8조원을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도내 11개 시·군에는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민선5기 때부터 충북은 청주를 IT·BT·반도체, 충주를 당뇨바이오, 제천 한방바이오, 진천 태양광, 괴산 유기농, 옥천을 의료기기 특화지역으로 발전시켰다. 각 시·군에는 이와 관련된 산업단지들이 들어섰다. 도내에는 총 110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그리고 바이오, 화장품·뷰티, 태양광, ICT융합, 유기농, 신교통산업 등 6대 신성장 동력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신교통산업은 충북도가 MRO를 포기한 후 그 자리에 들어갔다. 반갑게도 도내에는 해당분야 1, 2위를 다투는 최고기업들이 있다.

기업은 청주와 진천·음성에 많은 편이고 관광지 단양에는 거의 없다. 근로자수 100인 이상의 기업 명단을 뽑았을 때 청주는 128개, 진천 49개, 음성 56개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지자체에 매출액을 따로 신고하지 않으므로 기준이 될 만한 것은 근로자수 밖에 없다.

근로자수 상위 그룹으로는 청주시에 SK하이닉스(주)와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가 있다. 청주에서 근로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SK하이닉스(주)다. 청주1, 2, 3공장 등을 모두 합치면 근로자수는 8700명이 넘는다. 다음은 LG화학, (주)LG생활건강, LG전자 등 LG 계열사. 총 6900여명의 근로자가 있다. 충주시에는 이차전지용 분리막 생산업체인 더블유씨피(주)·유한킴벌리(주), 제천시에는 자동차 휠 베어링 전문업체 (주)일진글로벌이 있다. 그리고 진천군에서는 LED 조명장치 생산업체 한솔테크닉스(주)· CJ제일제당(주)· 태양광업체 한화큐셀코리아(주) 등이 눈에 띈다.

 

대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
 

음성군에는 반도체 업체 (주)디비하이텍·자동차 부품업체 태양금속공업(주)·식품업체 (주)신세계푸드 음성공장 등이 있다. 증평군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업체는 롯데쇼핑(주)롯데마트사업본부와 롯데제과(주) 등 롯데계열사와 SK이노베이션(주)이다.

또 보은군에는 화학류 등 방산품업체인 (주)한화 보은사업장과 사출성형기 생산업체인 (주)우진프라임, 옥천군에는 농기계 중장비업체인 국제종합기계가 있다. 영동군 주요기업은 실린더라이너와 캠샤프트 업체인 유성기업·주방가구 제조업체 (주)에넥스, 괴산군 주요기업으로는 철도차량 전장품업체인 (주)우진산전·핸드폰케이스 업체인 (주)파인테크니스 등을 들 수 있다.

맹경재 충북도 경제통상국장은 충북의 기업 특징에 대해 “6대 신성장 동력산업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충북경제는 GRDP, 수출, 고용 등의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으나 위험에 노출돼 있다. 2017년 기준 충북 수출구조는 중소기업이 35%, 대기업이 19%를 차지하고 있지만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중심이다. 우리는 반도체 의존율이 너무 높다. 그런데 올해는 반도체 단가가 하락하고 시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충북도는 현재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전환하는 구조개편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충북의 제조업체 9500개 중 수출기업은 1891개에 불과하다. 대부분 내수에 치중하고 있는 것. 도는 올해 수출기업을 2000개로 늘리기 위해 전문가 특강, 수출지원정책 설명회, 수출성공 아카데미 운영, 중소기업 경영개선 컨설팅 지원, 기술개발 지원 등의 정책을 실시할 예정이다.

충북도내에는 전국적으로 내로라 할 대기업이 많지 않다.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충북에 연고를 둔 기업은 거의 없다. 대기업이나 우량기업들이 들어오면 주변에 관련 중소기업들이 자리를 잡아 일석이조 효과가 있지만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SK하이닉스 주변에는 21개의 납품업체들이 들어섰고, 제천시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일진글로벌을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또 보은군에는 (주)우진프라임, 괴산군에는 전기버스업계 2위 기업인 (주)우진산전을 중심으로 관련업계가 들어와 있는 정도다.

충북의 경제성장률이 다른 지역보다 앞서고, 투자유치 실적은 전국 1위라고 한다. 산업단지 분양면적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이 또한 1위라고 충북도는 홍보하고 있다. 기업이 잘돼야 부강한 충북을 만드는 것이지만, 도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아직 춥고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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