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백화점 가갑손 회장의 구상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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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백화점 가갑손 회장의 구상 '궁금하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6.04.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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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백화점 진출대비 지분매각·제휴 모색할 듯

대형백화점에 맞서 대변화 예고, 구체적 내용은 함구
지분매각·제휴 등 모색, 올 여름 리모델링도 계획


도내 백화점 업계의 변신 움직임이 뜨겁다.법정관리 종료를 1년여 남겨둔 흥업백화점이 새주인 찾기에 분주하고 청주백화점 또한 매각이나 제휴 등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흥업백화점이야 정해진 수순이라 하지만 청주백화점의 움직임은 현대 등 대형백화점 진출을 앞두고 조성되는 위기의식이 배경이라는 점에서 사활을 건 모험에 가깝다.

청주백화점의 활로모색은 그동안 매각설로 지역에 전해졌다. 청주백화점 매각설은 청주 대농지구 현대백화점 입점 확정으로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면서 이 기회에 백화점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더해져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였다.

청주백화점 측도 매각설에 대해 적극 부인은 하지 않은채 다만 여러 가지 가능성 중의 하나로 평가절하하는데 그치고 있다. ‘매각설’로 대변되는 청주백화점 변화의 움직임은 그러나 가갑손 회장의 백화점 포기가 아니라 대형백화점 선점이라는 게 청주백화점측의 주장이다.

청주백확점 관계자는 “가회장이 백화점을 인수한 뒤 정상화 되기까지 상당한 애착을 보여왔다. 또한 고희에 가까운 가회장이 청주백화점에서 인생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듯이 손을 뗀다기 보다는 몸집 부풀리기를 통해 대형백화점과 경쟁체제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가갑손 회장 심중 아무도 몰라
가갑손 청주백화점 회장은 여러자리에서 백화점이 어떻게 변하든 고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백화점 직원들은 이 말이 완전매각은 아니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소한 가회장이 백화점을 팔고 손을 털겠다는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매각이나 제휴, 투자유치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안다. 설사 매각한다 하더라도 기존 백화점의 지분을 일정정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청주백화점 매각설은 이런 시각으로 이해해야 한다. 부동산 처분하듯이 팔아 버리겠다는 게 결코 아니란 얘기다. 대형백화점이 들어서기 전에 청주백화점이 중심이 돼 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예상할 수 있는 게 유명백화점과의 제휴 또는 지분매각이다. 가회장의 지분이 크게 줄거나 아예 없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유명 브랜드를 적용함으로서 최소한의 경쟁력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800여평의 부지에 영업면적이라야 2000평도 안되는 지방백화점을 대형백화점이 인수하거나 지분 참여하겠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투자유치도 같은 맥락이다.자본을 늘려 대대적인 수술로 백화점 이미지 변신을 꾀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적용할 경우 현재보다는 업그레이드 되겠지만 현대·신세계·롯데·한화 등 빅4에 맞서기에는 그래도 역부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청주백화점과 관련해 수많은 소문이 떠돌고 있다. 심지어 청주지역 모 쇼핑몰과 합친다는 얘기도 있고 가회장이 손을 떼고 제주로 내려간다는 말도 돈다. 어떤 경우라도 초대형백화점과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현재 규모나 상권 등을 보더라도 쉬운 방법이 없을 것이다. 청주백화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운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 대대적인 리모델링
가갑손 회장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무척 꺼린다. 심지어 언론사 인터뷰 조차 몇 년째 거절하고 있으며 더욱이 백화점 매각설과 관련해서는 일체의 구체적인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간간히 직원들에게 전해지는 말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심중의 일부를 읽을 수밖에 없다.

가회장이 우선 강조하는 것이 고용승계와 유명백화점과의 연계다.백화점 관계자는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간부들 조차 모른다. 가회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으며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얘기가 오고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직원에 대한 고용승계 약속은 여러차례 언급한 부분이다. 동요하는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트릭은 결코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매각설이 나돌면서도 직원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도 이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류매장 관계자는 “빅4에 매각한다거나 모 업체와 통합한다는 얘기는 여러통로로 돌고 있는 말이다. 가회장이 점주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뜻을 전한 것을 보면 뭔자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청주백화점이 올 여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결정한데서 볼 수 있듯이 가회장의 구상은 어느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여름 정기세일 행사가 끝난 직후부터 약 2개월 동안 매장은 물론 건물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7~8월은 백화점 비수기다. 리모델링 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매장 리뉴얼 수준이 아니라 건물의 외형이 완전히 바뀌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이때 쯤이면 매각이든 제휴든 윤곽도 드러날 것이다. 아마도 이런 구상으로 리모델링을 계획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회장이 지금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빅4를 포함해 유통업체관계자들과 만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김진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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