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라마다호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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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라마다호 기대반 우려반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6.05.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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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최초 특1급호텔, 6월 9일 그랜드 오픈
지역경제 기여 기대 속, 부족한 인프라 구축 관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특급호텔 라마다플라자가 다음달 9일 드디어 그랜드 오픈한다. 해외 바이어 등 고급(?) 손님들이 청주에 머물곳이 없어 인근 대전이나 서울로 빼앗긴다는 지적으로부터 시작된 특급호텔 건립 사업이 5년만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특급호텔 오픈으로 외국 손님 유치와 기업활동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가고 있으며 호텔 측도 이런 지역의 기대와 요구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특급호텔과 연계된 주변 인프라 부족 등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라마다플라자호텔에 거는 지역의 기대와 우려의 시각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주)중원산업이 청주시 율량동 옛 중원실업 부지 10만여평에 21층, 연면적 3만5000여평 규모로 지은 라마다플라자 청주호텔은 331개의 객실과 연회장, 휘트니스센터 등을 갖췄으며 충청권 유일의 특1급 호텔이다.

‘라마다’라는 브랜드로 전세계에 1000여개의 호텔이 운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라마다플라자(특1급)는 제주와 청주 2곳이다.

   
▲ 충청권 최초의 특1급 호텔 라마다플라자. 지역경제 기여라는 요구만큼 조기정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사진=육성준기자
특급호텔은 지역 숙원사업?

특급호텔은 청주·오창·오송산단 등 청주권에 3개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호텔시설이 없어 기업활동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충북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충북도는 특급호텔이 지역경제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도내 기업의 해외 세일즈나 청주공항 활성에도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경제계 인사는 “특급호텔은 숙박시설이라는 의미를 넘어 비즈니스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경제시설이라고 봐야 한다. 오창과 오송단지에 첨단기업이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 사실상 없었지만 이제 특급호텔이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해외 바이어 등 외국손님 유치라는 현실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대전과 서울에 빼앗겼던 경제계 인사들도 대거 청주에 머무는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측도 하이닉스와 LG, LS 등 대기업, 오창·오송단지 기업과 관련한 고객을 주요 영업대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장기투숙하는 외국인을 유치한다는 계획으로 충북도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웨딩과 컨벤션을 호텔의 주요 컨셉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유명 스포츠 회사 등의 세미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특히 청주예술의전당 등 공연시설과도 연계해 호텔시설 이용과 투숙 등 지역적 차원의 win-win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호텔 관련 인프라 취약 약점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라마다플라자호텔이 조기 정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331개 객실에 대한 안정적인 투숙객 유치가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이 던져지고 있다.

라마다플라자의 스탠다드 객실요금은 세금을 포함해 25만3000원이며 최고급 스위트룸이 350만원으로 고가인데다 특1급 호텔의 주요 이용객이 외국 손님과 기업 바이어 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객실을 얼마나 채울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청주공항에서 취항하는 지역이 중국에 한정돼 있고 오창과 오송단지에서 발생하는 고객수요도 특1급 호텔을 채우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입장에서야 특급호텔 개관이 반가울 수밖에 없지만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게 아니다. 세미나나 회의 등도 상당수는 회사 내에서 이뤄지고 특급호텔 이용은 특별한 경우에 한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라마다플라자는 호텔 외에 이용할 주변 시설이나 관광지가 없다는 점도 우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직까지 청주공항이 호텔에 기여할 정도로 활성화 되지 않고 있으며 호텔에 숙박하면서 방문할 수 있는 곳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라마다플라자는 숙박과 호텔시설 이용 외에 손님을 끌어들일 매력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여기에 대농지구 내에 들어설 서비스드레지던스호텔과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며 밀레니엄타운이나 오창단지 내에도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라마다플라자가 조기정착하는데 결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 관계자는 “특1급 호텔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광상품화 될 수 있는 시설이다. 또한 마케팅의 대상이 청주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최소한 충청권과 경기남부권 까지 영역을 넓혀야 하는 광역시설이다. 이를 위해 이미 적극적인 마케팅이 시작됐고 경영적으로나 지역적으로 기대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호텔에 할인정영화관 ‘엇박자’
라마다플라자호텔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각은 지하1층과 지상 4층에 들어서는 대형할인점과 영화상영관에 대해서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하1층 전체에 삼성 홈플러스가 지난 11일 문을 연데 이어 25일에는 지상4층에 11개 상영관이 오픈한다.
최고급을 추구하는 특1급호텔과 중저가 대중시설인 할인정영화상영관은 어울리지 않으며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로부터 불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특급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할인점과 영화관으로 인해 이런 기대가 반감될 수 있다. 물론 할인점 주차장과 이동 동선을 따로 했겠지만 특급호텔과 어울리지 않는 시설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라마다플라자가 서민층까지 공략하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복합영화관 관계자는 “특급호텔이 기존 지역 상권을 흔들어서는 안된다. 특급호텔로서 분명히 차별화 해야 하며 그에 걸맞는 시설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라마다플라자에 할인점이 들어오고 11개 상영관이나 되는 영화관을 운영하는 것은 고급 고객에서부터 서민과 청소년까지 모두 흡수하겠다는 것으로 지역경제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특1급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할인점이나 영화관을 운영하는 것은 복합몰로서의 새로운 시도이며 이를 타 호텔업계에서도 주시하고 있다. 고급층과 서민층간의 절충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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