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성역할 고정관념 ‘멋지게’ 부순다
상태바
청주시, 성역할 고정관념 ‘멋지게’ 부순다
  • 이기인 기자
  • 승인 2024.08.21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별영향평가 우수개선 사례집, 전국자치단체 유일

 

청주시가 5년 연속 ‘성별영향평가 우수개선 사례집’을 출간했다.
청주시가 5년 연속 ‘성별영향평가 우수개선 사례집’을 출간했다.

최근 청주시는 성별영향평가법 시행 12주년을 맞아 ‘2023 청주시 성별영향평가 우수개선 사례집’을 발간했다. 이는 2020년부터 5년 연속 이끌어온 성과이자, 전국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유일하다.

성별영향평가란 법령‧계획‧사업 등 정부의 주요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특성과 사회‧경제적 격차 등의 요인을 평가함으로써 정부정책이 성평등 실현에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정책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양성평등이 실현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일 사례집 출간에 대해 “정책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성평등 관점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례집에는 조례 5건, 계획 1건, 사업 5건, 홍보물 7건의 내용이 담겼다. 정책의 주요 내용과 개선사항을 실어 공무원과 시민의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사례집에서는 ‘청원생명축제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에서 성차별적 요소를 점검토록 했다. 향후 청원생명축제는 성평등한 축제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별영향평가의 법적근거는 성별영향평가법 제17조에 따른다. 여성가족부장관은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성별영향평가에 필요한 지원을 위해 국공립연구기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출연한 연구기관과 대통령이 명하는 민간연구기관을 지정된다.

이번 성별영향평가는 ‘청주시 기록물관리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에도 개선의견을 냈다. 청주기록관이 청주기록원으로 승격함에 따라 신설되는 ‘별지서식 11호’ 시 지정기록물 신정서에는 성별 항목이 없어, 이를 신설하도록 권고했다. 성별란을 추가해 향후 성인지통계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성역할 고정관념 ‘깬다’

시는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해 시 홍보물에 나타난 성차별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청주시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 사업에서 캐릭터를 수정해 ‘보호받는 여성’, ‘일하는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또한 ‘청주시 시내버스 노선개선’ 안내 동영상 제작과 관련해 전형화된 여성의 모습이 다르게 비춰졌다.

최초 ‘청주시 시내버스 노선개선’ 시나리오에 묘사된 여성은 주부나 등산객으로 보였다. 이들 여성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이었다. 성역할을 제한한 고정관념의 강화다. 평가 후, 해당 부분은 퇴근하는 여성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수많은 여성의 이미지 중 경제활동의 주체인 여성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했다. 이 같은 사례는 홍보영상 제작 전 시놉시스 단계에서 찾아냈다.

이밖에 청주시 ‘시민신문’ 3월호에 나타난 사례는 그동안 무심코 지나친 성역할 고정관념을 되짚어준다. 평가 전 상황은 ‘배드민턴’ 이란 동시의 삽화로 그려진 힘센 남자아이의 모습이다. 아이는 힘센 남자아이로 그려져 셔틀콕을 힘차게 내리치고 있다. 하지만 평가 후의 삽화는 역동적이며, 적극적으로 배드민턴을 배우고 즐기는 여자아이다. 자칫 ‘스포츠는 = 남성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사례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는 65.7점으로 전년 대비(65.5점) 상승세다. 영역별 성평등 수준을 살펴보면 교육 영역, 건강 영역, 양성평등의식 영역이 높다. 그러나 돌봄(31.4점)과 의사결정(30.7점) 영역은 낮다.

교육 영역, 양성평등의식 분야에서는 평균교육연수,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다. 고용 영역은 고용률, 경력단절여성 비율 관련 성평등 점수가 높다.

한편 전국 17개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4등급(상위·중상위·중하위·하위)로 구분한 결과, 상위지역은 서울, 광주, 대전, 세종, 제주이고, 하위지역은 충북, 전남, 경북, 경남 순이었다.

9월 첫주, 양성평등주간

청주시는 지난 6일 여성친화기업으로 선정한 8개 기업과 인증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기업은 △기린화장품 △동양미디어 △디자인포인트 △에니아소프트 △에스지이엠디 △원산엔지니어링 △이플랜 △인피테크 등이다.

이범석 청주시장과 기업 대표는 모성보호와 일과 생활 양립이 가능한 일상을 위해 뜻을 모았다. 이는 최근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가 인구감소지역 청소년‧여성에게 제공하는 시책사업의 추진에도 영향을 주는 긍정적 행보다.

시는 협약기업에 인센티브로 △기업환경개선금 지원 △양성평등교육 강사 파견 △청주시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가점 부여 △우수기업인 표창 추천 등을 진행한다. 여성친화인증기업은 근로자 300인 미만의 기업 중 여성근로자가 30%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현재 시로부터 인증을 받은 기업은 모두 100여 개 업체에 이른다.

곧 다가오는 청주시 양성평등주간은 9월 1일부터 7일까지다. 이 기간에는 양성평등 촉진에 기여한 유공자 및 단체를 포상한다. 관계자 사기 진작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도 있다. 유공분야는 양성평등유공 기관 및 단체, 양성평등 촉진, 여성권익 향상, 여성친화도시 및 성별영향평가 유공, 양성평등 유공 등으로 나뉜다. 아직 생소한 포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는 양성평등에 앞장선 개인과 단체의 추천을 기다리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및 복지증진 유공자 △여성폭력예방, 여성‧아동의 안전 및 피해자 보호 등에 크게 기여한 자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언론‧과학 등 분야에서 양성평등의식 향상 및 문화 확산에 기여한 자. 이 같은 요건에 더해 공적 분야에서 1년 이상 참여해 공을 쌓은 자이다.

차별을 받아본 자는 그 설움과 차가움을 오래 기억한다. 차별이 얼마나 ‘불공평’한 일인지.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출간된 사례집은 200부 제작으로 시 본청 사업소, 직속기관과 여성가족부, 도청,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도여성재단 등에 배포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런 홍보를 통해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양성평등 인식이 개선되어감에 의미를 둔다”고 했다. 이번 책자는 또 하나의 양성평등 사례집이다. 기록의 도시 청주에 또 하나의 자산이 생긴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