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지사, 대선후보 고른 유일한 시·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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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지사, 대선후보 고른 유일한 시·도지사?
  • 충북인뉴스
  • 승인 2007.08.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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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밤 청주 방문한 이명박 후보와 극비리 만남
박근혜 후보 지지, 총리입각설에 “중립만 지켜라”
8월3일 청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전 청주를 방문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일 밤 정우택 충북도지사를 극비리에 만난 것과 관련해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저녁 충북지역 언론사 간부들과 회동한 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는 듯 했으나 홀로 숙소를 빠져나와 청주시 명암파크호텔에서 정우택 지사와 만난 것.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철저하게 독대형태로 이뤄져 긴밀한 대화의 내용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2005년 9월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 지사가 당시 박근혜 대표가 영입한 도지사 후보 1호임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친박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섭섭한 감정을 푸는 자리였을 가능성이 높다.

정 지사는 당선 이후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충북 방문시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옥천에 내려갈 정도로 ‘친박 성향’을 확연히 드러냈다. 또 도청 고위직 인사, 의회 사무직 충원 등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서도 친박 성향의 의원들과 연대해 친이 성향의 의원들과 대립해 왔다.

어찌 됐든 이 전 시장이 정 지사를 심야에 별도로 만난 것은 그동안의 지방 일정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지사의 한 측근은 “정 지사는 현실적인 정치인이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해 온 것은 빚을 갚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정 지사가 얼마든지 유연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몇 달 전부터 이어진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검증공세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추이가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지사가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배경 하에 이 전 시장으로부터 접촉제의가 들어왔고, 정 지사로서는 흔쾌히 응했다는 것이다.

정 지사가 그동안 ‘찍혀도 크게 찍혀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도내의 한 정가 소식통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확실히 줄을 선 사람은 정 지사가 유일했다. 그래서 이 전 시장도 심기가 불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또 “정 지사의 측근 중에 박 전 대표가 대권을 잡을 경우 입각, 특히 총리 입성을 주장하는 사람까지 있었다”며 “이 전 시장이 정 지사에게 최소한 중립을 지켜줄 것을 주문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17대 총선에서 재선 고지를 찍고 중부권 대망론을 꿈꿨던 정 지사는 탄핵 후폭풍으로 낙선한 뒤 도지사로 재기에 성공했으나 2010년 임기가 끝나면 다음 총선까지 2년 간의 공백이 남아있어 향후 정치행보가 관심거리로 자주 거론돼 왔다.

여권의 한 인사는 “다음날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이 전 시장과 정 지사가 ‘관기 상납’ 등 볼썽 사나운 농담을 주고받은 것을 보면 2일 밤 뭔가 좋은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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