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살리려 사채빚 진 가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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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살리려 사채빚 진 가정주부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7.12.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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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주민 진정‥ 사채업자 속박서 벗어나

30대 가정주부를 괴롭혀 온 사채업자가 이웃주민의 탄원서로 경찰에 검거됐다. 더욱이 사채빚까지 지어 가며 친정엄마를 돕고자 했던 가정주부의 사연은 주변사람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청주에 사는 3년차 가정주부 최모씨(30). 그녀는 지난 8월 21일 오후 2시 생활정보지의 한 대출광고를 보고 전화를 했다. 허리디스크와 당뇨 등 각종 지병에 시달리면서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약한번 써보지 못하는 친정엄마가 불쌍해 급전이라도 빌려보려 한 것.

시집도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 남편에게 말 한마디 못했던 이 가정주부. 결국 선택한 것이 사채빚이었다. 하지만 주부 최 씨는 자신이 차량담보 대출로 빌린 80만원이란 돈이 연이자 2190%로 선이자로 먼저 30만원을 떼고 고작 50만원을 손에 쥐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한다.

시집 오기전 애지중지 하던 89년형 액센트 승용차를 담보로 빌린돈은 고작 50만원. 경찰의 조사결과 이 차량은 적어도 중고차 시세로 180만원을 호가했다. 친정엄마의 병원비라도 마련해 보려 손을댄 사치빚이 결국 3개월만에 1200만원을 갚아야 하는 황당한 현실로 다가왔다.

사실 주부 최 씨는 보름뒤 차량을 중고시세로 판매한 뒤 140만원을 우선 갚았다. 하지만 남편 모르게 사채 돈을 쓴 가정주부의 헛점을 노린 사채업자 오씨 등 일당 3명은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9차례에 걸쳐 '남편 등 시댁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며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에 이르는 차용증을 쓰도록 감금까지 해가며 협박했다.

하지만 오 씨 등의 범행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최 씨의 말을 들은 이웃주민이 금융감독원에 탄원서를 띄었고 이를 본 관계자가 충북 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 수사협조를 의뢰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10일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계는 폭력 등의 혐의로 대부업자 오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일당 한명을 쫓고 있다.

한편 언론보도 이후 서울 강남의 베드로병원이 디스크 등 지병으로 고생하는 최 씨의 친정어머니 정모씨(51)를 돕고 싶다는 연락을 충북 경찰청에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베드로 병원은 "최씨의 허리 디스크를 무료로 치료해 주겠다"고 말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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