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해외연수 ‘배보다 배꼽이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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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해외연수 ‘배보다 배꼽이 크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7.12.27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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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공무원들 시의원 해외연수에 6~7명씩 동행
충북도 3명에 비해 ‘지나치다’ 여론, 예산낭비 지적
청주시 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지나치게 많은 공무원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료에 따르면 청주시 공무원들이 보통 5~6명, 많게는 7명이 해외연수에 동행,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2년에는 5명, 2003~2005년에는 6~7명,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7명이 함께 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의회사무국뿐 아니라 각 과와 사업소 직원들이 동행해 여행목적으로 내세운 의원 수행 및 자료수집이라는 명목과도 부합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 캐나다·대만 등지로 의원 해외연수에 동행한 공무원은 모두 7명이었는데, 의회사무국 3명에 건축과·공원녹지과·도시과·하수과 각 1명으로 팀이 구성됐다. 또 2005년 운영총무위원회의 베트남·캄보디아 연수에 동행한 사람은 총 7명이었다.

그런데 의회사무국 직원 3명에 기획감사과·용암2동사무소·총무과·문화관광과 직원이 각각 1명씩 참여했다. 올해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둘러본 사회경제위원회 연수에도 7명의 공무원이 동행했다. 이들 역시 의회사무국 직원은 4명이었고 나머지는 경제과·도매시장사업소·위생과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나 해외연수 동행?
따라서 청주시는 관행적으로 6~7명의 공무원들이 의원 해외연수에 동행하면서 의회사무국 3~4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타 과 직원들을 채워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 성격이나 방문국가와 관계없이 대체로 이런 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렇다보니 상당히 많은 예산이 들어갔다.

지난 2003년 도시건설위 해외연수 때 캐나다·대만으로 7명의 공무원이 따라가면서 쓴 돈은 1739만여원 이었다. 그리고 올해 사회경제위 해외연수에 동행한 7명의 경비는 2천만원이 넘었다. 이들은 이탈리아·스위스로 7박8일간 다녀왔다. 올해 도시건설위의 인도 연수에 다녀온 7명의 경비도 1600여만원이었다. 이외에도 1000만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 연수가 몇 건 더 있다.

이에 반해 충북도는 의원 해외연수에 3~5명의 공무원이 동행하고 소속도 모두 의회사무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기획행정위의 스페인·터키·그리스·이집트 연수에 동행한 공무원은 3명이었다. 이들은 해당 상임위 전문위원과 직원들이었다. 같은 해 교사위 연수에 함께 간 사람도 전문위원과 직원 등 3명이었다. 올해도 도 공무원들은 상임위별로 3명씩 참여했다. 역시 의회사무처 직원들이다. 지난 2005년 산업경제위의 중국·몽골 연수에 5명이 동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최소인원인 3명이 따라가 청주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공짜 여행하는 전문위원실
이에 대해 익명의 모 공무원은 “청주시는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들을만 하다. 의원 해외연수에 6~7명씩 따라가는 것은 일단 가고 보자는 식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시민사회단체에서 해외연수 문제점을 지적할 때 의원들에게만 화살을 돌리지 말고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많이 따라가는 것도 문제를 삼아야 한다. 청주시에 반해 충북도는 이 점에서 만큼은 칭찬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청주시 모 공무원은 “의원 연수에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동행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본지는 지난 3월 지방의원 해외연수 문제점을 집중 지적한 바 있다. 이 때 동행하는 공무원들의 문제점도 거론했다. 통상 의회 전문위원실 직원들은 1년에 한 번씩 공짜로 해외연수에 나서 모두들 부러워 한다는 후문이다. 의원들은 행자부에서 지원하는 돈 외에 나머지를 자비로 해결하지만 공무원들은 전액 지원받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의회 전문위원실에 몇 년 있다보면 안 가본 나라가 없을 정도다. 충북도에서는 의원 연수에 3명씩 동행하는데 이 인원도 적은 숫자가 아니다. 사정이 이런데 청주시에서 6~7명씩 따라간다는 것은 예산낭비가 극에 달한 경우”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해외연수 제도를 손질할 때 공무원들이 최소인원만 동행하는 것도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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