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올’은 말 그대로 어울림 공동체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지역 주민과 의료인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출자금을 조성하고 스스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 기업이 투자자(주주)와 운영진(이사진), 이용자가 모두 분리돼 있다면 생협은 스스로 주인이면서 운영하고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생협은 일반 기업과 달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생활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 지난 2일 청주시 상당구 탑·대성동 우성아파트 상가 2층에선 충북 최초의 청주의료생활협동조합 아올 한의원 개원식이 열렸다. 지역주민이 지분투자를 하고 직접 운영·이용하는 의료생협이 도내에서 처음 문을 연 것이다. |
숨진채 발견된 독거노인… 건강사업도
아올 청주 의료생협도 한의원 진료사업 이외에도 한방비누 및 면 생리대 판매 사업, 치매선별 검사 및 무료 진료 사업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청주 의료생협 출범의 견인차 역할을 한 박선희 상임이사(음악학원장)는 “지난 2002년 가까이 사는 독거노인이 숨진 채 5일 만에 발견된 일이 있다. 이 같은 사연을 들은 대전 의료생협의 친구가 우리 지역에 필요한 사업임을 권해 뜻있는 사람들을 모은 지 6년이 됐다”고 밝혔다.
박 상임이사는 “수백 명의 조합원이 모이기까지 생소한 생협에 대해 다단계가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며 “안성, 인천, 안산 생협이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면서 자발적으로 출자금을 내 놓기 시작했다. 조합원 중엔 개인병원장부터 종합병원 과장까지 14명의 의사도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족과 이웃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그야말로 의료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풀뿌리 조합원이다”고 설명했다.
김창성 이사장(45)은 “아올 의료생협은 상업적인 의료사업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의료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모임이다.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생계가 어려운 다수의 사람들이 끼어 있기도 하다. 지역민들이 손쉽게 한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을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우선 당장은 조합원 마다 수익 없는 투자이지만 장기적으로 의료주권을 회복하는 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