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삼겹살 골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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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삼겹살 골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1.06.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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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충북인뉴스 두번째 페이스북 시민토론
특성화 공감하지만 성공위해선 스토리텔링 필요

충청리뷰·충북인뉴스는 SNS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 쟁점 현안에 대한 시민토론 마당을 운영합니다. 일반 시민들이 휴대폰과 컴퓨터 인터넷망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올리고 본사 편집국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자료를 보충해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시민토론방의 발언내용은 신문지면에 보도하고 웹진 형태로 재편집해 '충북인뉴스'에 DB화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시민토론방이 활성화되면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기획과 집행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한된 지면사정으로 토론자의 글을 발췌·정리했음을 밝히며 양해를 구합니다.

서문시장 삼겹살 골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논제>대형마트의 등장은 재래시장의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청주지역 10여개 재래시장 대부분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서문시장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위기의 서문시장 상인들이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 위해 삼겹살 골목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삼겹살, 일명 시오야끼가 청주를 대표하는 먹을거리라는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삼겹살이 청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라는데 동의하시나요? 삼겹살 골목은 타당성이 있나요?

충청리뷰·충북인뉴스가 진행한 두 번째로 페이스북 토론회에도 많은 페이스부커들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삼겹살 골목 특성화를 통해 침체된 상권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삼겹살이 청주를 대표할 수 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 대해서도 크게 이견이 없었다.

윤동진-청주에서 다른 도시로 이사 와서 살아보니 청주에서 먹던 삼겹살이 늘 생각나더군요. 물론 이곳도 삼겹살집이 있지만, 맛이 청주만 못합니다. 청주에서 삼겹살을 특성화 시킨다면 제 생각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박노철-좋습니다. 일본말이지만 일명 시오야끼! 간장소스에 발라 구운 삼겹살, 파절이도 다른 도시엔 찾아보기 힘들고요. 끝내줍니다. 부산자갈치시장의 꼼장어처럼 특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대희-판매는 규모의 경제논리가 필요합니다. 삼겹살 거리가 조성되면 청주의 명소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상인들의 진심을 담는다는 전제하에요.

이두영-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문시장을 삼겹살 골목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2년 전이죠. 서문시장에서 SSM입점저지 기금마련 하루주점을 열면서도 서문시장을 삼겹살골목으로 만들기 위한 사회적기업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소주업체를 참여시켜 소주와 삼겹살이 찰떡궁합이라는 것을 연계전략으로 하면 제격일 것 같기도 했고요. 또한 서문시장 통로에다 오후 6시 이후부터는 포장마차를 운영해서 서문시장을 점차 먹자골목으로 변화시켜 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학현-93년도에 제가 처음 청주에 왔을때 횟집은 별로 없고, 삽겹살집만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청주사람들은 내륙이라서 육류를 많이 먹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네요. 청주의 특색 있는 삽겹살은 고추장삽겹살과 간장소스 삽겹살이 있는 것 같은데요. 타지 사람이었던 제게는 무척 신기했었습니다. 인근에 있는 대전만해도 소스를 찍어서 굽는 삽겹살집은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청주 한방소스삽겹살에 한표 꾹.

   
▲ 서문시장 상인들이 몰락한 시장을 부활시키기 위해 삼겹살 골목으로 전환을 결정했다. 청주시도 이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충청리뷰는 페이스북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결과는 대부분 찬성, 하지만 골목 조성만으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토론회 참여자들은 삼겹살 골목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제안을 쏟아냈다. 천편일률적인 재래시장이 아니라 각 재래시장마다 특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김태원-재래시장이 특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서울만 하더라도 용산전자상가, 광장시장, 방산시장 등등 제품별로 특화된 시장들이 있습니다. 종합재래시장으로서 경쟁력이 SSM에 비해 떨어진다면 특화된 재래시장을 통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공산품이야 그렇다지만 농산물이나 음식점 등은 재래시장의 특화로도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광장시장의 마약김밥처럼 청주서문시장의 삼겹살이 메이커화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지요.

최현호-청주 시내의 재래시장은 어디에서나 접근 가능한 근거리이니 어느 시장이건 비슷한 물건을 진열하여 판매하는 시장보다는 육거리=종합재래시장으로 그리고 침체된 제래시장은 특성화 시장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문=삼겹살, 사직=야식, 00=의류, 00=한약재, 00=생활잡화 등으로 특성화할 수만 있다면 지금의 침체를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김원식-삼겹살만 갖고 논할 것이 아니라 육거리 시장은 농수산물품 도매시장 기능을 갖춘 재래시장으로 서문시장은 돼지거리, 사직시장은 오리나 닭 등 가금류 시장, 북부시장은 산나물과 버섯, 한약재 시장으로 가경시장은 떡과 빈대떡, 전, 등 제사음식물 등으로 세분화 해서 시장의 특성을 살리고 이와 함께 시장 특성에 맞게 문화 행사를 병행해 나간다면 지금의 육거리의 가구거리처럼 자연스럽게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을까.

페이스부커들은 냉정했다. 단순히 삼겹살 골목을 조성한다고 해서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순한 밥집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맛집’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스토리텔링은 마케팅의 필수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정상희-요즘은 스토리텔링을 빼놓고는 성패를 가늠하기 힘들죠. 전통시장골목을 특화할 필요성에 절대 공감하고요. 이 골목에 먹을거리를 조합해 스토리텔링으로 상품화한다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단 생각을 해 봅니다.

김동준-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한 표 던집니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 삼겹살로 서문시장을 특성화한다구요? 의도는 너무 좋지만 기왕이면 흑돼지 삼겹살처럼 청주 먹돼지 삼겹살이라든지 뭐 이런 걸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태원-청주의 경우 뭐니뭐니해도 파절이가 가장 유명하죠. 명확한 자료는 좀 더 조사를 통해 확인해보아야겠지만 파절이의 유래를 청주에서 찾기도 합니다. 파절이로 유명한 봉용불고기와 같은 사례는 특화하기 아주 적절해 보여요. 그리고 충북을 대표하는 천연사이다나 천연탄산수도 삼겹살과 함께 사이드 메뉴로 그만이겠네요.

삼겹살 골목 조성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지난 구제역 사태에서 경험한 공장형 사육의 문제부터 청주의 대표성 논란과 경쟁력의 문제 등이 제기됐다. 그밖에도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송봉화-청주 한정식이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특정 메뉴의 몰림만으론 어렵다고 봅니다. 골목이 살아있고 그 집마다 특성과 개성을 가질 때 경쟁력이 있습니다. -중략-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력의 어설픈 대응이 오히려 일을 망칠 수 있습니다. 사업과 장사 그건 고도의 시장조사와 마케팅이 투입되는 작업입니다. 결국 시장 상인들의 의식변화. 그것이 성패를 좌우 하리라 봅니다.

정홍철-개인적 소견으로는 삼겹살 하면 너무 보편화된 음식이 아닐까요. 집에서도 수시로 구워먹고, 산과 계곡을 갈 때도 꼭 빠지지 않는 메뉴가 삼겹살. 그만큼 친숙한 메뉴이기도 한 삼겹살골목 특화에 추억과 낭만을 싸 먹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급선무 이지 않을까요.

이석호-삼겹살 골목이 생긴다면 더 많은 가축의 대량 살상 사태가 또 다시 올 확률이 높아지겠다는 예감을 할 수밖에 없겠군요. 전통시장의 생존권 문제를 육류소비로 접근하는 건 무리가 따릅니다. 지역 고유의 음식, 농수산축산물, 공예품 등을 브랜드화해 지역 주민의 삶의 방편을 도모하는 건 보편타당한 일입니다. 여타 지역에서 대표 음식을 내세우거나 집중 육성 장려한다고 하여 청주가 이에 지나친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만약 졸속으로 추진되는 대표음식 선정이 된다면 그 명맥이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

이욱-작게는 서문시장을 임시방편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에서의 삼겹살거리를 만들자는 추진은 바람직한 아이디어입니다. 다만 지역민을 위한 추진이라면 결국 집안상권의 나눠먹기식 개발의 염려가 있습니다. 타깃이 관광객인지, 시민들인지, 단지 서문시장의 상권을 살리자는 것인지 개발의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그에 따른 지원시설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확실한 청사진을 만들어 추진합시다.

사업성 확신 부족…상가유치 전망불투명
선조성 후지원 불안…상인들 합의도 숙제

지난 3일 ‘삼겹살 골목 조성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서문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추진위는 삼겹살 골목 특화를 통해 서문시장의 부흥을 기대하고 있다. 삼겹살 골목 조성을 확정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김선례 서문시장 상인회장은 “우선 아케이트가 설치된 상가를 중심으로 20여개의 업소를 유치한 뒤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며칠 전부터 상가 임대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삼겹살 골목을 만드는 일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른 상권에 비해 임대보증금이나 월세가 저렴한 편이지만 유치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사업성에 대한 확신도 부족한데다 임대료는 저렴하지만 인테리어 비용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상인회장 김 씨는 “일명 ‘먹자골목’으로 만들어 침체된 서문시장을 살리자는데 많은 상인들이 공감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돈이 문제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청주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정책자금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낮은 금리의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돕고, 조형물과 기반시설도 지원하며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보 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다. 단 ‘선 조성 후 지원’의 형태다. 주민들은 선지원을 원하지만 청주시로서는 선지원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상인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 회장은 “동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일부 상인들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며 “그 밖에도 골목 전체가 같은 서비스를 할 것인지, 점포별로 방식을 달리할 지 등 세부적인 의견 조율도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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