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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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 ‘진통’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2.10.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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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 공감하지만 배출방식 불편하고 악취 불만 호소
수거용기 일괄 제공도 문제…용량 탄력적 운영 필요

충주시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방식을 두고 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제도 취지와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배출방식의 불편함과 악취 등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현실에 맞춘 보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칩방식의 종량제 부과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지만 수개월 만에 변경, 수억 원의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배출방식과 수거용기 용량 등의 문제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 제도 운영의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충주시는 지난 1일부터 동(洞)지역 공동주택과 50가구 이상 연립, 빌라 등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 종량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음식물쓰레기 관리정책 방향이 사후처리에서 원천적 발생 억제정책으로 바뀐데 따른 것으로 그동안 정액제로 운영하던 공동주택 등에 대해 버린 만큼 수수료를 부과하는 종량제로 변경됐다.

따라서 배출방식 변경에 따라 해당 가구는 종량제 봉투판매소에서 음식물 전용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쓰레기를 담은 뒤 단지 내에 설치돼 있는 거점용기에 봉투채로 배출하면 된다.

그동안 공동주택 등에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에 관계없이 가구당 월 1000원을 관리비와 함께 부과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거나 적게 배출하는 가구에 똑같이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시는 음식물쓰레기 봉투 종량제 전면시행과 관련해 1ℓ, 2ℓ 소형 종량제 봉투 신규 제작 등 후속대책을 마련해 배출방식 변경에 따른 시민불편 및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봉투 입구가 너무 작다며 불편을 하소연하고 있다. 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모씨(45·충주시 용산동)는 “썩은 과일하나 버리기도 불편하게 만들었다”며 “음식물쓰레기 봉투(1ℓ, 2ℓ) 입구도 너무 작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양심 없는 주민은 음식물쓰레기 봉투 대신 일반 비닐봉투로 쓰레기를 버리는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의 의식개선 및 관계기관의 철저한 단속이 요구된다.

칩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단독주택도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내기는 마찬가지다.
이 방식으로 주민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려면 음식물 개별전용용기에 담아서 칩을 기계에 삽입 후 뚜껑을 열고 용기 투입 뒤 밟고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쓰레기가 담긴 용기를 전용처리기에 넣으려면 잘 들어가지 않고, 발로 페달을 밟아 털어내기는 하지만 찌꺼기는 그대로 남아있기 일쑤다.

잦은 정책변경으로 예산 낭비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구입하는 칩도 쉽게 부러져 자주 고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용기 수평이 맞지 않으면 배출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전용수거용기 용량이 3ℓ가 전부여서 주민들은 불편을 하소연하고 있다. 생활형태마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제각각인데 일괄적으로 3ℓ 크기의 용기가 제공됐기 때문이다.

경남 김해시의 경우 전용수거용기를 5ℓ, 10ℓ, 20ℓ, 40ℓ, 120ℓ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주민들은 쓰레기양을 줄이자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칩 납부방식을 지속해야 하는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단독주택은 당초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다가 칩 납부방식으로 지난해 11월 변경됐다.
단독주택에 사는 한 주민은 “개별용기에 맞게 음식물쓰레기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것에 맞추려다보니 불편하다”며 “쓰레기양을 줄이자는 취지는 동감하는데 이런 불편한 방식을 고수해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는 단독주택의 경우 관리가 안 돼서 거점용기를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관리주체가 있으면 민원사항이 발생하지 않는데 단독주택은 그게 되지 않는다”며 “더욱이 자기 집 앞에 악취 등의 이유로 거점용기를 놓지 않으려 한다”고 답변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용산, 지현, 문화동 공동주택 16곳을 대상으로 음식물을 버린 만큼 부과하는 칩 방식의 종량제 부과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시범운영을 위해 1억 9000만 원의 예산을 썼다.

그러나 시행 4개월 만에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불편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종량제 봉투로 선회했다. 쓰레기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이다.

시는 2006년 쓰레기양을 줄이고 자원의 재활용의 효율을 높인다며 예산을 들여 요일별로 쓰레기봉투 색깔을 달리해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하지만 2007년 이 방식이 시민들에게 혼선을 가져다준다며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단독주택도 종량제를 사용하다 칩 납부방식으로 변경했고, 칩 납부방식을 시범 사용한 공동주택은 종량제 봉투로 바꿨다.

당초 제도 도입 시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더라면 혼선과 예산낭비는 줄였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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