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애정은 제발 삼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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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애정은 제발 삼가 주세요”
  • 신용철 기자
  • 승인 2013.03.07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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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모 대학 교수 여학생 성추행··· 학교측 소극적 대처에 학생들 불만

최근 충북 모 대학의 한 교수가 여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교측이 그동안 이 사건을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불만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이 대학에 다니며 성추행 논란의 중심에 선 A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재학생 B씨는 <충청리뷰>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가을 A교수 성추행 투서가 교무처와 총장실로 온 뒤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혹시 교수들에게 성희롱을 당했냐는 질문이 담긴 설문 조사했다"고 언급 한 뒤 "조사 결과 여학생들이 A교수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이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측에서 이 사건을 막으려고 한 것도 있고 교수이기에 학생들도 직접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이어 "A교수가 조사 결과에 대해 누명이라며 자신이 아는 법학과 교수를 동원해서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 여학생들을 직접 자기 앞으로 데리고 오라고 했다"며 "직접 나서는 여학생이 어디 있겠나. 일이 커져도 더 이상 확대가 안 되니까 결국 학교측에서 덮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최근 충북 모 대학의 한 교수가 여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교측이 그동안 이 사건을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불만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상관 없음)

'신의 손'이라 불리는 교수

B씨에 의하면 A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 '신의 손'으로 불린다. 학생들과 술 마시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여학생들의 ▲허벅지를 만지고 ▲손 만지고 ▲가슴 만지고 ▲어깨를 포옹하고 ▲수업 도중 껴안는 등 등 A교수의 지나친 스킨십에 학생들이 풍자로 지은 별명이다. B씨는 이런 모습을 직접 겪거나 본 일들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B씨는 "수업 도중에 여학생들 껴안는 것은 심하다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여학생으로서 부담스럽고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A교수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B씨는 "우리를 가르치는 교수라서 어떻게 함부로 할 수도 없었다. 술집에서 여학생들을 부른 경우를 보며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들은 이야기들은 더욱 충격적이다. B씨는 "여학생 속옷 안쪽에 손을 넣었다고 선배들로부터 들었다. 또 이 사건으로 일이 커져 다른 교수님에게 무릎도 꿇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현재 A교수로부터 수업을 받은 해당과 학생들은 두 부류로 극명하게 나뉜다. 여학생들에 대해 조금은 지나칠 정도로 스킨십을 한 것 말고는 수업도 재미있게 하고 다정다감한 교수여서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라는 부류와 A교수의 성추행 때문에 자퇴 혹은 휴학을 하거나 파트를 바꾸려고 하는 부류로 나뉜다. 또 B씨의 말에 의하면 심지어 졸업을 하고 A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학교에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파트를 바꾸려고 한다는 것은 A교수가 있는 해당과는 1학년 때는 수업 전반적인 기초를 배우기에 파트가 나뉘지 않지만, 2학년 때부터 각 분야 전공을 살려 4분야로 나뉘고 그 가운데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전문적으로 학업을 배우게 된다. 바로 A교수가 맡고 있는 파트 2~3학년 여학생들이 파트를 옮길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B씨는 "4학년은 여학생들은 오히려 A교수와 친해져서 A교수의 지나친 스킨십에 응당 그려려니 하며 당연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A교수가 지도교수였지만 파트가 다른 곳에서 공부를 했던 졸업생 C씨는 "여학생들에게 A교수가 지나치게 스킨십을 한다는 소문은 1학년 입학 때부터 들어온 얘기였다"며 "하지만 나에게는 성추행이라고 할 만한 행동은 없었다. 그저 가벼운 스킨십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C씨는 "A교수가 술을 마시면 실수를 한다고는 들었다. 하지만 A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하는 여학생들이 조금은 확대해석을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이유는 워낙 학생들에게 다정다감했던 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분이 최근 궁지에 몰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씨는 "그것은 배우는 파트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B씨는 "A교수가 여학생들에게 지나친 스킨십을 한 것 말고는 참 괜찮은 분인데, 이번에 결국 이런 일로 학교 징계위원회 올라가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A교수는 <충청리뷰>와의 전화통화에서 "학생들의 마음 헤아리지 못한 건 인정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먼저였다"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온정적인 마음이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표현된 것 같다. 너무 고통스럽다. 성추행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사장 통고 받은 날부터 보름 내 처분

그러면서 A씨는 영화 <더 헌터>를 예로 들었다. 한 사람을 유치원 성폭행범으로 몰고 가는 줄거리를 보며 지금 자신의 처지와 오버랩되어 많이 울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충청리뷰>는 A교수에 대해 ▲지난해 가을 2학년 여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투서를 보냈는데, 왜 이제서야 사건이 더욱 붉어 진건지 ▲사건이 커지면서 A교수가 지난해 남은 학기에서 모두 배제됐는데 새 학기 강의 시간에 배정된 이유는 무엇인지 ▲이달 초 A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연다고 했는데 결과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을 학교측에 문의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사건이 접수되었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를 진행해왔다"며 "사실 여부의 확인이 쉽지 않아, 상당 시일이 소요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학기에 강의를 배정한 이유에 대해선 "투서 접수 당시는 혹시 모를 피해 학생의 발생을 막기 위해 배제했고, 이번 학기는 개강 전에 강의시간표를 편성해야 되므로 강의계획에 편성된 것"이라며 "징계결과에 의거해 최종적으로 강의 배정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징계절차에 대해선 "5일 징계위원회가 개최됐고, 징계의결서를 이사장에게 통보하면 이사장은 통고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징계처분을 하도록 되어 있어 이사장으로부터 징계처분 통지가 와야 확정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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