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아니면 도지사 하기 힘든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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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아니면 도지사 하기 힘든 충북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7.06.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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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덕·이원종·정우택·이시종 지사까지 모두 승승장구한 공무원 출신
“개혁과 혁신 필요한 시대” “민선 지방자치 실현하는 지도자 나와야”
2018 충북도지사 선거가 약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을 거치면서 정치환경이 많이 변했다. 도민들의 의식 또한 높아졌다. 내년 선거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충북도청.

2018 충북도지사 선거 미리보기
역대 민선 도지사들 어떠했나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 등으로 한국의 정치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국민들의 의식도 대폭 향상됐다. 그런 가운데 2018 지방선거가 성큼 성큼 다가오고 있다. 내년 도지사 선거 후보는 누구일까? 이시종 지사는 과연 3선에 도전할까? 지방선거를 앞두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1994년 7월 시작된 충북도 민선 첫 해 도지사는 주병덕 지사였다. 이후 이원종 지사가 민선2~3기, 정우택 지사가 4기, 그리고 현 이시종 지사가 5~6기를 이끌고 있다. 청주시의 수장이 민선1기부터 현재까지 매번 교체되면서 단임으로 끝난데 비해 충북도는 이원종 지사와 이시종 지사가 재선에 성공해 연임했다.

물론 청주시는 기초, 충북도는 광역지자체라 규모와 위상면에서는 다르다. 이 때문에 비교 자체가 안된다는 시각이 있음에도 종종 둘을 놓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정치인 모 씨는 “청주시는 누가 시장이 되든 조직장악이 어려워 불안정하고, 크고 작은 비위사건에 연루되는 직원들이 많으며, 시장의 레임덕이 빨리 온다는 소문이 있다. 또 시정 방향이 4년마다 바뀌어 연속성이 떨어진다. 이런 점은 공무원뿐 아니라 시민들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매번 다른 사람이 시장이 됐기 때문에 새롭다거나 좋은 점이 더 많았다고 말하는 시민들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이원종·이시종 행정가, 정우택 정치가 스타일
 

반면 충북도는 교체와 연임이 적당히 조화를 이뤄 조직이 안정적인 편이고, 역대 지사들의 조직 장악력도 강했다는 여론이다. 그래서 직원들의 비위사건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역동적이거나 모험적이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경향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민선2~3기 이원종 지사가 내건 충북도의 비전은 ‘바이오토피아 충북건설’이었고, 4기 정우택 지사는 ‘경제특별도 충북’을 주창했다. 이어 이시종 지사는 5기에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 6기에 ‘충북경제 4% 실현 기반구축’으로 정했다. 민선2기부터 현재까지 바이오와 경제가 충북도의 흐름을 이루고 있다.

역대 도지사들은 모두 승승장구한 관료출신들이었다. 민선시대를 연 주병덕 전 지사는 1960년 보통고시에 합격한 뒤 경찰공무원으로 주요 요직을 거쳤다. 횡성경찰서장, 서울 서부경찰서장, 충남도 경찰국장, 해양경찰대장, 경찰대학장, 관선 충북도지사 등을 역임했다.

이원종·정우택·이시종 지사는 모두 행정고시를 통과하고 행정관료를 지냈다. 이원종 전 지사는 관선 충북도지사 2번에 민선 도지사 1번, 서울시장, 서원대총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또 4선 국회의원인 정우택 전 지사는 해양수산부장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 있다. 현 이시종 지사는 강원 영월군수, 충주시장 3번, 국회의원 2번을 역임했다.

통상 이원종·이시종 지사는 행정가, 정우택 지사는 정치인 스타일로 분류된다. 두 이 지사는 행정을 꼼꼼히 챙긴데 반해 정 지사는 아랫사람들에게 많이 맡겼다. 모두 관료출신들이다보니 안정적이긴 하나 변화와 혁신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당, 인물발굴과 육성에 힘써야
 

지역의 모 인사는 “중앙부처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관료들이 무게감 있고 정부에 인맥이 많아 큰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도민들도 이런 후보들에게 표를 주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정권교체가 되면서 관료출신들은 식상하다는 여론들이 많다. 낮은 자세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들에게 맞는 행정을 펼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헌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는 지금 민선 지방자치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시대에 걸맞는 도지사가 있었는가. 아직도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의 축소판, 지방행정을 중앙행정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지사는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역대 도지사들은 거의 행정가+정치인으로 모호한 성격이었다”며 “이제 지역정치, 지역행정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점에서 지역실정을 잘 아는 참신한 일꾼이 필요하다는 인물론이 대두되고 있다. 인물을 발굴해 일꾼으로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선거 때마다 나왔지만 이번에는 더 절실하다는 게 많은 사람들 얘기다. 어느 날 인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육성하자는 것. 내년 선거 때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토론과 실행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정당들도 책임이 있다. 지역주민들은 선거 끝나고 나면 정당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선거 이후에는 다음 선거를 위해 인물발굴과 교육, 훈련 등이 항시 이뤄져야 하나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민주당충북도당은 이에 동의하며 “앞으로 지방선거기획단을 조직해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할 것이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제1 여당으로 사전에 인물발굴, 사후에는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당도당은 도종환 위원장이 문체부장관으로 들어가 도당위원장을 다시 뽑아야 한다. 중앙당에서 내려왔던 김유승 사무처장은 대선 끝나고 올라가 사무처장도 현재 공석이다. 송태영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위원장은 “그동안 인물 육성에 소홀했다. 전당대회 끝나고 지방자치준비기획단을 구성해 차기 선거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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