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에도 센트럴파크가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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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에도 센트럴파크가 있었으면”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7.11.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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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공원·중앙공원, 도심에 있으나 행사장인지 공원인지 몰라
밀레니엄타운에 가족공원 조성 계획…"너무 좁다" 여론 무성
내년에 밀레니엄타운 부지에 가족공원이 들어선다. 과연 휴식공간을 절실히 원하는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인가. 현재로서는 너무 좁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현대인들에게는 쉼표가 필요하다
청주시내 공원과 밀레니엄타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심장부에는 넓은 공원이 있다. 센트럴파크이다. 미국 최초의 인공 공원이며 코스모폴리탄 속에 만들어진 최고의 숲이다. 이 곳에서 뉴요커들은 휴식을 취하고, 운동을 하고, 데이트를 한다. 뉴요커들뿐만 아니라 뉴욕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일부러 방문할 정도로 세계적인 공원이 됐다.

공원으로 개발되기 전 이곳은 돌로 가득 차 있던 습지였다고 한다. 도시가 계속 커지자 소음과 매연 속에서 쉴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뉴요커들은 1850년대에 버림받은 이곳을 거대한 공원으로 바꿀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마침내 1960년대에 센트럴파크라는 세계적인 공원을 만들었다.

청주 도심에도 센트럴파크가 필요하다. 도심에 공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사람이 숨을 쉬고 살 수 있느냐 없느냐처럼 절실한 문제이다. 높은 빌딩과 고층 아파트, 매연을 뿜어내는 자동차 속에서 허덕대는 현대인들은 공원의 넓은 숲과 물, 꽃 등 자연을 보고 위안을 얻는다.

청주시의 공원면적은 타 도시와 비교해 볼 때 매우 적다. 최근 자료인 2014년 기준 1인당 공원면적이 울산시 10.41㎡, 인천시 10.19㎡, 서울시가 8.48㎡인데 반해 청주시는 4.50㎡로 나타났다. 거의 꼴찌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청주시내에서는 청원구, 상당구, 흥덕구 순으로 1인당 공원면적이 넓었고 서원구가 가장 열악하다.

청주시내 도심에 위치한 공원은 상당공원, 중앙공원 밖에 없다. 충북도청 옆에 위치한 상당공원은 청주시내 한복판에 있으나 제대로된 공원 역할을 하기에는 좁다. 게다가 여러 가지 기념탑까지 있어 공원도 아니고 행사장도 아닌 형태가 됐다. 실제 이 곳에서는 갖가지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 겨울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부대들이 진을 치고 집회를 열었고, 각종 단체들이 시시때때로 모여 집회를 한다.

 

중앙공원, 일대 혁신 필요
 

또 중앙공원은 낮에는 어르신, 밤에는 청소년들의 집결지로 자리를 잡았다. 마땅한 소일거리가 없는 어르신들이 날마다 모여 오락을 즐기고 점심까지 해결한다. 이 곳에서는 종종 무료급식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불법 윷놀이 도박과 취객, 일명 ‘박카스 아줌마’라 불리는 노인 성매매단들로 인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더 많다. 그리고 밤에는 10대 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으로 인식돼 일반 시민들이 발길을 꺼린다. 중앙공원이 청주의 도심공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환경 정비 등 일대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시민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문암생태공원이다. 넓고 잔디밭과 놀이기구, 운동시설이 있어 인기다. 청주시는 1994년부터 이 곳에 생활쓰레기를 매립하다 2000년 12월 종료했다. 이후 부지안정화 및 환경정화 기간을 거쳐 친환경공원으로 조성해 2010년 1월 문을 열었다. 이 곳에는 게이트볼장, 볼링장, 그라운드 골프장, 야외공연장, 조깅코스, 캠핑장, 숲, 생태습지원, 생태광장 등이 들어섰다.

가을햇살이 따뜻했던 지난 5일, 문암생태공원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았다. 어린이들은 놀이기구를 타고, 어른들은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운동장에서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문암생태공원은 청주시내와 뚝 떨어진 흥덕구 문암동에 위치해 있어 도심공원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그리고 큰 나무가 없어 그늘이 적고 주차공간이 부족해 시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시민 김경화 씨는 “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이 곳을 청주의 에버랜드라고 부른다. 청주시내에서 갈 곳이 없다보니 주말이면 이 곳으로 몰리는데 주차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주변 무심천변은 금세 주차장으로 변한다”며 “큰 나무가 없어 그늘이 없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청주시 문암동 문암생태공원. 사진/육성준 기자

밀레니엄타운 가족공원 부지 11만4351㎡
 

그래서 청주 시민들은 뉴욕 심장부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처럼 대규모 도심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충북개발공사는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밀레니엄타운 부지에 가족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곳은 지난 1998년 이원종 지사 시절부터 개발 방안이 강구됐으나 약 20년간 표류해왔다. 그러다가 마침내 지난 2015년 3월 주민, 지방의원, 사회단체, 전문가 등 23명으로 밀레니엄타운 도시개발사업 자문협의회(의장 조철주 청주대 교수)를 구성했다. 여기서 공익시설을 55%, 수익시설을 45% 배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공익시설부지 32만2608㎡에는 가족공원, 실내빙상경기장, 해양과학관, 다목적스포츠센터, 학생교육문화원, 녹지, 주차장 등이 들어서고 수익시설부지 26만3874㎡에는 K-뷰티·메디컬센터, 복합엔터테인먼트, 관광숙박시설, 교육체험시설, 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을 입주시킨다는 것이다. 사업비는 총 2438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수익시설은 민간에게 분양된다. 수익시설에서 수익을 내서 공익시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는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인가를 청주시에 제출한 상태이고, 12월 중에 허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관심을 받고 있는 시설이 가족공원이다. 공원부지는 11만4351㎡로 모든 시설 중 가장 넓다. 조철주 밀레니엄타운 도시개발사업 자문협의회의장은 “수익시설은 공공재정 마련을 위해 유치하는 것이고 공원이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자문협의회는 여러 제약조건을 감안해 공원부지를 최대한 확보했다. 청주시에서 실시계획인가가 나면 12월경 첫 삽을 뜨고 내년 상반기면 공원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원은 오픈 스페이스 형태로 구조물을 최소한으로 제한하자는 의견이 많다. 잔디밭을 넓게 두고 시민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할 예정이다. 이 공원을 앞으로 잘 관리하려면 외국처럼 시민조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접근성에 대해서는 “청주 도심에서는 약간 벗어났지만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대규모 공원이 될 것이다. 청주뿐 아니라 충북도내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도시는 시민들을 위한 시설에 돈을 투자한다. 그런데 대개 일과성 행사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공원같은 시설도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돈이 없다고 한다. 지자체 예산배분에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밀레니엄타운내 공원 조성을 세금으로 하지 못하고 수익시설에서 거둔 이익금으로 하게 되는 작금의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가족공원은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너무 좁은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많다. 밀레니엄타운 활용방안을 찾을 당시 많은 시민들이 휴식공간으로 개발해줄 것을 원했다. 하지만 돈이 없어 공익시설 만으로 채울 수 없는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부지를 여기 저기 때주다보니 실제 공원은 전체 개발면적의 19.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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