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낙마 ‘NO' 참 일꾼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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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낙마 ‘NO' 참 일꾼 ’YES'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01.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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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방선거, 후보 검증 철저히 해서 잘 뽑자
선거 후 법원·검찰 들락거리는 단체장 더 못 봐
2018 지방선거가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꼼꼼하게 검증해 깨끗하고 일 잘하는 일꾼을 뽑자.

새 해가 희망차게 밝았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 우리들에게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지방의원 등은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마 희망자들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올 들어 본격적으로 활동할 것이다.

충북은 전국 인구의 3%에 불과하다. 인재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렇기 때문인지 선거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인물들이 적지 않다. 일부 언론들이 2일 신년 첫 호 신문에 지방선거 후보들의 면면을 실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출마를 생각조차 하지 않거나, 근거없이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언론에 이름 한 번 올라가기를 바라면서 본인 스스로 소문을 내고 다니는 사람들도 더러 실렸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아니면 말고 식의 ‘카더라’ 통신이 너무 난무해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출마의사가 없는 한 인사는 “내가 신문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기자들이 본인 의사를 타진하고 써야지 떠도는 말을 그대로 믿고 쓰면 안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후보들이 차고 넘치는 것 같지만 실제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거품빼고 나면 알맹이는 별로 없다는 얘기다. 또 도내 시·군지역으로 들어가 보면 벌써 몇 년째 같은 후보들끼리 리턴매치를 하는 곳이 상당수 있다. 3선을 노리는 자치단체장들의 경우 묘하게도 대부분 정치적 숙적들이 있다.

 

올해도 ‘리턴매치’ 많을 듯
 

진천, 음성, 보은, 옥천, 영동, 괴산지역에서 올해 이런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진천군의 송기섭 군수-김종필 전 충북도의원, 음성군의 이필용 군수-이기동 전 도의장, 보은군의 정상혁 군수-김수백 전 부군수, 괴산군의 나용찬 군수-송인헌 미래연구소 대표, 옥천군의 김영만 군수-김재종 전 도의원, 영동군의 박세복 군수-정구복 전 군수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당내 공천을 놓고 혈투를 벌이거나 아니면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후보들끼리 2~3번 리턴매치를 벌이는 이유는 인물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좁은 지역에서 같은 후보들끼리 싸우다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선거법위반 혐의로 고소·고발전이 난무하고 선거운동원 끼리도 볼 꼴, 못 볼 꼴 다 보여준다. 근거없는 중상모략과 인신공격 등은 선거 후 법적 다툼으로 비화되기 일쑤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정치혐오를 심어줄 수도 있다.

새로운 정치인 한 명 길러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선거 때만 되면 어디 참신한 후보 없느냐고 한다. 그러나 갑자기 참신한 후보가 하늘에서 떨어질리 만무다. 올해도 새롭고 경쟁력있는 후보를 만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모 씨는 “올해는 과도기이고, 4년 후인 2022년 정도면 새로운 얼굴들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충북은 인물 키우는데 너무 인색하다”고 잘라 말했다. 도내 각 정당들은 지난해 후반기에 정치대학, 지방자치 아카데미 등을 열었다. 미래의 정치인을 길러내는 역할을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간간이 열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거 때 외에는 정당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게 도민들의 말이고 보면 정당들은 평상시 참신한 정치인들을 육성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도민들이 절실히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이번에 깨끗한 일꾼을 뽑자는 것이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충북에서 중도 낙마한 단체장은 몇 명이나 될까? 무려 11명이다. 낙마한 순서대로 적어보면 김환묵 전 괴산군수, 변종석 전 청원군수, 이건용 전 음성군수, 이건표 전 단양군수, 한창희 전 충주시장, 김재욱 전 청원군수, 박수광 전 음성군수, 우건도 전 충주시장, 유영훈 전 진천군수, 임각수 전 괴산군수, 이승훈 전 청주시장 등이다.

 

현재까지 중도낙마 단체장 11명
 

지난해에는 이승훈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고 중도 낙마했다. 이 때문에 청주시는 ‘부도’가 났고 엉망이 돼버렸다. 통합청주시의 기틀을 마련하고 발전을 견인해야 할 시장이 없으니 시정이 잘 될 리가 없다. 이범석 부시장이 권한대행을 하며 근근이 해나가고 있으나 시민들의 실망감은 상당히 컸다. 그런 이 전 시장은 반성의 기미도 없이 부인인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와 선거운동을 위한 몸풀기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청주시장에 출마한다는 천 교수는 이 전 시장과 함께 한복을 입고 새해인사 동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고, 지인들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한편 민선6기 들어서는 유영훈·임각수·이승훈 외에 이근규 제천시장, 홍성열 증평군수, 정상혁 보은군수,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선거법 혹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3명은 낙마했고, 길고 긴 재판을 거쳐 정 군수와 김 교육감은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정 군수는 간신히 살아났고, 김 교육감은 임기 초반 법원·검찰을 들락거렸으나 혐의를 벗었다. 이근규 시장과 홍성열 군수는 초반에 아무 일 없이 끝났다. 요즘은 나용찬 괴산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선거 한 번 하고 나면 시민들은 1년 이상 조사와 재판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단체장이 1년간 검찰과 법원에 불려 다니면 임기의 1/4을 바치게 되는 것이다. 긴 시간임에 틀림없다. 어떤 경우는 3년 이상 계속될 때도 있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무리한 선거는 이렇게 뒷 탈을 남긴다. 그러나 이런 선거가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제발 올 선거 때는 능력있고 깨끗한 후보를 뽑자. 시장 수행 3년 4개월여 만에 대법원이 당선무효형을 내리면 그 시장이 추진했던 수많은 일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결론적으로 시장 당선이 무효라는 것이므로 일도 무효가 되는 것인가. 그럼 시민들은 전 시장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아니면 000 씨라고 해야 하는가. 더 이상 법원·검찰을 드나드는 자치단체장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지역을 이끌 충분한 능력은 있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선택하자. “지역에 봉사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말은 사탕발림인 경우가 많다.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출마 이유를 지역대표가 되고 싶은 욕망 때문일 것으로 본다. 후보들은 이왕 대표가 되겠다고 나섰으니 도마위에 올라갈 준비를 하시라. 유권자들은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꼼꼼하게 검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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