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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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어디로 갈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01.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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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운천동 직지문화특구내, 사직동 옛 국정원 부지 검토중
“직지관련 기관과 함께 있어야 효과 극대화 될 것” 여론 높아
직지특구내 부지--운천동 920번지 외 25필지. 직지특구내 위치해 관련시설과 연계성 높아. 사유지로 비용발생하고 시간 걸리는 단점 .  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시와 직지
의미있는 국제기구 유치

청주시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유치함에 따라 후속작업에 이목이 쏠려 있다. 그 중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센터 부지를 어디로 하느냐이다. 현재 거론되는 곳은 운천동 직지문화특구와 사직동 옛 국정원 부지.

직지문화특구는 청주예술의전당~흥덕초등학교 구간으로 고인쇄박물관, 흥덕사지,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전수관 등이 있다. 청주시는 국제기록유산센터가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운천동 920번지 외 25필지 3300㎡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현존하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흥덕사지와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있는 이 곳은 연계성 면에서 최적지로 꼽힌다.

다만 사유지를 매입해야 해서 비용이 발생하고 주민 보상까지 마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고인쇄박물관 관계자는 “직지문화특구내에 건립하면 상징성이 있고, 청주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유지를 사야 한다.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 사업 기간이 2018~2020년인데 그 안에 완공을 못할 수도 있다. 직지문화특구 일대가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돼 있어 고도제한을 받는다는 단점도 있다. 건물 높이를 14m까지만 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록유산 보존교육 하려면 집적화돼야
 

반면 사직동 587-1번지 옛 국정원 부지는 시유지라서 바로 건립할 수 있고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부지면적은 2필지 6131㎡이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이 곳은 청주시가 지난 2016년 건물을 모두 철거해 빈터로 남아있다. 하지만 직지특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인쇄박물관 관계자는 “직지문화특구보다 넓고 확장성이 있으나 직지문화특구와 떨어져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한 번 지으면 여간해서 이전이 어렵다는 점에서 멀리 내다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게 시민들 말이다. 그런 점에서 국정원 부지는 차선책이지 최선은 아니라는 여론이 높다.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직지 덕분에 오게 된 것이라 직지관련 기관과 함께 있어야 타운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곳에서는 기록유산 보존교육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고인쇄박물관과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주조전수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집적화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 주장이다.

운천·신봉동 주민들은 특히 국제기록유산센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선규 운천·신봉동 주민자치위원장은 “국제기록유산센터는 당연히 직지문화특구에 지어야 한다. 이것이 직지문화특구를 살리는 길이다. 행정편의 보다 어디로 가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청주시는 직지문화특구를 대표적인 관광지로 육성해야 한다. 우리에게 직지 만한 상품이 어디있는가. 앞으로 운천·신봉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 업무를 맡고 있는 고인쇄박물관 측은 부지 선정을 앞두고 과도한 유치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최근 일부 언론들이 2월경 부지 선정을 마무리한다고 보도했으나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오는 4월에 청주시·국가기록원·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협약체결을 하고 5월에 센터 건립기획단을 조직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를 보더라도 2월 부지선정은 무리라는 것이다.
 

옛 국정원 부지--사직동 587-1번지 외 2필지. 시유지로 바로 건립 가능하고 비용절감. 직지특구와 이원화 돼 연계성 부족 단점. 사진/육성준 기자

차기 시장이 결정할 수도
 

실제 향후 부지 선정을 놓고 핌피현상(PIMFY: Please In My Front Yard)이 일어날 가능성도 예상된다. 이는 ‘님비’현상과 반대로 제발 우리지역으로 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부지 선정이 민선7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오는 7월 1일이면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기 때문에 이범석 시장 권한대행이 부담을 느끼고 다음 시장에게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쫓기듯 결정하지 말고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제기록유산센터는 청주시가 부지와 건물 신축을 부담하고, 국가기록원이 운영비를 책임지는 형태로 운영된다. 시는 센터 건립에 26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운영 주체는 국가기록원이고, 청주시는 프로그램 등 기획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직지의 도시 청주시는 그동안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켰고 유네스코와 함께 직지상을 제정·운영하고 있다. 또 직지특구를 지정하고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국제기록유산센터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기간에 역대 직지상 수상자들과 함께 한 ‘직지상 2.0 라운드테이블’에서 청주시는 국제기록유산센터 건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자 라 루 유네스코 사무총장보는 본국으로 돌아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이후 청주시·국가기록원·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후속사업을 협의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관계기관 MOU를 거쳐 2017년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국제기구 유치가 어려운데 청주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한다. 국내에는 서울시에 유네스코 국제이해교육원(APCEIUE), 전주시에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 충주시에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OM), 그리고 대전시에 유네스코 국제물안보교육센터(I-WSSM)등의 국제기구가 있다.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는 무슨 일 하나
 

청주시가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유치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 곳은 크게 세계 기록유산 정책연구, 사후관리, 보존교육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세계기록유산 콘텐츠를 연구하고 사후관리하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교육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물이 재난·재해 등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센터가 건립되면 기록유산에 관한 한 청주시는 대표성을 갖게 된다. 유네스코 국제기구를 유치해 도시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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