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올 지방선거에 어떻게 작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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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올 지방선거에 어떻게 작용할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04.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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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당 유행열·우건도 예비후보 사건 관심집중
피해자들 “사실이다” 후보들 “정치적 음모” 주장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는 문화예술계, 종교계, 정치계, 교육계를 강타했다. 어느 분야라고 할 것도 없이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6·13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터져나온 만큼 사회적 영향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는 더민주당 유행열 청주시장 예비후보와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가 미투고발로 성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피해자 A씨는 지난 11일 더민주당충북도당 홈페이지에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유행열 후보가 지난 1986년 4월 초 산성에서 강압적으로 성폭행하려 했다고 올리고 공개사과와 후보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유 후보의 성폭력사건을 30여년 동안 잊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가 청주시장에 출마한 것을 보고 미투운동에 동참할 생각을 했다. 이런 사람이 시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유행열 더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

그러자 유 예비후보는 “저는 이번 일을 지지율 1위 유력 후보를 음해하기 위한 선거 방해 행위로 규정한다. 단언하건대, 더민주당 충북도당에 게시된 글은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힌다”며 “저를 대상으로 한 구태의연하고 추잡한 정치공작에 대하여 강력한 법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유 후보의 대학 후배이며 같이 학생운동을 한 인연이 있다.

또 지난 2월 23일, 3월 5일, 3월 6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충북도청 여성 공무원 B씨는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김시내’라는 이름으로 더민주당충북도당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는 “여직원 불러내서 술 먹이고 노래방 데리고 가서 강제로 껴안고 입맞추고...거부하는 여직원에게 뭐라고 했죠? ‘결혼도 했잖아. 처녀도 아니면서 왜 이래?’”등의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우 예비후보는 여러 번의 기자회견을 통해 “충북도 공무원 모 씨는 마치 피해자인양 뒤에서 숨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가족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사건이 저를 시장선거에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세력들에 의한 모종의 음모라고 확신한다”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당일 날짜, 마신 술의 종류가 사실이 아니라며 허위라고 말했다.

우건도 더민주당 충주시장 예비후보

그러자 B씨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기억 착오는 있을 수 있으나 사실이다. 나는 정치적 배경도 의도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예비후보는 B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무고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현재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찰이나 정당이 몇 십년이나 지난 사건 실체를 밝히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지방선거가 채 2개월도 남지 않았고 후보공천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편 충북여성연대는 미투운동에 대해 성희롱·성추행 문제가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사회변혁운동이라며 우리사회 권력구조가 재편될 때까지 #미투, #위드 유, #체인지 업 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충북여성연대 등 여성계는 “모든 정당은 어떠한 형태로든 폭력이나 차별 피해자가 있는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이 때문에 더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향후 전개과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고민 많은’ 더민주당충북도당

우건도 심사 건 윤리심판원 회의 열었으나 ‘유보’
유행열 건은 중앙당 젠더폭력대책특별위원회에서 회의

 

더민주당충북도당은 지난 17일 우건도 예비후보의 심사 건에 대해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0일 다시 회의를 열어 의결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우건도 예비후보와 충북도 공무원 모 씨의 주장이 상반되고 경찰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판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날 소명기회를 가진 우 예비후보는 도당에 참석해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유행열 예비후보는 같은 날 더민주당중앙당 젠더폭력대책특별위원회에서 미투 의혹에 대해 소명했다. 유 예비후보도 성폭력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유 예비후보의 사건도 중앙당을 거쳐 도당으로 내려오면 윤리심판원을 열고 징계여부 등을 결정한다.

이후삼 더민주당충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7일 “시장·군수 후보와 도의원 후보들에 대한 공천 심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수 후보 추천지역과 복수 후보가 출마한 지역의 경선 여부, 경선일정 등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두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중앙당 젠더폭력대책특별위원회와 충북도당 윤리심판원 의견을 모은 다음 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판단할 것이다. 청주와 충주 두 지역에 대해서도 이 달 말까지 공천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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