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선거, 재미있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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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선거, 재미있게 만들기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4.25 1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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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공략하는 다양한 SNS이벤트, 정책 발표도 활발
지지자들과 치맥 데이트‧단편영화 제작‧선거 일지도 게재
이번 지방선거의 운명은 스마트폰에 달려 있을까. 후보들마다 SNS를 활용한 미디어 선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젊은 층을 만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 SNS이기 때문이다. /사진=육성준 기자

2018 충북지방선거의 특징
스마트폰이 선거한다?

이번 지방선거의 운명은 스마트폰에 달려 있을까. 후보들마다 SNS를 활용한 미디어 선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보들과 선거 캠프 관계자들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매일매일 선거운동 일지를 올리고 정책을 발표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SNS를 보면 매일 아침 후보가 어디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아침밥은 무엇을 먹었는지, 활동 경로는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 예비 후보 캠프측은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방법이 현재로선 SNS밖에 없어 보인다. 정책이나 지지 영상을 꾸준히 만들어 올리고 있다. 전에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혼자놀기 시리즈’영상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지 않아 지금은 기본적인 것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행렬 청주시장 예비 후보 캠프 측도 정책 발표 및 과거 토크콘서트 영상의 일부분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 다양한 질문과 답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구체적인 정책 발표도 매주 올라오고 있다. 정정순 후보는 전단지 형태의 공약 발표를 꾸준히 하고 있다. 황영호 후보는 아직까지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도지사 후보 가운데에는 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가 열심이다. 황소캠프라는 닉네임을 단 신 후보 측은 ‘우문현답시리즈’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또 군소정당 후보들의 선거전략도 재미있다. 녹색당 시의원 후보 이경 씨는 항상 ‘녹색’옷을 입고 나타나며 자신의 이름을 패러디해 ‘이경, 이겨~꼭 이경’이라고 외친다.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청주백수’를 콘셉트로 내세운 청년정당 바른미래의 이재헌 후보도 자전거를 타고 현장의 유권자를 만난다. 선거를 부드럽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SNS활용을 가장 잘하는 그룹은 이광희 시장 후보 캠프다. 올 1월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매주 꾸준히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광희와 톡톡톡’이벤트를 통해 청주시내 맛집을 투어하고 공간을 탐색한다. 단편영화도 제작중이다. 이광희 후보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선거를 치르고 싶었다. 2년 전부터 새로운 선거운동을 구상했고, 정책 또한 준비해왔다. 선거기획사가 하는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후보가 벌이는 이벤트에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이들의 ‘인증샷’은 또 다시 게재된다.

 

청주시청 기자실 예약 봇물

 

SNS만큼 눈길을 끄는 것은 후보들의 정책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광희 후보는 “출판기념회를 할 때 공약 내용을 묶어서 낸 후보는 아마 내가 유일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선거에 나온 후보들은 왜 나오는지, 무엇을 하기 위해 나오는 지 말하지 않았다. 이제는 유권자도 그 이야기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들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라고 설명했다.

수요일은 이광희 후보, 목요일은 한범덕 후보, 금요일은 정정순 후보가 청주시청 기자실에서 매주 정책발표를 해왔다. 하지만 한범덕 후보나 정정순 후보는 요즘 사안이 있을 때만 하고 있다. 임헌경 청주시장 예비후보는 카드뉴스를 주제별로 만들어 SNS를 통해 정책홍보를 하고 있다.

이렇듯 정책이 많이 돌출되다보니 후보들끼리 충돌하기도 한다. 최근 한범덕 후보의 ‘트램 관련’공약을 이광희 후보가 비판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거기획사를 운영하는 모 씨는 “지난번 선거보다 정책이 두드러지는 것은 사실이다. 정책이 걸러지려면 공방이 더 깊게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아서 기존의 선거운동 방식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SNS가 눈으로 보기엔 파장이 더 커보일 수 있지만 효과를 수치화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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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도 아닌데, 후보보다 더 열심히 인사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외치는 충북지방자치포럼 회원들

회원 20여명 매일 거리에서 피켓 들어…유권자 행동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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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방자치포럼 회원들은 요즘 매일 사거리에서 피켓을 든다. 지방선거 후보들도 아닌 이들이 피켓을 드는 이유는 정치에 대한 또 다른 ‘간절함’ 때문이다. 충북지방자치포럼은 충북NGO센터가 주최한 ‘지방자치포럼’에서 공부한 이들이 따로 차린 모임이다. 회원은 20여명이다. 이들은 생업이 있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조를 짜서 ‘정당공천제 폐해’를 알리는 피켓을 든다.

충북지방자치포럼 회원들은 매일 ‘정당공천제 폐지’를 외치는 피켓을 든다. 사진 충북지방자치포럼 제공 사진

성광철 씨는 “지금까지 시민사회와 정당에서 후보들을 일부 검증했지만 공천을 받은 이들의 면면을 보면 여전히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많다. 한마디로 검증시스템이 무너졌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정당공천을 받을 후보들에 대한 자질검증을 시민 스스로 하도록 시민후보 경선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벌써 2000여명이 참여했다.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성 씨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문제가 되는 후보를 거를 것이다. 이것은 전국차원에서 처음 이뤄지는 유권자 운동이다. 시민단체 후보가 정당공천을 받는 것은 당과 정략결혼을 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가장 큰 숙제는 정당공천제 폐지다. 회원들은 “기초의원은 지역민이 검증해 지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하는 데 정작 지금 이들은 국회의원 공천장에 목이 매어 있다. 공천만 받으면 되는 시스템이지 않나. 이러한 폐해를 없애야 한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가 확정됐다가 갑자기 국회의원들이 마음을 바꿔 물거품이 됐다. 유권자들이 나서서 선거문화를 바꿔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광철 씨는 오전과 오후 피켓을 든다. 그는 “점점 선거에 관심이 없어지고 있다. 선거가 그들만의 리그로 끝난다. 시민들을 만나면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 피켓을 들고 인사하는 사람들도 줄고 있다. 정치적 무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회원인 성광철 씨와 박대용 씨는 이번에 무소속으로 청주시의원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 또한 선거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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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폐지 2018-04-27 17:42:49
맞습니다. 공천제는 폐지가 되어야 합니다.
당에 빌붙어서 콩고물이라도 떨어진거 받아 먹으려니 정작 시민들한테는 무관심과 냉대로 일관하고 나중에 본인의 출세 및 사리사욕 챙기기의 발판이 되는...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은만큼
일하라!!놀지말고 시민의 말을 귀담아 들어라!!
공천제는 반드시 페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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