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련 예산 청주시는 ‘늘고’ 충북도는 ‘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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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련 예산 청주시는 ‘늘고’ 충북도는 ‘줄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5.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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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예술제 예산 확대, 미술스튜디오 건립 ‘눈길’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문화’다. 과거 중앙집권적인 구조들이 해체되고, 문화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역문화가 지자체들의 경쟁력있는 ‘무기’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해마다 지자체들의 지역문화가꾸기 열기가 뜨겁다. 2005년 충북도와 청주시는 어떠한 문화관련 정책들을 제시했는지 살펴보자.

눈에띄는 대목은 청주시의 문화관련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행사관련 예산을 따져보면 지난해 총 3억5000만원에서 올해 4억 4000만원으로 20%증가했다.

특히 청주예술제는 지난해 3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확대돼 가장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청주예술제는 청주예총을 중심으로 청주시의 예술을 알린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당시 김동연 청주예총회장은 “충북예총의 청풍명월예술제가 도단위 예술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청주예술제는 청주시의 예술축제이자 시민축제”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올 청주예술제의 개최시기는 4~5월로 잡고 있고, 또한 이 시기에 청주예총이 주관하는 청주사랑어울마당(5000만원)도 함께 열린다. 게다가 직지축제도 봄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 올 봄은 그야말로‘시민축제’가 만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내 문화예술관계자들은 청주예술제의 예산확대를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과연 청주시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 특히 정체성 없는 대동소이한 축제들이 난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청주시의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연철흠의원이 청주예술제의 정체성에 대해 묻자 시는 “범도민예술계가 함께하는 청주지역의 축제”라고 밝혀 앞으로 예술제가 그 취지대로 진행될지 지켜보는 눈들이 많아졌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관련종사자는 “범도민예술계가 합의한 축제로 만들려면 지금부터 실질적인 추진위원회와 운영위가 별도로 구성돼야 한다”며 “적어도 예술단체의 경연대회 형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청주시 관계자는 “축제가 많아진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좋은 일이 아니냐”며 “청주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예술축제로 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예술단체 지원금도 증가
이외에 청주예총 홈페이지 구축에 3000만원과 , 충북민예총 한·베트남 교류(500만원), 충북예총 한중교류(2000만원)등이 지원됐다. 한편 시민사회단체 보조금도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 예총(3000만원→4000만원), 민예총(2000만원→2500만원), 문화원(2000만원→2500만원)이 각각 그것이다.

그리고 청주시는 신년 사업으로 작업실과 미술관이 함께하는 ‘미술스튜디오’건립을 추진중에 있다. 현재 시는 국비 10억원과 시비 25억을 들여 총 600평규모로 작업실 200여평과 전시실 400평을 갖춘 미술스튜디오를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였던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보다 그 부피가 커져, 사실상 도내에서 대형기획전이 가능한 유일한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올해 건립예정인 사천동 근린공원내 북부도서관부지에 미술스튜디오도 함께 추진을 계획했지만, 지난 시의회에서 미술스튜디오의 접근성을 문제삼아 계획이 잠시 유보된 상태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안에 부지를 찾아,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미술 스튜디오안에 마련되는 작업실은 15명 작가의 아뜰리에로 꾸며진다. 또한 작업실에서 만든 작품들은 다시 시민들에게 전시회를 통해 보여준다. 여하튼 이번 미술스튜디오 건립은 올해 미술계의 확실한 ‘굿뉴스’가 되고 있다. 그동안 공공미술관건립에 대한 예술단체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지만, 지자체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술스튜디오 건립 일지를 살펴보면, 지난 2003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경충북작가회(회장·장부남)는 어린이회관 제3전시관을 리모델링해 미술관건립을 요청했지만, 시는 어린이 시설의 용도변경을 문제삼아 다른 부지를 찾아 나섰다. 그 사이 밀레니엄 타운 등 물망에 오른 곳들이 몇 군데 있었지만 부지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다가 2004년 북부도서관 건립부지에 미술스튜디오 건립이 가시화 된 것. 때마침 문화관광부는 전국단위로 미술관 건립 공고를 냈고, 청주시도 보은, 제천 등과 함께 신청서를 냈다. 전국적으로 20여곳이 신청했지만, 최종적으로 청주와 경북 영천이 선정돼 국비 1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한다.

또한 청주시는 올해 700평 규모로 북부도서관 착공에 이어 2006년에는 가경동 택지개발 일대에 서부도서관 건립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규모 어린이 도서관도 앞으로 2~3군데 더 지을 예정이다.

충북도, 신규사업 없다
한편 도는 지난해 사업에서 추가된 사항이 없다. 문예진흥기금과 무대작품지원사업, 그리고 찾아가는 문화활동 사업을 올해도 지속한다. 문예진흥기금은 지난해보다 4500만원 늘어난 5억4000만원으로 확정됐고, 무대작품지원사업은 지난해보다 절반으로 줄어 2억 8000만원이 지원된다. 도 관계자는 “무대작품지원사업은 국비지원사업인데 국비가 50%절감됨에 따라 도비도 함께 감소하게 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2억8000만원을 4개 공연 분야로 나누면 한분야에 7000만원꼴이다.

이에 도내 연극단체의 한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무대지원사업 규모가 점차 감소되고 있다. 7000만원을 도내 극단들로 쪼개준다고 하면 결국 올해는 1000만원 내외의 금액을 지원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정한 사후평가제도 실시로 경쟁력있는 극단에 지원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찾아가는 문화활동은 지난해 신규사업이었는데 역시 국비지원사업으로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한 3억2000만원 예산이 잡혔다.

청주시가 문화예술관련정책이 사업내용과 지원규모에서 확대되고 있는 반면 충북도는 올해 제자리 걸음보다 못한 ‘퇴보’하고 있다는 비판이 올해도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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