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도심 통과 노선 실패 거센 후폭풍
상태바
청주도심 통과 노선 실패 거센 후폭풍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4.29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 반대하더니 결국 초안에 미반영
더불어민주당 책임론 일고 정부여당 규탄 목소리 높아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도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지난 2월 5일 당시 이낙연 당 대표에게 청주도심 통과 노선을 건의했다. 사진/ 충북도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도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지난 2월 5일 당시 이낙연 당 대표에게 청주도심 통과 노선을 건의했다. 사진/ 충북도

 

충청권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 초안에 반영되지 않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초안이라고 하는 이유는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6월말에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2개월 동안 다시 국토부와 기재부를 설득해 이 노선이 들어가도록 노력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전국 지자체들이 이번에 실패한 노선을 본안에 밀어 넣으려 하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기는 힘들다.

충북도와 정치권은 지난해부터 정부에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를 요청해왔다. 그동안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은 국토부를 방문해 수차례 요구하고 삼보일배, 서명운동, 각종 홍보활동을 펼쳤다.

충청권 광역철도망은 대전~세종~조치원~오송~청주시내~청주공항 노선이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22일 “동탄~청주공항 광역철도 34.9㎞와 조치원~오송~청주공항 1.4㎞가 반영됐다”며 “충청권광역철도 중 대전~세종, 세종~오송~청주공항 노선은 반영됐으나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들어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공청회 초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결코 체념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오는 6월 최종 확정까지 더 많은 힘과 중지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더니 이 지사는 26일 정부에 대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忠도 淸도 다 빠진 광역철도를 충청권 광역철도라고(?). 정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중 충청권 광역철도는 충주와 무관하고 청주는 패싱된 무늬만 충청권 광역철도다. 차라리 충청을 빼고 대전·세종 광역철도 또는 대전·세종 공항전용철도라 표현하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청주도심 통과 철도는 광역철도가 아닌 도시철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주시민은 시내를 오가는 도시철도가 아닌 도심에서 철도타고 대전, 세종, 진천, 안성, 동탄을 오가는 광역철도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오송~청주공항은 이미 있는 단선을 복선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노선은 대전·세종에서 오송을 거쳐 청주공항까지 간다. 다만 청주시내를 거치지 않고 외곽으로 빠진다. 그래서 대전·세종시민들만 청주공항 가기가 좋아져 공항전용철도라는 말이 나오게 생겼다. 대전·세종쪽에서는 처음부터 청주시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공항으로 가는 것을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이래 저래 편리한 대전·세종시 교통이 더 좋아지게 됐다.

국토부는 처음부터 충청권 광역철도가 청주도심을 통과해야 한다는 충북의 주장에 반대했다. 일단 예산이 많이 필요하고 충북을 제외한 대전·충남·세종에서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청주도심을 통과하는 새로운 노선 대신 기존 충북선을 활용하고 청주시내에는 도시철도를 건설하는 안을 대안으로 내놨다. 이에 대해 충북은 충청권 메가시티 건설을 위해 충청권을 하나로 연결하는 광역철도가 필요하고 시내 외곽에 위치한 충북선은 이용률이 높지 않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충북균형발전지방분권센터는 ‘청주도심통과 광역철도쟁취 범시민비상대책위’로 조직을 확대하고 29일 충북선 옥산건널목에서 출범식 및 정부여당 규탄대회를 연다. 청주시내 곳곳에는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며칠 전 석방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청주상당)은 청주도심 통과 노선을 되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정 의원은 도내 유일 국토교통위 소속이라 책임감을 안고 있다.

한편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 반영으로 진천군은 최고의 경사를 맞이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지난 22일 “이제 화성시 동탄역~안성시~진천국가대표선수촌~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 구간을 34분만에 갈 수 있게 됐다. 진천군이 기획하고 제안한 이 광역철도를 유치하기 위해 충북도, 경기도, 진천군, 청주시, 화성시, 안성시 등 6개 지방정부의 업무협약, 대정부건의문, 민간위원회 구성, 국회토론회, 퍼포먼스 등 2년여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송 군수는 진천군 개청이래 126년만에 처음으로 기적소리가 들리고 진천시 건설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역시 ‘부동산공화국 대한민국’답네
정부 계획 발표하자마자 부동산 들썩들썩

 

교통이 주거지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그러나 부동산공화국 대한민국에서는 정부의 교통정책이 곧바로 아파트 값 등락으로 이어진다. 최근들어 이런 경향이 훨씬 심해졌다. 그런데 이것도 집을 가진 자만 해당되고, 없는 사람들에게는 ‘남의 얘기’일 뿐이다.

이번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초안이 발표되자 희비가 엇갈린다는 후문이다. 수도권 서부권역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경기 김포~부천으로 대폭 축소된 채 반영되자 일부지역에서 집 값 하락을 걱정한다고 많은 언론들이 보도했다.

당초 경기도와 인천시, 김포시는 GTX-D 노선을 서울 강남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인천 검단·청라·영종과 경기 김포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강남까지 연결되리란 기대가 무너지면서 이 일대 주택 매물이 늘고 호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경기 화성시 동탄역~청주공항의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 노선이 초안에 반영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충북에서는 진천군과 충북혁신도시의 땅·아파트 값에 주목한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국을 돌며 투기하는 사람들은 벌써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 소문을 듣고 이 일대 부동산을 샀다는 얘기가 있다. 발표된 뒤 사면 이미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충청권 광역철도의 청주도심 통과 가능성을 열심히 활용했던 청주권 부동산업계도 실망하는 분위기다. 많은 부동산업자들이 이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하루 아침에 한 쪽은 웃고, 한 쪽은 우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게 새삼 놀랍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