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필요한 건 ‘디지털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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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건 ‘디지털 거리두기’
  • 충청리뷰
  • 승인 2021.07.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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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사용시간 정하거나 개발된 어플 써보기

 

퓰리처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 최근 우리 삶의 양식은 이전과는 다르다.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온라인 주문이 일상화될 만큼 학교, 가정, 사회 전반에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디지털·미디어가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으며 편리함을 누리게 되었지만, 지금이야말로 디지털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단순히 “디지털·미디어 기기를 손에서 내려놓아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디지털의 배신-디지털은 인간을 어떻게 조종하는가(이광석 지음)>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우리가 디지털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주체적으로 디지털을 이용하면서 살아갈지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음을 전달하고 싶다.

휴대폰 불필요한 앱 삭제하기부터
디지털 거리두기는 디지털 디톡스(Detox)라고도 불리는데,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잠시 멈추고 온라인이 아닌 일상에 집중하자는 의미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5월 21일 전국 학령 전환기(초4학년, 중1학년, 고1학년) 청소년 129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과의존 청소년이 증가한 가운데 전년 대비 초등학생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남자는 연령이 낮을수록, 여자는 연령이 높을수록 과의존 위험군이 많았다고 조사됐다.

이들은 우울, 불안, 번아웃 증후군, 주의력결핍 행동장애 등으로 이어져 정서적 삶의 만족도가 저하될 수 있고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 뿐 아니라 이는 어른들에게도 포함되는 이야기다. 자신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본인이 통제하지 않으면 누가 통제할까. 스스로 먼저 주체가 되어 자신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제한을 두고 사용량을 줄여간다면 본인의 필요에 따라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 거리두기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생활 속 간단하게 실천 가능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휴대폰 속 불필요한 앱은 삭제하고 알림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는 무음으로 해놓는 것이다. 아침에 눈 떠서부터 다시 잠들 때까지 우리의 생활과 동행하는 것이 디지털 기기라고 생각한다. 함께 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말하면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로 인해서 해야 할 것을 놓치거나 인생에 더 중요한 것을 뒤로 미루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을 것이다. 대한수면학회 정기영 회장(서울의대 신경과)은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잠들기 전 휴대폰 사용 자제를 실천해야 한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우리의 수면 만족도에 방해 요소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 사용주체는 나 자신
둘째, 가족들과 휴대폰이 아닌 다양한 대화로 함께 시간을 보내자. 집에서조차 디지털 기기의 계속되는 사용으로 대화까지 단절되고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받는다. 하루에 가족의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시간과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는 것 중 어느 것에 더 할애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이 휴대폰보다 먼저라고 말하지만, 일상적인 삶 속에서 정말 이를 실천하는지는 아이러니하다.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는 “당신의 컴퓨터와 핸드폰을 끄고 진정으로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의 이런 진솔한 말은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져 인상적이다. 여러 이유로 휴대폰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최소한의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가족과 얼굴을 맞대고 가벼운 어깨 토닥임과 함께 대화를 시작해보자. 디지털 기기로는 미처 다 전해지지 못했던 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디지털 기기 사용의 주체는 자신임을 꼭 기억한다. 요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느끼며 차단 시 금단 현상이 나타나는 위험사용자군과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차 늘고 집착을 하며 자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주의사용자군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가까운 이웃, 어쩌면 우리 가족 구성원의 모습일 수 있다. 우리가 이 무리에 속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깨어 있어야 한다.

어떻게 스스로 깨어 있나? 간단하게 몇 개 떠올려 보면, 스스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 정하기가 있다. 사용 시간은 정했으나 디지털 기기에 빠져 멈추기 어렵다면,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애플(iphone)의 경우, 스크린 타임 기능이 있다.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패밀리 링크’가 있어 본인이 시간을 정하든지 가족들의 폰과 연결해 다른 가족들이 아동이나 청소년의 사용 시간을 제재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만들기/캠핑/요리 등 오프라인 취미 가지기, 향초를 피우며 족욕을 즐기거나 독서하기 등이 있다. 위에 소개한 방법들은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에 하나씩 실천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뿐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디지털 거리두기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쁜 일상에 쉼이 필요하듯, 올바른 디지털 거리두기로 나의 건강과 삶을 오롯하게 스스로 향유하며 팬데믹 시대를 마주하면 어떨까. 그러한 삶이야말로 오늘날 가장 빛나는 삶이지 않을까.

이하경 청주 수곡초 교사
이하경 청주 수곡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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