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진앙 송재봉씨 “마음의 빚 덜어 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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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진앙 송재봉씨 “마음의 빚 덜어 후련”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7.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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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같은 기무사 조사, 자포자기 자술서가 단초
   
▲ 자신의 허위 자술서로 인해 20명의 선후배들이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려온 송재봉씨는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용공조작을 사실상 인정하자 16년간 안고 살아온 마음의 빚을 덜게 됐다고 밝혔다.
청주대 자주대오가 용공조작 의혹이 있다는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에 누구보다도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은 송재봉씨(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이다.

송씨가 기무사 수사관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구타와 협박에 시달려 그들이 불러주는 대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작성한 자술서로 인해 20명의 선후배들이 용공으로 몰려 옥살이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송씨는 “청주대 자주대오 사건 이후 16년간 동료 선후배들에게 죄인처럼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왔다. 폭력과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자포자기한 내자신이 한없이 미웠다. 적잖은 세월이 흘렀지만 조작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기무사 조사 당시 상황은 떠올리고 싶지도,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며 치를 떨었다. ‘오죽 했으면 군 감옥이 싫어 일반 교도소로 옮기기 위해 항소까지 포기했겠느냐’는 말로 대신했다.
경찰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용공조작을 단정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 그쳐 미흡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송씨는 생각을 달리했다.

송씨는 “경찰이 사건 조작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내용적으로는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강령이나 규약, 조직 명칭이 신빙성 없다고 한 것은 사실상 조작을 인정한 것 아닌가.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가혹행위 부분에 대한 조사가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송씨는 “군대 내에서 사건이 짜맞춰진 것을 확인하면서 구타나 가혹행위에 대한 조사가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조사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재조사가 이뤄져 사건조작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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