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 부속실장 사건과 관련, 언론들의 보도행태에 대한 비판론이 지역의 대표적 논객인 김승환 충북대 교수(국어교육학과)에 의해 제기,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충청리뷰의 인터넷판 신문 ‘오마이 충북’ 자유게시판에 올린 ‘양길승 사건과 언론윤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글의 사회에서 다른 글을 무단으로 인용하거나 차용하는 것은 일상적인 사회에서 강도나 도둑에 해당한다. 특히 알고도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면 그것은 사기(詐欺)다. 한마디로 글을 차용하고 인용하면서 정확하게 출전을 밝히지 않는 것은 결코 용서될 수 없는 죄악이다. 양길승 사건의 경우, 신문과 방송들이 대서특필을 하는 데 있어 보도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며 “지난 7월 8일 청주의 주간지 충청리뷰가 각고의 노력 끝에 사실을 보도하고 논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불거진 이 사건을 다른 언론들이 다루면서 (자신들이) 전혀 새로운 사실을 취재하고 분석하는 것처럼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우리 언론의 수준과 지표가 이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충청리뷰가 이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언론들이 이런 사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 글의 세계에서는 강도나 사기의 죄를 범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만약 언론이 양길승 사건을 음모이론의 관점에서 선정성을 확보했다면 그것은 성도착을 자극적으로 이용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어떤 사건을 해석할 때 정사적(正史的) 관점에서 이해하고 해석하지 않고 이면의 특별한 문제만을 파고드는 음모적 관점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충청리뷰가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할 수 있었던 것은 제보에 의한 것이거나 우연성 때문이 아니라, 미립이 쌓여서 사회를 이해하고 보는 세계관이 필연적으로 연출한 쾌거”라고 평가한 후 “이 일을 계기로 충청리뷰는 주간지이면서 지역신문의 조건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주변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양승길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향응파문에 대한 언론과 청와대의 대응방법을 돌아보며 우리나라의 의식수준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는 소회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