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교육감 10년…이번엔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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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교육감 10년…이번엔 바꿀 수 있을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3.08.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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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진영 김병우 단일후보, 보수는 단일화 전망 ‘불투명’
예상 후보자만 10여명…“물망 자체가 손해는 아니다”자평
내년 6·4 지방선거에서 새 충북교육감을 뽑게 된다. 이기용 현 교육감이 3선 제한에 묶여 임기를 마치게 된다. 현재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만 10여명.
내년 교육감 선거는 보수교육감 시대를 마감하고 진보교육감이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기용 교육감만 임기가 10년. 김영세-김천호-이기용 교육감으로 보수교육감 20년 시대가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에 판을 뒤엎을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다자구도, 진보진영에 유리

진보진영에서는 충북교육발전소 대표인 김병우(56)씨가 일찌감치 낙점됐다. 김병우 씨는 전 충북교육위원으로 지난번 선거에 나와 34%의 지지율로 이기용 교육감을 바짝 뒤쫓았다. 그는 교육감 선거에서 패배한 뒤 시민단체인 충북교육발전소를 발족하고 시민, 교사, 학부모들과 교육문제를 논의하면서 접촉면을 넓혀갔다. 교육계 현안에 대해 수차례 토론회를 개최하고 대안 만들기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충북대 대학원에서 교육행정 박사 과정을 수료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 교육감의 후계자는 누구?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후보 난립이 예상된다. 보수진영은 크게 3부류다. 현직 교육계인사들인 교장과 대학 교수 및 전직 총장, 그리고 충북도의회 교육위원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충북도의회에서는 박상필(66) 현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과 장병학(67) 현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박상필 위원장은 특히 보수 대 통합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보수 진영 감싸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한 충북도의원은 “교육감 후보에게 의회경험이 있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가 될 것이다. 의회경험이 있어야 충북도교육청과 충북도가 원활한 관계유지를 할 수 있다. 교육위원 출신들은 최소한 의회를 존중할 줄 알고, 적어도 민주주의 의결 시스템에 대해 학습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강상무(61) 전 단재교육연수원장이자 현 청주외국어고등학교 교장과 전 청주교육장을 지내고 청주여고 교장을 역임했던 홍순규(61)씨도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어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들은 이기용 교육감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교육감이 누구를 낙점할지도 선거의 변수다.

홍순규씨는 지난 8월 27일자로 교육과학연구원장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따라서 이를 두고 교육계 인사들은 “비교적 한직이라고 할 수 있는 자리로 이동했지만 본격적인 선거 준비를 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볼 수도 없다”고 평했다.

대학출신으로는 장병집(60) 전 한국교통대 총장, 홍득표(63) 인하대 사범대 교수와 김석현(65) 현 칼빈대 교수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흥득표 교수는 지난번에 출마를 고려했다가 포기했다. 올해는 출마선언을 가시화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김석현 교수 또한 지인들에게 문자를 돌리는 등 출마의사를 확고히 밝히고 있다. 김석현 교수는 지난번 교육감 선거에 나와 19%의 지지를 받았다. 김 교수는 교육선진화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며 블로그를 통해 교육철학을 밝히고 있다.

보수대통합 실현될까 ‘관심’

하지만 후보가 난립된 보수진영이 과연 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과거 보수진영에서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물러난 뒤 보수 대통합을 통해 문용린 전 교수를 추대해 선거를 승리로 이끈 사례가 있다.

현재 박상필 교육위원장이 ‘보수 통합’카드를 꺼내고 있지만 이 카드가 얼마나 먹힐 지는 예측이 어렵다. 한 진보진영 인사는 “솔직히 보수 대통합을 하려면 소위 실력자가 나타나야하지만 아직까지는 눈에 안 보인다. 문용린과 같은 거물급 인물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통합이 이뤄지겠지만 지금은 후보 누구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선거가 진보 대 보수의 프레임에 갇히면 안 된다. 교육자치 관점에서 교육 정책과 대안을 보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가 다자구도 양상으로 흘러가면 진보진영 후보가 가장 당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기용 교육감, 선수로 뛸까 상왕으로 남을까
양손에 떡 쥐고 저울질…도지사 공천여부 가장 강력한 변수

이기용 교육감의 내년 도지사 선거 출마여부가 교육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따라서 이기용 교육감과 이른바 러닝메이트로 나설 후보가 누구로 낙점될 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만약 이 교육감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된다면 3월 4일쯤 후보 등록을 하게 되고 교육감 직을 내려나야 한다. 그러면 부교육감 대행체제로 3개월을 보내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정치인은 “지금은 교육감의 도지사 출마여부가 입줄에 오르내리면서 이른바 레임덕이 줄어들었다. 만약 이 교육감이 도지사 후보로 나선다면 팽팽했던 끈이 풀리듯 한꺼번에 레임덕 현상이 올 수 있다”고 예견했다.

이어 그는 “이기용 교육감이 이른바 선수인 ‘지사후보’로 나선다면 더 이상 ‘상왕’노릇을 할 수 없게 된다. 지금은 정치셈법으로 보면 양손에 떡을 쥐고 저울질 하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이기용 교육감이 선수로 나선다면 보수 대통합에 집중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현재 보수진영 후보가운데 이 교육감이 중재할 수 있는 인사가 2~3명에 불과하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얘기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 또한 차기 교육감 선거를 노리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도의원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거론되는 한 후보는 “지금 이름이 나온다고 손해 볼 게 하나도 없다. 교육감 선거를 하려면 준비비용도 많이 들고, 많은 것을 걸어야 한다. 지면 잃을 것이 많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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