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 충주상공회의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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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허덕’ 충주상공회의소 ‘위기’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5.01.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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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 납부실적 부진이 원인… 제천·단양지역 분리·독립 움직임 겹쳐

충북 북부지역의 유일한 종합경제단체인 충주상공회의소(충주상의)가 위기에 빠졌다.

경기악화로 회원이 줄고 회비납부 실적도 나빠 결산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충주상의의 한 축인 제천지역이 분리·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충주상의 및 회원 등에 따르면 충주상의는 지난해와 2013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00년 초부터 회비 납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 적자의 요인으로 꼽힌다. 충주상공회의소 측은 상공업계 특성상 경기 둔화와 불경기가 지속되며 부도기업이 증가해 이로 인한 회비납부 실적 저조로 적자 요인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 충주시 성내동의 충주교육청 청사. 1971년 지어져 낡고 비좁은 데다 도심에 위치해 주차민원에 시달려 왔다. 새 청사가 완공되어 이전하고 나면 학생진로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의 활용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집행부 운영 미숙” 내홍 조짐도

하지만 일부 회원들은 현 집행부의 운영 미숙도 적자 발생의 한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등 내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 회원은 “제천과 단양지역의 회원들은 거의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 집행부가 제천·단양지역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제천지역 회원들이 ‘제천상공회의소’ 건립을 추진해 충주상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천시 기업인협의회는 지난달 제천상공회의소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의 설립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제천과 단양지역의 경우 상의가 없어 전자계산서 발급이나 원산지 증명서 발급 등 작은 업무들도 약 1시간 거리의 충주상의를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상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기업지원과 정책자문, 지역현안사업 건의 등도 충주지역에서 처리하다보니 의견반영에 어려움이 있어 제천지역 내 자체적인 상공회의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현성 제천시 기업인협의회장은 “지역민에게 피부에 와 닿는 시급하게 느껴지는 그런 부분들은 제천·단양에 상공회의소가 유치돼 지원책도 소외되지 않게끔 배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천상의 설립 추진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년과 2010년 두 차례 설립이 추진됐지만 연 매출 50억 원 이상의 기업 50곳 이상이 지역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계획은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설립 추진위원회는 올해의 경우 지난 두 차례의 실패와는 다르게 설립 조건을 대부분 충족했다며 올해 연말까지 상공회의소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진위는 또 제천지역의 100여개 기업들이 상공회의소 설립을 원하고 있다며 상공회의소가 제천지역 기업인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변인 역할과 기업을 운영하면서 각종 어려움을 즉시 해결해 줄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성 제천시 기업인협의회장은 “기업활동을 하면서 발생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원책들, 정부지원책이라든지 정부에서 지원되는 부분들이 상공회의소를 통해서 지역의 기업들을 위해 지원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회장 선출 앞두고 소문 ‘뒤숭숭’

이에 대해 충주상의는 분리·독립해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행 상공회의소 설치에 관한 법률에는 상급단체(충주상의)의 동의를 얻어야만 독립할 수 있다.

상공회의소법 제32조의2의 1항에 따르면 상공회의소 분할설립은 ‘둘 이상의 특별시·광역시·시·군의 행정구역을 통합해 설립한 통합 상공회의소는 분할해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행정구역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상공회의소를 설립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제2항은 ‘1항에 따라 통합 상공회의소를 분할해 상공회의소를 설립하려면 통합 상공회의소 의원총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충주상의 관계자는 “현재 제천지역의 기업들을 가지고는 독립적인 상의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분리에 대해서는 동의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제천상의 설립 추진위와 충주상의가 제천상의 설립을 두고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충주상의의 위기와 관련해 현 회장단과 사무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충주상의 한 회원은 “회원들의 권익과 이익을 대변해야 할 상의가 제대로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며 “특히 요즘에는 차기 회장 선출에 현 회장이 개입한다는 소문까지 도는 등 주위 회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편, 충주상의는 3월경 총회를 열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현재 강성덕(51) 충주산업 회장과 박광석(57) 중앙운수 대표가 출마해 치열한 선거전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 회장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넓은 인맥 등 왕성한 활동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제천 출신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박 대표 역시 다양한 인맥을 바탕으로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만 기업인으로서의 경영마인드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따라서 2파전으로 압축된 새 회장 선거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어떤 인물이 당선돼 내홍을 겪고 있는 충주상의를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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