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의 ‘소리’를 맡는 사람, 김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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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의 ‘소리’를 맡는 사람, 김강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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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의 소리’ 주제로 마당음악 작곡발표회 열어
   
김강곤(36)씨는 지역예술계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언제나 공연팸플릿에 빠지지 않는 그의 이름은 지역에서 올려지는 마당극, 연극, 무용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내는 ‘유일한 사람’으로 통한다.

그가 오는 3월 19일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김강곤 마당음악 작곡발표회’를 갖는다. ‘마당의 소리’를 주제로 12곡을 준비했다. 연주만 들려주는 것이 아닌 마당극 재현, 택견시연, 독무 등 다양한 장르들을 함께 만날수 있는 공연이다. 한마디로 지역예술의 단편들을 경험할수 있는 ‘소박한 버라이어티 쇼’인 셈. 풍물굿패 씨알누리, 예술공장 두레, 놀이마당 울림, 마당극단 ‘좋다’, 실내악단 신모듬, 민들레의 노래 등이 참여한다.

“‘마당의 소리’공연은 마당판에서 공연됐던 작품들을 모았습니다. 곡들의 메리트는 모두 창작물이라는 것이죠.” 이번 연주곡목 가운데 예술공장 두레의 ‘집’, 마당극단 좋다 ‘누갗, 민족춤패 너울 ‘귀향’등은 이미 상설적인 공연을 펼쳐지고 있으니 창작물이 사장되기 일쑤인 환경속에서 그의 음악은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의 음악 이력도 그러할까. 지역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됐다는 것은 또한 힘든 일이기 때문에 마땅히 이 일을 할 맡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대학교때 보컬그룹인 ‘블랙홀’에 가입하면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2년정도 기타를 쳤고, ‘하드록’을 마스터했죠. 그러다가 학교학생운동에 가담하면서 본격적인 노래패활동을 했습니다. 주로 민중가요를 작곡 편곡했고, 음악의 사회참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어요.”

“남들보다 치열하게, 전투적으로 음악을 해왔던 것 같아요”라고 고백하는 그는 노래패 활동이후 충북민예총에 가입하면서 마당판으로 걸음을 옮겼다.“96년이후 연극장르를 만나 공동작업을 하게 됐죠. 이전까지는 집회현장을 돌아다니며 1톤트럭위에서도 연주하는 등 음악이 무기가 되는 시기였다면 공동작업은 극적인 부분에 내용적인 부분을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작업실은 예술공장 ‘두레’가 쓰는 공간에 함께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작품의 기획단계부터 진행단계까지 지켜볼수 있기에 음악 만들기가 더 수월하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에서 음악한다는 것은 ‘배고픈 일’이 아닐수 없다. 그는 3년전 봉명동에 ‘고니소리’스튜디오를 냈지만 망하고, 예술공장으로 작업실을 옮겼다고 했다.

전국적으로도 이렇게 마당극 등 무대예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손에 꼽는다고 한다. 화려하고, 스케일 큰 음악들도 많은데 그가 고집하는 음악세계는 전통을 소재로 한 놀이문화, 즉 민중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씨는 다음공연의 주제는 이미‘세계음악’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올 7월즘 세계음악중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등 안데스산맥을 중심으로 형성된 ‘안데스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것. 현지 공연팀을 초청하고, 또 김씨가 익힌 안데스음악도 직접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김씨는 99년 실내악단 신모듬을 창단해 2003년까지 해마다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지금은 단원 각자가 발표회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 그는 “20대에서는 음악을 하는 것이 즐거움이었다면, 30대에는 밥벌이가 돼야 할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을 하면서 이제 제자신에게 ‘직업 음악갗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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