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충북 인삼의 元氣를 고갈시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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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충북 인삼의 元氣를 고갈시키는가”
  • 충청리뷰
  • 승인 2002.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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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정책 포기한 충북도에 비판 집중
“지역 대표 명품화 절실” 여론 비등
“농가나 소비자 모두 공정한 가격 형성을 통해 인삼을 안정적으로 매매할 수 있어야 하는 데 몇몇 큰 손들에 의해 유통이 좌지우지 되다보니 가격이 들쭉날쭉하기 십상이다. 이는 인삼산업이 수십년간 전매법으로 독점화되면서 유통시스템이 발전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인삼의 주력생산 거점으로 부상한 충북에 인삼경매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수삼 건삼 홍삼 등 단순가공 제품뿐 아니라 인삼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인삼종합센터의 설립도 필요하다.”
“인삼 유통을 시스템화하지 않으면 충북인삼의 하청기지화는 불가피하다. 하룻밤새 충북인삼이 금산인삼으로 둔갑하는 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막대한 중간유통 마진이 금산에만 떨어지는 상황을 언제까지 방관만 할 것인가. 금산의 인삼 거상들은 우편물 판매만으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인삼종합센터 등 설치 시급

“단순생산 및 1차 가공품 판매만으로는 부가가치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100년 아성의 금산을 추격할 수도 없다. 충북은 단순 1차 가공에서 벗어나 기능성을 추가한 인삼 및 홍삼의 2차 가공제품을 개발, 특화해야 한다. 전국생산량의 1%도 차지하지 않는 금산이 유통거점으로 성장, 인삼의 본고장이란 명성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는 것은 되새겨볼만한 일이다.”
“인삼 및 홍삼을 활용한 무궁무진한 가공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관련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틀이 지역에 마련돼야 한다. 담배인삼공사가 운영하는 한국인삼연초연구원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과물이 공유되지 않는다. 충북도와 지역의 대학, 충북인삼조합과 (주)농협고려인삼, 기타 도내의 모든 인삼가공업체들이 참여하는 산학협동 연구 프로젝트의 가동이 필요하다.”
“인삼은 충북의 가장 대표적인 지역 특산물이다. 그런데도 지방정부인 충북도에서는 지역에서 차지하는 인삼의 중요성을 도외시하거나 아예 인식조차 못하는 것 같다. 충북인삼을 지역의 명품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적이고 정책적인 접근이 하루빨리 강구돼야 한다. 충북도가 인삼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인삼특작과를 없앤 충북도

인삼 경작농가를 비롯해 인삼관련 사업자 및 전문가 등 취재과정에서 두루 만나본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충북도의 무기력하고 의지없는 인삼정책에 불만이 쌓이고 쌓여온 듯 했다. 이들은 충북도가 지역의 최대특산물로 부상한 인삼의 육성을 도외시한 채 허송세월하고 있다며 봇물터트리듯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도의 인삼육성 및 발전을 위한 정책이 얼마나 일관적이지 못하고 때론 무관심과 무시로 일관해 왔는가는 증평 도안면에 방치된 인삼타운의 흉한 몰골이 그대로 상징하고 있다. 주병덕 지사시절 추진되던 인삼타운 조성사업은 현재 완전히 물건너 간 상태로 ‘인삼타운’을 알리는 자그마한 표지석만이 한적한 도로가에 처량하게 서 있을 뿐이다.
하지만 현 이원종 지사 체제에 들어서면서 인삼에 대한 충북도의 정책적 ‘무대접’은 IMF직후인 4년전 구조조정의 이름아래 단행된 직제개편에서 최고조로 표면화됐다는 게 인삼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인삼정책 사실상 포기

충북도는 지난 98년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인삼특작과를 원예유통과로 명칭을 바꾸고 인삼특작과내에 설치돼 있던 인삼특작계는 아예 없애 버렸다. 인삼특작과는 주병덕 지사 시절이던 97년 당시 농업유통과를 확대개편한 과(課)로서, 주지사는 인삼특작과내에 계장(담당)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된 인삼특작계를 신설해 인삼 및 특수작목 분야를 전담토록 배려했다. 인삼산업 육성의지를 직제개편을 통해 펴려고 했던 것인데 수장이 바뀌면서 인삼특작과는 1년만에 형해도 없이 사라지는 비운을 겪은 것이다.
이후 원예특작계는 계장을 포함해 단 3명이 인삼 등 모든 원예특작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실상 인삼전담 부서가 공중에서 분해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던 당시 청내에서는 “신임지사가 전임자의 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붓자루 아닌 칼자루를 쥔 행정직들이 농업직 등 기술직에게만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댄다”는 불만의 소리가 거셌었다.

금산의 성공 벤치마킹할 필요

인삼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충북인삼은 농도(農道)인 충북으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특수작목으로, 인삼산업의 발전·육성을 위해 지역의 명품으로 가꿔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력한 희망을 담아 제기했다.
이와같은 충북인삼의 명품화를 위해선 지방정부인 충북도는 물론, 시군자치단체와 인삼사업부문을 통합한 농협, 그리고 민간사업자 모두가 공동 목표를 설정해 함께 뛰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임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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