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신영 충북도 향한 막바지 구애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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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영 충북도 향한 막바지 구애작전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6.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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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주교사거리 고가차도 등 교평 제안 사업 전격 수용
1천평 규모 다목적 전시관 기증 등 500여억원 추가 투입

대농을 인수해 청주공장 14만여평에 대한 복합타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신영(대표 정춘보)이 교평에서 제기된 서청주교사거리 입체화 제안을 수용한데 이어 1000평 규모의 현대식 다목적 전시관까지 무상 기증키로 하는 등 막바지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충북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열린 교평에서 서청주교사거리 입체화 방안을 검토보고해 줄 것과 대농지구 남측 20m 도로 확장 개설 등을 주문했다.
서청주교사거리 입체교차로 문제는 지난해 비하동 업무유통설비지구에 대한 교평에서 가결처리 될 당시 이 부지 사업자 (주)중앙산업개발(대표 김상빈)과 (주)신영이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설치하는 것을 조건으로 달면서 비롯됐다.

하지만 신영 측은 서청주교사거리가 교량구간이고 중부고속도로 교각도 250m 인근에 위치해 있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했었다

부지 남측 도로 또한 신영 사업지와 대농2지구를 사이에 두고 있고 2지구 사업이 언제 이뤄질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농부지 준공 전 까지 확장 개설을 마치라는 주문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오는 14일 두 번째 교평을 앞두고 신영은 교평의 주문을 수용하는 쪽으로 급선회 한 것이다.

업무와 상업, 주거, 문화, 공공기관이 어우러지는 복합타운 조성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뒤 사업승인 과정에서 예상 밖의 애를 먹자 교평을 앞두고 다목적 전시관까지 보태 막바지 선물을 제공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600m 동서간 고가는 가능’
신영은 당초 서청주사거리 남북간 고가는 물론 동서간 고가에 대해서도 중부고속도로 교각 때문에 서청주I.C를 연결하기가 힘들다고 주장했으나 보름여 만에 향정동 네거리에서 시작해 중부고속도로 교각 바로 앞에서 끝나는 600여m의 고가도로가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신영이 애초에 엄살을 부린 것 아니냐는 것과 가능하도록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불가능하다던 고가가 보름만에 가능한 것으로 둔갑한 것은 당초 주장이 입체교차로 설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목업계 관계자는 “실측을 하지 않아 확언할 수는 없어도 통상 서청주교사거리 같은 조건이면 고가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가능하다면 고가 높이를 최소화 하는 등 설계에 애를 먹었을 것”이라고 다른 입장을 내놨다. 대농지구 남측 도로 확장개설에 대해서는 사업자에게 다소 무리한 주문을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우세하다.

남측도로의 교통유발량은 신영 사업지 보다 도로와 인접한 대농2지구가 많을 것이지만 2지구 개발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영에게 준공전까지 개설하라고 주문한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서간 고가차도 건설에 적게 잡아도 150억원, 남측도로 확장개설에는 200억원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영이 두 번째 교평을 앞두고 다소 부담이 가더라도 안전한 길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복합타운 개발을 위해 철거중인 대농청주공장과 부지내에 들어설 다목적 전시관 조감도(오른쪽). / 사진=육성준기자
벽면 형광기법 다목적 전시관

(주)신영이 들고 나온 또 하나의 선물이 다목적 전시관이다. 부지 북동쪽 시민공원 내에 들어서는 이 전시관은 지하3층 지상1층에 건축면적 1000평 규모로 전시전용공간과 전시이벤트 공간, 기타 청소년 시설 등이 들어선다.

외형은 항공기 탑승구를 연상케 하는 현대적 이미지를 적용, 비상하는 청주와 대농 복합타운을 조화시켰으며 특히 외부 벽면에 형광기법을 이용해 야간에 직지 로고나 행사 안내 등의 이미지를 컴퓨터로 수시 조작할 수 있다는게 신영 측의 설명이다.

신영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문화 예술 공간을 서비스한다는 취지에서 전시관을 건축해 기증키로 했다. 공예비엔날레 등 주요 행사와 각종 문화예술관련 행사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로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영은 전시관 건립에 100~13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이같은 계획을 청주시에 전달했다.

수도권 승승장구 신영, 충북에서 고전하는 이유
부지 매입 2년 교평도 통과 못해 ‘시골 사업 얕본것 아니냐’

(주)신영은 국내 최고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더라도 브랜드는 지웰이나 로얄팰리스 등 신영의 것을 사용하는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통한다.

신영은 1984년 부동산컨설팅 기업으로 출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개발사업을 펼쳐 지난해 시행사로서는 경이적인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런 신영이 유독 청주에서 만큼은 부지매입 2년이 지나도록 교평 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2004년 신영이 대농을 인수한 뒤 개발계획을 발표할 때 까지만 해도 2005년 상반기 분양을 목표했지만 사업승인 절차가 지연, 현상태로라면 아무리 빨라도 오는 10월말이나 11월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지역업계에서는 신영이 수도권 사업 성공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지역 사업을 얕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몰락한 대농 청주공장 부지의 활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청주시 또한 이를 현안 도시문제로 받아들이자 일이 술술 풀릴 것으로 쉽게 생각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신영의 기획이나 마케팅 능력은 국내 최고수준이다. 하지만 지역에 대한 이해와 접근방식은 너무 안일했다. 지역에 녹아나지 않는 사업 방식에 대한 기피 정서를 무시한 측면이 강하다. 이로 인해 지역 정책사업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대농개발이 민간개발 수준의 사업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도내에 첫 시도되는 복합용도 개발에 대한 이해부족과 특혜시비 등을 우려한 나머지 지나치게 보수적인 행정의 태도를 취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충북도와 청주시는 용도지역 변경을 지구단위계획 확정때까지 미루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4300세대의 주상복합아파트와 수많은 상가가 공급될 대농부지 사업이 필요이상 지연될 경우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 등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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