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전시공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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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전시공간’이 필요해
  • 충청리뷰
  • 승인 200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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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전을 위해 비싼 대관료 지불하고 외부에서 전시열어
서원대 미래창조관 1층 로비 전시공간으로 활용 ‘눈길’

대학생들에게 졸업전시회는 마지막 관문과도 같다. 논문·졸업시험을 대신하게 되는 졸업전시회는 물적 심적으로 많은 공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학생들은 이를 위해 1년전부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시장 대관에서부터 홍보, 도록편집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일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러한 졸업작품전이 학내에 마땅한 전시공간을 찾지못해 대관료를 지불하고 외부로 나가고 있다. 물론 이에 드는 경비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다.

캠퍼스 전시공간 마땅치 않아 외부로

학교·과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미술과 졸업작품전의 경우 학생들은 30만원 정도를 부담한다. 이 비용은 도록제작비, 전시대관료, 개관당일 다과비, 사은회비 등을 포함하며 총 행사비용은 과마다 천만원을 훌쩍 넘긴다. 여기에 각자 부담하는 재료비는 별도다.
현재는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가 11월 6일부터 12일까지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어 서원대 미술학부가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 일정이 잡혔고, 충북대 미술과는 12월 2일부터 9일까지 학내 개신문화관 2층에서 전시를 할 예정이다.
청주대의 경우 매년 예술의 전당을 대관하여 전시를 해왔다. 졸업생들의 작품을 소화할 만한 공간이 예술의 전당 등 몇군데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학교 졸업생인 S씨는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다른지역에서는 예술의 전당 전시를 했다면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프라이드를 더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대를 비롯 타대학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학내에 마땅한 전시공간이 없어서 외부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또한 학내 전시공간 부재는 오랫동안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다.
청주대의 경우 3년전쯤 여학생 기숙사 지하 로비를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학교측에 요구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고 서원대도 미래창조관 건립당시 전시관추진을 요구했으나 관철되지 못했다. 충북대 또한 고정적인 전시공간은 없다.

서원대, 충북대 로비를 전시공간으로

해마다 각 분야별 동아리 전시나 학년별 작품발표회 같은 크고 작은 전시가 끊이지 않지만 현재 이를 수용할 만한 공간은 도서관 로비나 연못가 주변 야외공간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대해 C대 미술과 교수는 “미술과 학생들에겐 전시공간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범위를 확장해보면 2평짜리 작업실도 훌륭한 전시공간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오픈스튜디오’문화가 유행하고 있지만 지역에선 이런 전시문화가 아직 멀었다. 그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학내에 고정적인 전시공간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서원대학교가 미래창조관 1층 로비를 전시공간으로 개방하여 눈길을 끌었다. 현재 광고홍보학과, 건축학과, 조형예술학부 산업디자인과가 여기서 졸업전시회를 가졌다. 이는 산업디자인과 이석준교수와 건축과 교수 몇몇이 추진한 결과였다.
서원대측은 전시에 필요한 기자재 벽(파티션)을 약 7천만원을 들여 70여개를 구입했으며, 이를 입시생 모집등 학교행사에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서원대 산업디자인과의 경우 3~4년전 부터 서울 디자인포장센타를 대관하여 졸업전시를 열었으나 올해는 학내 전시를 택했다.
운영위원회 김수민(26)씨는 “좋은 전시공간이 생겨서 비용도 절감하고 학생들의 편의도 돕고 또한 학교내 과의 인지도도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이번 전시에 대해 평했다.
산디과의 경우 보통 한학기 등록금에 달하는 150~300만원의 졸업전시비용이 든다. 여기에는 과의 특성상 작품제작에 많은 돈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매년 서울로 가서 전시를 하는 비용도 무시 못했다고 한다.
한편 1층로비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다 보니 순수관람객보다는 그냥 지나치는 관객이 많아 전시환경조성은 미흡하다는 평도 있다. 이에 서원대 미술과 과대표 손병권(27)씨는 “1층로비의 경우 규모가 약 70평정도다. 규격화된 작품 사이즈가 아니라면 전시공간으로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씨는 “미술과에서 학교측에 줄기차게 전시공간을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며 “앞으로 학교내 빈 공간인 구도서관 1층을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미술과의 경우 2인전, 단체전, 학년별 전시 등과 같은 다양한 전시 통로가 있음에도 활발한 활동이 전개되지 못하는 데는 학내전시공간 부재도 큰 이유라는것이다. 또 1층 로비만으로 미술과 인원이 소화하기에는 그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 그래서 당분간 외부에 나가서 전시를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러한 학내 전시공간조성은 충북대가 2000년 개신문화관을 준공하면서 2층 로비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것이 그 선례가 됐다.
충북대 미술과는 외부에서 전시를 해오다가 98년부터는 도서관 로비에서, 작년 개신문화관 조성후에는 2층 로비에서 전시를 열었다.
이번 졸업전시를 앞두고 있는 남지영(충북대 조소과·26)씨는 “학내전시가 경비를 절감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난번 도서관에서 연 전시회는 어수선한 분위기에 홍보도 제대로 안됐다”며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졸업전시를 앞둔 학생들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며칠식 밤을 새는 것은 기본이요, 경제적인 부담도 기꺼이 감내한다. 그래서 졸업전시가 끝나고 나면 사춘기 열병과도 같은 가슴앓이를 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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