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모태 산부인과,
분만건수·자연분만율 도내 1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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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모태 산부인과,
분만건수·자연분만율 도내 1위 ‘눈길’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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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BAC 제외한 초산 제왕절개분만율은 14.1%로 국내 최저 수준
5명의 전문의, 30여명 간호사 ‘자연분만 원칙’ 한마음으로


도내 제왕절개분만율이 불명예스럽게도 전국 상위에 랭크된 가운데 2005년 상반기 도내에서 가장 많은 695건의 분만을 실시한 모태산부인과가 도내 최저인 21.3%의 제왕절개분만율을 보여 눈길을 끈다. 모태 산부인과의 695건의 분만은 도내 총 분만건수의 15%에 달하며 전국 산부인과 의원 가운데에도 30위권의 높은 수치다. 또한 21.3%의 제왕절개분만율은 300건 이상의 분만을 한 의원 가운데 다섯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 밖에도 청주지역에서는 프리모 산부인과(30%), 자모 산부인과(33.3%), 안치석 산부인과(33.3%)가 제왕절개분만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충주시에서는 이영일 산부인과(27%)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모태산부인과 신생아실./사진=육성준기자
모태 산부인과 송찬호 원장은 자연분만율이 높은 이유로 소신진료를 꼽았다. “우리 산부인과 5명의 원장들은 자연분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때로는 진통을 참지 못하는 산모들이 제왕절개분만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의사의 소신에 따라 자연분만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의사의 소견에 따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또 “자연분만을 위해 충분히 노력한 뒤 최악의 경우 제왕절개를 해도 늦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오랫동안 진통을 겪는다고 해서 산모나 태아에게 큰 해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자연분만을 위한 프로그램 등 체계적인 시스템과 장비, 그리고 의료진의 맨파워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송 원장은 “최선책은 자연분만이다. 자연분만이 태아·산모 모두에게 바람직하다. 제왕절개 분만은 부득이 자연분만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필요한 차선책이다”라고 설명했다. 자연분만이 어려운 경우란 이미 한번 이상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경우, 아기가 크거나 골반이 상대적으로 좁아서 자연분만이 불가능한 경우, 아기가 거꾸로 선 경우, 탯줄이 자궁경관 위에 위치하는 전치태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진통 중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태아의 심박동에 이상이 생겨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모태 산부인과의 경우 특히 제왕절개 수술 경험이 있는 산모에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분만을 유도하지 않는다. 송원장은 “최근 의료 선진국에서는 VBAC(Vaginal Birth After Cesarean)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안전성에 대해 재검토되고 있다. 제왕절개 수술 경험이 있는 산모에게 자연분만을 시도할 경우 1/100의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우리 병원이 자연분만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이 경우만큼은 제왕절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모태 산부인과에 따르면 2005년 상반기 300건 이상의 분만을 한 의원 가운데 VBAC 횟수를 제하면 서울 은혜 산부인과를 제외하고는 모태 산부인과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제왕절개분만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모태산부인과 송찬호 원장.
모태 산부인과는 전문의 5명을 보유하고 있고 간호사를 포함해 40명의 인력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풍부한 인적자원 또한 자연분만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송 원장은 “출산을 위해 병원을 찾는 산모는 예고 없이 오기 마련이다. 예전의 형태로 의사 혼자 병원을 책임진다면 24시간 분만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태 산부인과의 장점은 5명의 전문의가 24시간 분만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외래진료·신생아·분만·수술·병동 등으로 근무지를 구분해 간호사들의 전문성을 키워 업무효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태 산부인과의 간호사들도 자연분만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송 원장은 “실질적으로 간호사들의 역할이 크다. 산모들은 의사보다 간호사와 함께 있는 시간이 10배 이상 된다”고 설명했다. 분만실에서 근무하는 육동미 간호사(여·42)는 “걱정이 앞서 제왕절개 분만을 생각하고 있는 산모들에게 자연분만의 좋은 점을 설명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자연분만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모태 산부인과의 자연분만을 위한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남편과 함께하는 임신 라마즈 분만교실과 임산부 요가교실을 운영해 체계적으로 자연분만을 위한 준비를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모태산부인과는 자연분만율 도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대도시로 갈수록 자연분만율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송 원장은 “산부인과도 특화되어가는 추세다. 최적의 분만조건을 갖춘 전문병원이 분만을 전담하고, 일반 산부인과는 분만 외 다른 분야를 특화해가는 것이 앞으로 산부인과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분만전문·여성전문병원이 지역에도 늘어나야 한다. 유명세를 치렀던 ‘미즈메디’ 또한 여성전문병원이다. 전문병원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분만율을 높이는데 크게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모태 산부인과는 2007년 3월까지 산부인과 전문의를 7명으로 늘리고 마취과, 소아과, 외과 전문의를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산후조리원까지 갖춰 산모들이 편안히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 여성전문병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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