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 지역봉사활동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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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지역봉사활동 앞장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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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청이 무료시술, 무의촌 진료, 수해지역 봉사활동 펼쳐
340여 직원, 월급 자투리 돈 모아 ‘사회복지기금’ 마련

지난 11일 한국병원은 장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진천군 덕산면을 찾아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15명의 의료진은 이날 하루 8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2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전달했다. 이인범 과장(내과)은 “수해복구작업으로 주민들이 진료 받을 시간이 부족하고, 작업과정의 부상 빈도가 높아 수해복구작업이 대략 마무리되는 시기에 의료봉사활동을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개원 이래 한국병원은 보은·영동 등 도내 지역에 수해가 발생했을 때마다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수해를 입은 직후보다 수해복구작업이 끝난 이후 환자발생이 많아진다는 것도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최신자 간호부장은 “한국병원에 입사한 지 13년이 지났다. 그동안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나가다 보니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수 있게 됐다. 진천의 경우 환자들 대부분이 탈수로 인해 무기력증을 호소하거나 복구작업 과정에서 발톱이 빠지고 못에 찔려 외상을 입은 환자였다”고 말했다.

   
▲ 진천수해지역, 옷걸이를 수액병걸이로 활용해 주민들에게 수액을 공급하고 있다.
진천군 덕산면 의료봉사활동은 내과·외과·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80여명의 환자 가운데 50여명이 수액 공급을 받을 만큼 수해지역 주민들은 심신이 모두 지쳐있는 상태였다. 최 간호부장은 “수액 공급에 2시간이 소요된다. 50여명에게 투여하다보니 공간도 부족하고 장비도 넉넉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험 많은 간호사들은 인근 가정의 기둥형 옷걸이를 구해다 수액병을 걸고, 수건 등으로 매트리스를 대체했다.

한국병원 송재만 행정원장은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이했다. 개원당시부터 우리병원은 지역민과 함께하는 병원에 중점을 뒀다. 지역민들의 사랑으로 12년 전 종합병원으로 승격됐고, 병동·진료과목·의료진 등 규모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지역민에게 받은 사랑을 환원하기 위해 작지만 꾸준한 봉사활동을 실천해오고 있다. 관계자 모두가 지역민들과 가까운, 편안하고 친절한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병원은 수년째 무의촌 진료와 생계곤란자 진료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기 어려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무료건강검진도 실시하고 있다. 최 간호부장은 “의료서비스가 확대되고 지역이 도시화되면서 청주 인근엔 무의촌이 대부분 사라져 해마다 봉사활동 지역이 멀어지고 있다. 검사·치료에 필요한 첨단의료장비를 갖춘 버스와 의료진들을 반갑게 맞는 무의촌 지역 주민들을 보면 먼 길을 왔지만 고되지 않다”며 “또한 소망의 집, 에덴원, 충북재활원, 은혜의 집 등 한국병원과 결연한 5군데 사회복지시설에도 의료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미원 등 청주 인근지역에서부터 시작한 무의촌 봉사활동은 10년의 세월이 넘어서면서 보은군 외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 사회복지시설 의료봉사활동(사진 왼쪽), 언청이 무료시술(오른쪽).
“언청이 수술로 자신감 얻었다”

한국병원은 또 연 1, 2회에 걸쳐 ‘언청이 무료시술’을 하고 있다. 송 원장은 “우리 병원 구강악안면외과는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경험이 풍부하다. 고액의 수술비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 여건이 되는대로 무료시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병원은 언청이 수술에 그치지 않고, 목젖신장술, 윗턱성형술, 치아매식 등 안면성형수술까지 추가로 시술하고 있다. 한국병원의 도움으로 고등학교에 가서야 수술을 하게 된 성 모양(18)은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자신감을 잃어 대인기피증세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학교생활도 적극적이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병원의 정책적 봉사활동은 구성원의 자체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한국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120명은 월 2회 사회복지시설로 봉사활동을 다닌다. 1997년부터 시작된 간호사들의 봉사활동은 지금껏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최 간호부장은 “간호사들 가운데는 시간이 나지 않아 휴가를 얻어서 가는 경우도 있고,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나이트(야간 근무) 를 하기도 한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같은 목욕을 해줘도 간호사의 손길은 다르다. 설명하지 않아도 뭘 원하는지 아는 것 같다’고 말한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간호조무사들은 월 1회 소년소녀가장돕기에 나선다. 어렵게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의 집에 방문해 청소며 밑반찬 만들기 등 ‘엄마’의 손길을 전해주고 온다.

자투리 월급모아 큰사랑 나눠
이밖에도 한국병원 직원 340여명은 월급 자투리 돈을 모아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 중단의 위기를 겪는 환자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해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또한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과 사랑의 점심 나누기 행사도 십시일반 모은 기금을 통해 이뤄진다.

총무과 관계자는 “사회복지 기금이란 이름으로 운영되며 모든 직원의 월급에서 자투리 돈을 일괄적으로 기금 처리한다. 또한 과장급 이상의 간부들은 안정적인 기금 운영을 위해 개인 기부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기금이 지출되는 것보다 모아지는 돈이 더 많아 기금이 불어나고 있는 것이 고민이다. 한 관계자는 “진료비 지원의 경우 보건복지부 시행의 긴급복지제도로 인해 입원환자의 진료비 가운데 선택 진료를 제외한 금액 최대 300만원이 지원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사회복지기금 지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금 활용을 위해 직원들은 지금까지 보다 지원기준을 완화시켜 지원대상을 넓혔으며, 한국병원과 결연을 맺은 도내 5개 읍·면 지역 기관장의 추천을 받아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병원 내 원무과와 기타 병동에 사회복지기금을 필요로 하는 환자 발생시 적극적인 연계 협조를 부탁했다. 송 원장은 “개원 20주년을 맞아 한발 더 지역민들에게 다가서는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고객사랑3S(see·smile·soft)운동을 펼치는 것과 함께 공사중인 신축건물이 완공되면 업무부서를 한 건물로 통합시켜 고객들에게 최적의 업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검진센터를 별도의 공간으로 운영해 지역민들이 손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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