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만이 살 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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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유치만이 살 길 입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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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노화욱 충북도 정무부지사
   
정우택 충북지사는 취임 후 실물경제인과 경제전문가를 요직에 앉혔다. 노화욱 전 하이닉스반도체 전무(53)와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본부장(52)이다.

노 전 전무는 정무부지사에 취임한 지 8월 10일로 한 달이 됐다. 그리고 이 전 본부장은 지난 10일 충북개발연구원장에 임명됐다. 정 지사의 경제인 영입은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두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원장은 노 부지사의 친구와 친구관계로 서로 구면인 것으로 전해졌다.

요즘 양복 주머니에 10대그룹 사장단 명단을 넣고 다니며 기업인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노화욱 정무부지사는 “여간해서 만나기 어려운 10대 그룹 임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주요 임원들의 명단을 자료화해서 기업인을 가장 많이 아는 충북을 만들 것이다. 한마디로 이 임원들에게 ‘BUY 충북’, 충북을 세일즈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삼성·현대·롯데그룹 관계자들을 만났고 이어 LG그룹을 방문할 계획으로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 부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국내 경기 전망이 좋지 않으니 기업들도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래서 충북에서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밥상을 내놓지 않으면 기업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에서는 지가나 세제·각종 기업활동에 드는 경비를 낮게 해주고, 행정규제를 철폐하거나 원스톱서비스 등으로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기업인들을 예우해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기업들을 충북으로 유치하고, 충북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도에서는 투자유치단을 조직해 서울에 상주토록 할 것이다. 기존에 있던 서울사무소의 기능을 바꾸는 것인데, 투자유치단은 고객과 시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고 투자동향과 기업동향을 수집하는 등의 일을 하게 된다.”

-다른 광역지자체에서는 자기 지역으로 내려오는 기업에 세금 감면, 이전비 지원 등을 대폭 해주고 있는데 충북은 어떤가.
“우리도 이런 방안이 마련돼 있지만 기본적으로 예산이 적어 많이 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서비스를 잘 하려고 하고 있다.”
- 부지사께서는 최근 옥천에 있는 국제종합기계(주)에 가서 이전하려는 기업을 설득했는데…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기업이 재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들을 데려올 때는 간·쓸개 다 빼줄 것처럼 하고 온 뒤에는 나 몰라라 하는 풍토를 고쳐야 한다. 전북도에서 농업클러스터를 형성하면서 공장 이전 비용을 150억원 지원하겠다고 해서 국제종합기계가 흔들린 것 같은데, 충북도에서 향토기업을 홀대하면 되겠는가. 그래서 옥천군수를 불러다놓고 그 자리에서 국제종합기계에서 필요로 하는 진입로 개선과 우리 고장 농기계 팔아주기를 약속했다. 도에서 농기구 구매를 50%까지 약속하고 20% 선에서 멈춰섰다고 불만이 대단히 많았다. 옥천군도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기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LG전자 정보통신 부문 공장이 평택으로 빠져나간 것도 있는 기업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충북으로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놓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 국제종합기계(주)가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경제특별도 건설은 충북도만 뛰어서 되는 것은 아니다. 도내 시·군과 한 마음이 되어야지 도 따로, 시·군 따로 해서는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할 것 아닌가.
“그렇다. 국제종합기계가 옥천군에 서운한 점을 많이 갖고 있었다. 도의 역할이 필요한 때도 이런 경우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앞으로 시·군과 경제정책협의회를 구성하여 매월 정기적으로 경제현안을 챙길 것이다.”

-충북도의 모든 행정이 경제특별도 건설에 맞춰져 있다.
“ 물론이다. 조직개편도 여기에 맞게 이뤄지고 인사에 대해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철저하게 성과중심으로 간다는 얘기다. 충북을 세일즈해서 기업을 유치하는 사람을 우대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열심히 한 사람에게는 그에 걸맞는 인센티브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9월 2~3일, 9~10일 두 번에 걸쳐 자치연수원에서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한 직원 워크숍을 갖는다. 여기서는 차별화된 기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정비를 하게 된다. 조례나 조직정비, 공을 세운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 등에 대해 토론해서 좋은 기준을 만들 예정이다.”

참고로 도지사 직무인수위가 펴낸 백서의 ‘충북 아젠다 2010’을 보면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해 경제통상국을 경제투자통상실로 확대하고 투자유치과를 신설하며, 바이오산업추진단을 기업유치추진단으로 통폐합하는 등 투자유치 조직이 대폭 확대된다. 또 충북글로벌비즈니스지원센터가 설칟운영되고, 지역출신 CEO 및 수도권 유수기업 임원 등과 정기적으로 교류의 장을 마련하며 투자유치 업무의 효과적 지원을 위한 서울사무소 기능도 커진다.

충북의 ‘3% 경제’는 벗어날 것인가. 전국적으로 미약하기 짝이 없는 충북 경제 수준은 상향 조정될 수 있을까. 경제특별도를 외치고 있는 ‘정우택 號’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노화욱 정무부지사는 ‘BUY 충북’, 충북을 판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도민들은 차제에 지역경제가 활성화돼 말 그대로 ‘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이 되길 바라고 있다. ‘정우택 號’는 또한 이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

노 부지사 방에 걸린 ‘10대 기업인 사진’
노화욱 정무부지사 방에 가면 10명의 기업인 사진이 걸려 있다. 충북 경제를 선도하는 10대 기업인 사진이라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과거 역대 대통령이나 역대 도지사가 아닌 기업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는 것은 눈길을 끌 만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다. 직원들을 많이 거느린 기업 순이다.

이들은 우의제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직원수 4110명)부터 시작해 박상호 매그나칩반도체(2570명), 유창근 LG화학(1847명), 김정만 LS산전(1506명), 전세호 심텍(1011명), 신백식 삼화전기(918명), 김영신 한국도자기(793명), 오영환 동부일렉트로닉스(650명), 김쌍수 LG전자(595명), 차석용 LG생활건강(585명) 대표 순으로 걸려 있다.

다만 이 중에서 매그나칩반도체와 심텍, 삼화전기, 한국도자기만이 본사를 충북에 두고 있고 나머지는 서울 등지에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10대 기업이 충북지역에서 차지하는 고용창출과 투자규모는 가장 앞선다는 것.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기업들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이런 기업들이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과 “그렇게 한다고 해서 경제특별도가 되는가. 정무부지사가 이들 기업인들에게 문안인사까지 한다고 하는데 너무 과하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있다. 어쨌든 도의 이러한 모습은 기업인 우대와 기업유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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