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유채꽃 지고 메밀꽃 새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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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군 유채꽃 지고 메밀꽃 새로 핀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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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축제 사업자 공모조건 강화, 의도있나
오창 주민자치위 메밀꽃 축제 등장, 배경있나
청원군이 또다시 유채꽃 논란에 휩싸였다. 내년 유채꽃 축제를 위해 민간투자사업자를 공모하는 와중에 오창과학산업단지내 행사장 부지에 무 씨를 파종한 사실이 밝혀졌다. 느닷없이 무 씨를 뿌린 측은 오창면 주민자치위원회. 이들은 청원군의회의 유채꽃 축제 폐지론에 맞서 외롭게(?) 축제 강행론을 펼쳐왔다. 그런데 행사장 부지에 엉뚱한 무씨를 뿌렸고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청원군은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 유채꽃 축제 행사부지가 무밭으로 변했다(사진 왼쪽) 오창 주민자치위가 무씨 파종에 앞서 4만평 유휴지에 조성한 메밀꽃 단지. / 사진=육성준기자
특히 2007년 유채꽃 축제 민간투자사업자 공모 조건이 전례없이 강화됐고, 대학연구소에 용역발주한 올해 축제 평가보고서 공개를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결국 김재욱 신임군수의 2007년 유채꽃 축제 개최 입장에도 불구하고 청원군 내부에는 행사에 소극적이거나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단체장의 정책의지가 약한 탓인지, 내부 조직관리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것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청원군 유채꽃 축제는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를 둘러싼 군의회와 오효진 전 군수간 갈등의 폭발점이 됐다. 지난해 5월 오 전 군수가 시군통합 찬성으로 입장을 번복하자 군 의회는 7월에 유채꽃축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군의회 특위는 예산전용 등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당초 기대한 ‘대형 비리’는 찾아내지 못했다.

또한 군의회는 2006년 유채꽃 축제 행사예산을 전액삭감해 행사를 원천봉쇄했다. 하지만 오 전 군수는 청원군이 일부 기반시설비를 지원해 민자투자사업으로 행사를 강행했다. 다행히 올 유채꽃 축제는 행사의 규모와 성과 측면에서 과거 3번의 축제에 비해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제6회 자치행정혁신전국대회 관광축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군의회의 반대기류와 외부의 상반된 평가속에 김재욱 청원군수는 고민에 빠졌고 결국 ‘2007년까지만 축제 유지’라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청원’과 ‘청원생명쌀’이라는 브랜드를 큰 돈 들이지 않고 20여만명의 입장객에게 알린다는 것은 청원군수에게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내년 축제추진 방침이 정해지자 군은 6300만원의 유채꽃 파종비를 7월 추경예산안으로 올렸으나 새로 구성된 군의회 역시 전액삭감이라는 강경입장을 드러냈다.

청원군은 자체예산 ‘제로’ 상태에서 지난 8월말 민간사업자 공고를 냈다. 군자료에 따르면 2006년도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D기획은 14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군예산 2억8천만원이 투입돼 총 16억8천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07년 축제는 일체의 군 예산지원없이 전액 민간사업자 부담이며 계약과 동시에 2억5천만원의 현금예치 조건이 추가됐다.

또한 심사배점 총 100점 가운데 축제이행 담보능력을 20점으로 잡아 자금능력이 최우선 조건이 됐다. 반대로 행사주관 실적 배점은 5점에 불과해 그동안 2회에 걸쳐 행사를 맡아온 기존 대행사의 기득권은 배제됐다. 행사기간도 올해 23일에서 16일로 대폭 줄여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에대해 청원군 담당자는 “군의회 예산삭감으로 100%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예치와 담보능력에 비중을 둔 것이다. 기존의 어느 업체를 배제하려는 뜻은 전혀 없고 공모조건에 최대한 부합하는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공모에서 설명회 참여업체는 5개소였는데 제안서를 낸 곳은 1군데였다. 조건이 안되겠으니까, 최종 제안서를 내지 않았던 것인데, 올해 공모조건을 보면 그나마 군예산은 한푼도 없고 행사기간은 줄이고 6개월간 거액의 현금예치까지 요구하고 있다. 공모를 하자는 것인지, 축제를 하지않기 위한 구실을 만들자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유채꽃밭에 무씨 뿌린 뜻은?
오는 15일 공모마감을 앞두고 유채꽃 축제에 또다른 문제가 터졌다. 오창과학산업단지내 행사장 부지에 8월말 오창면 주민자치위원회가 무씨를 파종한 사실이 드러난 것. 특히 주민자치위 박모 위원장은 올해 유채꽃 축제에 음식점 부스를 설치하고 행사기간 뒤에는 꽃관리 명목으로 한동안 판매부스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유채꽃 축제의 덕(?)을 본 박 위원장이 느닷없이 무씨를 파종한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대해 박 위원장은 “7월달 추경에서 유채꽃 파종예산이 삭감됐다고 해서 축제가 어렵다고 판단해 주민 소득사업 차원에서 무씨를 뿌린 것이다. 주민자치위 자비로 씨를 구입한 것이고 나중에 군에서 얘기하길래 ‘축제 주관사가 확정되면 무밭은 다시 갈아 엎겠다’고 약속하고 그대로 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창 주민자치위는 지난 8월 오창단지내 유휴지 4만평에 메밀꽃을 파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화기를 맞아 오는 22일부터 메밀꽃 축제를 열고 일부 상업용 부쓰도 운영할 예정이다. 주민자치위는 군에서 자체 행사지원비로 배정한 300만원과 자체 비용을 들여 4만평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채꽃 축제에 연이은 오창단지의 메밀꽃 축제에 청원군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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