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연을 벗 삼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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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연을 벗 삼아 보세요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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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철 수 사회부 기자

수험생 여러분 수능은 잘 치르셨나요. 수능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추위가 여러분을 움추리게 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군요. 수능 시험일과 반비례 하는 것은 기온과 지역경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수능을 앞두고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식당주인에게 전화를 하니 잘 되던 장사가 수능 경기를 탄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늦은 시간이 되면 다니는 이가 줄어든다는 얘기죠.

이 말은 수능생 가족들이 하나같이 수능시험에 매진하다 보니 음주나 외식도 삼가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결과야 어떠했든, 여러분은 1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고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입니다.

그러나 대입시를 위한 수능이 인생의 수단이 될지는 몰라도 인생의 목표는 아니라는 점을 후배들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좋은 대학이 꼭 성공한 인생의 지름길로 작용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역대 대통령 중 DJ와 현 대통령인 MH는 각 목포상고와 부산상고를 졸업한 것이 학벌의 전부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DJ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사법고시에 패스한 MH는 한 때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물론 저의 이 말이 여러분의 시린 가슴을 달래 주기에 너무도 진부한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 가까운 후배들도 항시 이맘때면 선배로부터 듣는 얘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생각해 보건대 인맥과 학맥을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에 출신대학이 큰 작용을 하는 것은 사실일지라도 스스로 인생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는 항시 있기 마련입니다.

재야 운동가로 군사정권의 철퇴 속에서 외유를 밥 먹듯이 했던 DJ의 인생 성공사도 그렇고, 형제의 질시 속에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삶이 그렇습니다. 청년은 나이로 말하지 않고 ‘삶의 의지’가 얼마나 살아 있는가를 가지고 평가한다 합니다.

고단한 1년이 지났고 여러분은 책과 씨름 하느라 세상에 대한 경험은 미흡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제 자연을 벗 삼아 체험의 기회를 많이 갖기를 바랍니다. 1년을 더 준비하는 수험생도, 좋은 결과에 따라 내로라하는 대학을 들어가는 학생들도 책에서 경험할 수 없는 자연의 가르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자는 며칠 전 전남 광주에서 열리는 3회 대한민국 혁신박람회 인터넷 언론 세미나에 참석하고 돌아 왔습니다. 1박2일을 보내며 이른 아침 수려한 단풍을 자랑하는 내장산(백양사) 일원을 돌아보고 온 동료들은 수려한 단풍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올 가을 가뭄이 들어 빼어난 단풍을 볼 겨를도 없이 낙엽이 말라서 떨어지고, 김장 배추는 때 이른 첫눈에 ‘된서리’를 맞아 농부들이 울상이지만 세상은 어디든지 명암이 있는 듯합니다.

여러분도 인생의 명암을 생각하며 그동안 읽지 못한 책도 읽어 보시고 경험하지 못한 ‘산수’도 찾아 호연지기를 길러 보시길 바랍니다. 그 속에서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기까지 힘이 되어줄 에너지(활력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후배들에게 보내는 저의 가을밤 편지가 심금을 울리(가슴에 와 닿는)는 위안의 편지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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