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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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에 만나요”
  • 이기인 기자
  • 승인 2024.05.29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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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김용만 작가, 신경림 시인, 김승옥 작가, 이기인 시인)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본심은 신경림과 정현종 선생님 두 분이셨다. 이후로 신경림 선생님과의 인연은 각별하고 든든한 배후였다. 어느 해 봄에는 전화를 드려서 안부를 묻고 뵙기를 간청하였으나 선생님의 주변은 늘 팬들로 붐벼서 차례가 오지 않았다.

그때마다 “날이 따뜻해지면 보자” 하시면서 후일을 약속했다. 그 어느 해 양평에 있는 잔아문학박물관에서 신경림, 김승옥, 김용만 선생님과 만나서 햇빛을 즐기고 봄을 만끽했다. 김승옥 선생님은 필담으로 당신의 즐거움을 꼭꼭 눌러 적었다.

누군가 멋지게 사진을 찍으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릴 때, 신경림 선생님이 털썩 자리에 앉으셨다. “여기도 좋다” 격 없이 삶의 격을, 시의 격을 쌓은 시인은 지난 22일 영면에 들었다. 도종환 시인은 ‘문단의 아버지’를 잃었다고 했다.

시인의 슬픔은 시의 자양분으로 더 아름답고 숭고한 꽃을 피울 것이다. (좌로부터 김용만 작가, 신경림 시인, 김승옥 작가, 이기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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