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는 샘들을 지나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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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없는 샘들을 지나치며...
  • 김태종 시민기자
  • 승인 2007.05.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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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 생각, 즈믄두온 스물.
샘가를 화려하게 꾸몄거나,
아니면 수풀 우거진 정원으로 그럴싸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거기서 좋은 물을 뜰 수 있다는 것은
그다지 믿을 수 없는 소리입니다.

화려하게 꾸며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면
거기엔 소매치기나 도둑, 또는 거지들도 꼬이게 마련이고
수풀 우거지면 또 거기에는
물을 뜨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물것들이 성가시게 하기도 하고
떠 가려는 물에 벌레가 빠지기도 일쑤

오늘날 물도 나지 않는 곳에 샘터처럼 꾸미는데
화려하기도 하고, 수풀 우거진 정원까지 꾸며 사람을 모으는데
거기 그럴싸한 간판까지 내달아
행복이라는 이름의 샘물을 준다고 하며
사람을 모으는 갖가지 이름을 가진 이름만의 샘들을 보는데
거기 몰려든 사람들,
줄을 서기도 하고, 새치기를 하기도 하며 복잡해지는데
그걸 보며 그저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막을 길이 없어 짓는 쓴 웃음인데
그렇게 씨익 웃고는
다시 내게 주어진 오솔길로 접어들어
가던 길을 갑니다.

가다 보면 옹달샘도 만나고,
쉬어야 할 때에는 좋은 그늘도 있고
아름다운 꽃과 새들의 노래며, 벌 나비의 춤까지
갖가지 모든 삶을 넉넉하게 하는 것들이 있음을
지금까지 오는 동안도 많이 보았으니
앞으로 가는 길에도 틀림없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니
손에 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그저 든든하기만 합니다.

누구 같이 가실 분은 없으신지요?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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