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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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거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7.10.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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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옥균 교육부 기자
지난 8일 박노성 교육위원이 교육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위원직을 사퇴했다. 선거에 거론되고 있는 후보예상자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다.

박 위원은 이날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선거에 출마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박 위원은 “충북교육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위원직을 사퇴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 측은 10일 또는 11일에 교육감 예비후보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기용 교육감과 민병윤 전 교장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예상은 박 위원의 행보와 관계없이 이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예비후보등록을 하지 않을 것이란 설이 유력하다. 민 전 교장도 수 일안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언론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선거는 지역 교육을 이끌어갈 ‘감’이 되는 사람을 선출하는 선거인데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낮은 반면 대선과 맞물려 투표율은 높을 것으로 예상돼 자칫 교육감’감’을 뽑는 것이 아니라 ‘감(感)’으로 투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후보들만이라도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선거라는 것이 이기기 위한 경쟁이긴 하지만 정치판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교육적인 소신과 정책을 무기로 선의의 경쟁을 치러야 한다.
이제 겨우 한 명의 후보예상자가 예비후보등록을 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교육계를 중심으로 후보예상자들에 대한 루머와 상대후보 진영에 대한 흑색선전이 들려온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기호가 당락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지면서 후보 예상자들 간 기호를 둘러싼 신경전이 이만저만 아니다. 후보예상자들이 섣불리 후보등록을 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현재는 통합신당이 제1당이기 때문에 기호 2번을 받기 위한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통합신당의 경선 움직임을 보면 한나라당의 기호가 확정됐다고 단언할 수 없는 지경이다. 변수에 따라 한나라당이 기호 1번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교육계 인사는 “모든 후보자들이 유리한 번호를 배정받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대책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리해보면 현재 거론되는 3명의 인사가 모두 출마할 경우 1번 민병윤, 2번 박노성, 3번 이기용 순으로 기호가 배정된다. 이럴 경우 2번 박노성 위원이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게 된다. 한 관계자가 “박 위원 측에서는 내심 민 전 교장이 출마하길 바라기도 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3명 가운데 불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민 전 교장이 불출마한다면 이 교육감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순리대로 번호배정을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유리한 번호를 배정받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대책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일명 ‘바지’를 세우는 것이다. 이 교육감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2명을 준비해야 하고, 박 위원과 민 교장은 1명의 ‘바지’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항간의 소문을 바탕으로 한 추측일 뿐이다. 아무튼 교육감선거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들은 정치판과 다를 바 없다.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별게 아니다. 40년 후학을 길러온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은 져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제자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치루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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