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술자리 순례…확 깨고 확 푸는 법
'마셔라, 부어라!'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에 직장인들의 간이 혹사 당하고 있다. 알고 느긋하게 마시며 절제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직장인의 건강검진 상태를 분석한 결과 남성 6명 중 1명꼴로 간 질환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간 진단의 척도가 되는 효소인 ‘GTP’ 수치가 호르몬 작용으로 가을·겨울철에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보고는 알코올 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도와 건강을 좋게 하지만 지나치면 건강을 해치는 독(毒)이 된다. 전문의에 따르면 하루 적정 알코올 양은 30g 이내. 포도주 2∼3잔, 양주 2잔, 소주 2홉(360㎖)들이 3분의 1병, 정종은 1홉(180㎖), 맥주는 1병 정도다. 유의할 것은 간이 손상되는 데 술의 종류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남성은 하루 80g, 여성은 20g 이상 마시면 간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간이 나빠질 수 있는 것은 체중 및 체지방 비율에서 남성만 못하고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도도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20년간 술을 과도하게 마신 사람들 중 10% 안팎은 알코올 성 간질환자란 통계도 있다. 술은 체질에 따라 강한 사람도 있으나 매일 일정량을 마시는 것 역시 간에 치명적인 부담을 준다는 것이 전문의 소견이다. 알코올은 위나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돼 술을 마신 뒤 30∼90분이면 최대 혈중농도에 도달한다.
알코올 대사의 90%는 간에서 전담하기 때문에 알코올이 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직장인의 신체검사에서 알코올성 지방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간이 술에 지쳐 있다는 적신호다. 이를 무시할 경우 알코올성 간 경변으로 진행된다. 술자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흡연이다. 이는 소주 3잔을 더 마신 것과 같다는 속설이 있다. 알코올 흡수를 도와 간과 폐를 더욱 빠르게 상하게 한다.
과음은 지방간과 비만, 알코올성 치매 등의 원인이 된다. 예사랑 알코올 전문병원 이상구 원장은 “알코올은 1g당 7㎉라는 높은 열량 가지고 있다”며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고 남은 것은 모도 지방간으로 축적 된다”고 말했다. 밥 한 공기 300㎉, 돼지고기 100g 당 135㎉, 소주 한 병 500㎉, 캔 맥주 1개에 200㎉. 하루 밤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고 입가심으로 맥주 한잔을 걸치면 한 달 다이어트는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알코올은 치매의 강력한 원인이다. 국내 치매 환자 25만 명중 10%는 알코올 섭취로 인한 지속적인 뇌손상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술자리는 즐겁다. 하지만 다음날 몸살을 앓는 것은 피부도 마찬가지. 머리가 깨질듯 한 숙취와 푸석푸석한 피부는 피부 노화와 피지 량 증가로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발생시킨다. 청주 가톨릭 피부과 양태호 원장은 “술을 마신 뒤에는 반드시 세안 후 수분이 많이 함유된 로션을 충분히 발라줘 피부 건조를 막아줘야 한다”며 “소변으로 빠져 나가는 탈수 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청주 성모병원 한정호 내과 전문의는 “지방간은 3∼6주 만 술을 마시지 않으면 회복될 수 있다”며 “술을 끊는 것이 최선이지만 모임이 잦은 직장인이라면 과음하지 말고 술을 마신 뒤 2∼3일은 반드시 쉬었다 마시는 현명한 음주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간 기능이 회복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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