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접을 받고 싶은 아버지. 이 남자는 종일 힘들게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자기의 충성스러운 하인인 아내와 자녀들의 시중을 받는 그런 남자.
비판적인 아버지. 자신의 좌절감과 분노로 인해 늘 혹독한 꾸지람과 사소한 트집으로 일관하는 아버지. 부정적인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구성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
수동적인 아버지. 자신의 모든 책임과 의무, 권한까지도 포기해 버린 남자.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 세상일에 대한 관심도 견디기 힘들어 신문과 뉴스도 제대로 보지 않고 텔레비젼을 보거나 술을 마시거나 정원을 손질하는게 고작인 남자.
부재 중인 아버지. 능력도 있고 영향력도 대단한 남자. 새벽같이 출근해서 밤늦게 돌아오며 늘 일에 몰두해 있는 남자. 어쩌다 만나는 가족에게 정중하고 친절하지만 아버지로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정작 곁에 있어야 할 때 없는 사람.
많은 남자들이 이 네가지 중 하나 또는 둘에 속하지 않을까? 이제는 이 사회의 아버지들이 나서야 할때다. 아버지들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삼촌이 되어 주어야 할 때다. 지역아동센터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다. 정말로 필요한 건 남자다. 어려서는 엄마 손에, 유치원에서도 여자 선생님, 초등학교에서는 운이 좋아야 6년 동안 한 번 정도 남자 선생님... 이제 중.고등학교도 거의 여선생님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남자를 배울 기회를 박탈당했다. 남자들이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찾아야 할 때다. 사회에서도 아버지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삼촌이 되어 주어야 한다. 일주일에 한 시간 지역아동센터에 가서 아이들 숙제라도 봐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라도 나누는 남자 자원봉사자가 되어보는 일은 참 멋지고 보람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