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살 송진우, 프로야구 사상 첫 2000탈삼진 달성
상태바
44살 송진우, 프로야구 사상 첫 2000탈삼진 달성
  • 뉴시스
  • 승인 2008.06.09 0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이글스와 우리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지난 6일 대전야구장. 8회초 우리의 공격.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송지만의 방망이는 한 노장투수의 볼앞에 맥없이 돌아갔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20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마흔네살(송진우의 공식적인 나이는 42세로 나와있지만 청주 세광중 시절 전국소년체전 참가를 위해 호적을 한 살 어리게 고쳤다) 지난 1989년 데뷔 후 20시즌, 640경기, 2925.2이닝, 1만2363타자만에 성공한 전인미답의 값진 기록이었다. 2000탈삼진은 100년이 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61명만이 성공한 기록이다.

'살아있는 전설', '기록의 사나이', '영원한 회장님' 송진우의 지나온 길을 되짚어 봤다.

강속구 투수서 기교파 투수로=증평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볼을 손에 쥔 송진우(42·한화)는 청주 세광고 2학년때인 1982년 황금사자기 우승컵을 팀에 안기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다음해인 1983년 부상을 입은 채로 출전을 강행한 부작용으로 대학 3학년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송진우는 대학 4학년때 완벽히 재기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고 서울올림픽에 출전키도 했다.

1989년 당시 빙그레(현 한화)에 입단한 송진우는 단 한 번도 유니폼을 바꿔입지 않은 독수리군단의 산증인이다.

신인시절 송진우는 145을 웃도는 강속구를 자랑했다. 프로 데뷔전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그는 그해 9승10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하며 '송진우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하지만 세월앞에 장사 없다고 1996년 15승을 거둔 후 97, 98년 각각 6승에 그쳐 한때 은퇴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송진우의 정신력은 보통 사람과 달랐다. 그는 팀의 코치 권유를 뿌리치고 다시 운동화끈을 조였다. 타자를 더 분석하고 구질을 다양화한 그는 1999년 15승을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강속구 투수에서 기교파 투수로의 변신에 성공한 것이었다. 아직도 그는 해마다 국내·외 노장투수들에 대한 연구를 쉬지않는다고 한다. 대기록 수립에 1개를 남긴 지난 6일 우리와의 경기 8회초 2사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송진우를 격려했던 이상군 투수코치는 "욕심 많고 승부근성이 있어 대기록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많이 배웠으면 한다"는 개인적인 바램을 전했다.

그에게 남은 기록들=송진우는 2000탈삼진 달성에 성공함으로써 미국의 존 스몰츠, 일본의 에나쓰 유타카에 이어 전세계에서 3번째로 '200승-100세이브-20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기록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송진우는 통산 2925.2이닝을 던저 3000이닝까지 단 74.1이닝만을 남겨둬, 계산상으로 올 하반기에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또한 1만3000명 타자 상대도 앞두고 있다. 총 1만2364명의 타자를 상대한 송진우는 한 해 평균 600명의 타자를 상대하고 있어 내년에 기록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통산 1위에 올라있는 다승부문은 1승을 추가할때마다 신기록이다. 이 외에 준플레이오프(41세 7개월26일), 플레이오프(40세 8개월1일)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도 송진우가 갖고 있다.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만자니오 39세18일), 올스타전 최고령 승리투수(박철순 35세 3개월11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충분히 노려볼 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