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부시장 갈등, 정 지사와 남 시장의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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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부시장 갈등, 정 지사와 남 시장의 득실은
  • 뉴시스
  • 승인 2008.06.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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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부시장 임명을 둘러싼 정우택 충북지사와 남상우 청주시장의 갈등이 9일 남 시장이 도자원 수용의사를 밝힘에 따라 빠르게 수습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아직 청주시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청주부시장임명 동의안에 대한 승인여부와, 승인이 안될 경우 도자원 가운데 누가 청주부시장에 임명되느냐 등의 절차상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일단은 2개월에 걸친 청주부시장 인선을 둘러싼 정 지사와 남 시장의 신경전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지난 2개월에 걸친 신경전을 통해 정 지사와 남 시장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인사문제라는 계량화할 수 없는 사안을 놓고 득실을 따지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지만 과거 관선시대 상하관계였던 도지사와 시장의 관계가 아닌 민선시대의 도지사와 시장이라는 관계에서 빚어진 이번 사태는 공직사회에 적잖은 파문을 남겼다.

남 시장은 청주부시장으로 예산부처 고위공무원을 영입하겠다는 것은 오로지 청주시와 충북도의 발전만을 위한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도에서는 이런 남 시장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사의 근간을 파괴하는 있을 수 없는 발상이자 되지도 않을 일을 갖고 도지사를 흔들어댄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남 시장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자신의 친정식구들과 마찬가지인 대다수 도청공무원들로부터 비난의 뭇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남 시장 나름대로 얻은 것도 있다.

과거 관선시대에는 있을 수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 도에 대한 항명(?)을 강행함으로써 달라진 민선단체장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그동안 도청에 심리적으로 눌려있었던 시청 공무원들에게 심리적인 쾌감을 안겨주었다.

또 하나 시민단체로부터도 부단체장 임명권은 청주시장에게 존중돼야 한다는 암묵적인 지지를 얻은 것도 성과라면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 지사는 이번 사태로 어떤 성과를 얻었을까.

남 시장이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영입이 여의치 않다면 도자원을 받겠다고 밝힘에 따라 상급기관인 도의 체면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만일 남 시장의 요구대로 될 경우 도로서는 권위와 위상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격한 말을 사용하면서까지 남 시장을 압박해 도의 인사체계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수장으로서 위기관리능력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남 시장을 빗대 '하극상이다' '항명이다' '건방지다'라고 표현한 것은 도지사로서는 격에 맞지 않는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고, 어찌됐든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도로서는 적잖은 상처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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